8년 170억 한화와 대박 계약 …"류현진도 오승환처럼 오래 뛸 수 있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 11년 간의 미국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마치고 KBO리그에 복귀했다. 친정팀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2024시즌부터 한국 팬들 앞에서 뛰게 됐다.
한화는 22일 류현진과 계약 기간 8년, 총액 170억 원의 조건에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양의지가 2023시즌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와 계약한 4+2년 최대 152억원의 최고 총액을 1년 만에 경신했다.
계약 조건에는 옵트아웃이 포함되어 있다. 다만 세부 옵트아웃 내용은 선수와 구단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로 결정됐다. 현재 적용 중인 샐러리캡(연봉총상한제)과 류현진이 행사할 수 있는 KBO리그 FA로서의 권리를 두루 고려해 4년이 아닌 8년 계약 기간과 총액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이번 계약에 따라 류현진은 만 37세로 올 시즌을 시작해 만 44세가 되는 오는 2031년까지 한화이글스 선수로 커리어를 이어가게 됐다.
만약 류현진이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게 되면 한화 이글스 송진우가 기록한 최고령 경기 출장 기록인 43세 7개월 7일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의 새로운 기록을 갖게 된다.
류현진은 "나를 믿고 좋은 대우를 해 주신 만큼 다시 한화 이글스의 일원으로 활약해 새로운 기록과 역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특히 항상 응원과 기대를 해주신 팬 여러분들께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팀에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화는 류현진이 충분히 2031 시즌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82년생인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내년까지 FA 계약을 맺어 만 43세까지 뛰는 점을 들어 류현진도 오승환의 길을 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손혁 단장은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류현진이 충분히 8년 동안 한화에서 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오승환 선수도 내년 FA 계약이 끝나면 류현진 선수의 이번 계약 마지막 해와 비슷한 나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구단이 보도자료에서도 밝혔지만 류현진이 2031년까지 뛴다면 한화의 레전드 송진우 선배의 최고령 등판 기록도 넘는다"며 "류현진이 지금도 한국 야구에서 상징적인 인물이지만 (기록으로도) 영원히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화 이글스는 박찬혁 대표이사를 필두로 손혁 단장, 손차훈 전력강화 코디네이터, 최홍성 전략팀장 등 프런트의 전사적인 협업이 빛을 발하면서 이번 계약이 성사될 수 있었다.
특히 손혁 단장은 지난해부터 선수와 지속적인 만남을 가지며 류현진의 국내 복귀를 설득해왔다. 1월 중순부터는 박찬혁 대표이사가 본격 협상 모드로 전환할 시점이라 판단을 내리고 류현진 복귀 프로젝트를 가동해 구체적인 협상을 주도했다.
이처럼 한화 이글스는 류현진의 미국 현지 계약 상황을 지켜보며 물 밑에서 기민하게 움직였다. 복귀 여부는 전적으로 류현진의 결정에 달려 있었지만, 상황만 가능하다면 언제라도 류현진을 영입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왔다.
이 같은 구단의 노력에 류현진 역시 감사의 뜻을 밝혔다. 류현진은 "저를 믿고 인정해 주신 구단주, 한화그룹 임직원 여러분, 한화 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를 비롯한 구단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미국 내 FA 계약 시장이 전반적으로 미뤄지는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리그 복귀 소식을 조금 늦게 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한화로의 복귀 시기를 두고 결국 제가 기량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될 때, 조금이라도 빨리 합류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지금은 다시 돌아오게 돼 진심으로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류현진은 오는 23일 인천국제공항(KE755편, 오전 8시 5분 출발)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로 합류할 예정이다.
류현진은 2006년 인천 동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화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30경기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으로 '괴물' 같은 활약을 펼쳤다.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 3개의 타이틀을 따냈고 정규시즌 MVP와 신인왕을 차지하는 전무후무한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한화는 류현진의 활약을 앞세워 2006 시즌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화는 2006년 이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류현진에게 '2년차 징크스'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었다. 30경기 211이닝 17승 7패 평균자책점 2.94 178 탈삼진으로 리그를 지배했다. 2008 시즌 다소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26경기 165⅔이닝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1로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의 면모를 유지했다.
2009 시즌 한화가 최하위로 추락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28경기 189⅓이닝 13승 12패 평균자책점 3.57 188탈삼진으로 커리어 세 번째 탈삼진왕 타이틀을 획득했다.
2010 시즌은 다시 리그를 지배했다. 류현진은 25경기 192⅔이닝 16승 4패 187탈삼진으로 다시 '괴물'이 됐다. 한화는 역대 최악의 전력 속에 2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지만 류현진은 평균자책점, 탈삼진 2관왕과 투수 부문 골든들러브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2011 시즌은 부상 여파로 주춤했다. 24경기 126이닝 11승 7패 평균자책점 3.36을 기록했다. 이 성적조차 평범한 투수였다면 커리어 하이급이었지만 류현진이었기에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류현진은 2012 시즌 화려하게 부활했다. 27경기 182⅔이닝 9승 9패 평균자책점 2.66 210탈삼진으로 날아올랐다. 한화 전력이 약했던 탓에 많은 승수를 쌓지 못했을뿐 주요 투구 지표에서 리그 최정상급이었다. 커리어 네 번째 탈삼진왕 타이틀도 손에 넣었다.
류현진은 2012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했다. 많은 이적료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상도 있었지만 '코리안 몬스터'를 향한 빅리그의 관심은 뜨거웠다. LA 다저스가 무려 2573만 7737달러(약 331억 3733만 원)라는 포스팅 금액을 입찰해 류현진의 단독 협상권을 따냈다.
2018년 KBO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포스팅 시스템 협상 방식을 개전하기 전까지는 포스팅 대상 선수의 이적료를 가장 높게 입찰한 구단이 단독 협상권을 가지는 방식이었다.
류현진은 다저스와 계약기간 6년, 총액 3600만 달러(약 463억 5000만 원)에 계약을 맺고 빅리거가 됐다. 결과적으로 LA 다저스의 투자는 대박을 낳았다.
류현진은 2013 시즌 30경기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데뷔 첫해부터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빅리그 2년차였던 2014 시즌에도 26경기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로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투수의 면모를 뽐냈다.
2015 시즌을 앞두고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수술과 재활 속에 2016 시즌 1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2017 시즌 부활했다. 25경기 5승 9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7로 성공적으로 재기했다.
2018 시즌 15경기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로 '괴물'의 위용을 되찾은 뒤 2019 시즌 29경기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 내셔널리그 올스타 선정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류현진은 2019 시즌 종료 후 커리어 첫 FA 권리를 행사, 시장에 평가를 받았다. 1선발급 에이스가 필요했던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러브콜을 보냈다. 류현진은 4년 총액 8000만 달러(약 1085억 원)의 FA 대박을 터뜨리고 LA에서 토론토로 둥지를 옮겼다.
류현진은 토론토 유니폼을 입은 첫 해였던 2020 시즌 12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에이스의 자격을 입증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 메이저리그 정규리그가 단축 시즌으로 치러지기는 했지만 류현진은 1선발 역할을 완벽히 해줬다.
하지만 류현진은 2021 시즌 31경기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로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2022 시즌을 의욕적으로 준비했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빅리그 커리어 최대 위기를 맞았다.
류현진은 지루하고 힘든 재활 과정을 이겨냈다. 지난해 몸 상태를 회복해 메이저리그 마운드로 돌아왔다. 11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의 준수한 기록을 찍었다.
류현진은 1987년생으로 올해 만 37세가 되는 많은 나이와 부상 경력이 걸림돌이기는 하지만 선발투수진 보강을 원하는 메이저리그 구단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카드로 꼽혔다. 무난히 빅리그 잔류가 예상됐다.
류현진은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한국시리즈 5차전을 찾은 자리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류현진은 "일단 (구단들의 제안을) 들어봐야 한다. 윈터미팅이 끝난 12월 중순쯤 뭔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일단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본인의 생각을 묻는 질문에 "아직 잘 모르겠다"고 웃었다.
메이저리그 단장 출신 칼럼니스트 짐 보우덴은 지난겨울 류현진을 이번 스토브리그 FA 선수 중 전체 35위로 평가했다. 다년 계약보다 계약기간 1년, 800만 달러(약 108억 원)의 몸값으로 빅리그에 잔류할 것으로 예상했다.
MLB닷컴은 "류현진이 강한 공에 의존할 필요가 없는 (피칭 스타일을 가진) 점을 고려한다면 그가 만 37세가 되는 2024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스프링 트레이닝이 시작된 이후에도 소속팀을 구하지 못했다. 스토브리그 초반 뉴욕 메츠와 강력하게 연결되기도 했지만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선발진 보강이 필요한 마이애미 말린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도 미국 현지 언론들을 통해 계약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었다. 토론토 잔류 시나리오도 제기됐지만 결과적으로 계약은 없었다.
류현진이 개인 훈련으로 성실하게 몸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소속팀 없이 홀로 훈련을 이어가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 가운데 류현진의 친정팀 한화 이글스가 류현진에게 구애를 보냈다.
손혁 한화 단장은 2월초 류현진 측과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손혁 단장은 "전부터 현진이와 친해 얘기는 많이 나누고 있었는데, 최근 좋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만약 현진이가 복귀할 경우 당연히 최고에 가까운 금액은 생각하고 있었고, 오퍼를 넣었고 기다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류현진의 마음은 KBO리그 복귀로 조금 더 기울어진 상태였다. 복수의 메이저리그 구단이 영입 제의를 했지만, 류현진의 마음을 흔들 정도는 아니었다. 결국 류현진은 한화 복귀를 택했다. 애초 메이저리그 100승 달성을 열망했던 류현진은 '22승'을 남겨놓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류현진이 한화로 복귀하면서 한화는 단숨에 2024 시즌 KBO리그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특히 마운드의 경우 외국인 투수 3명을 기용하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한화는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대전 왕자' 문동주와 류현진으로 10개 구단 최강의 토종 원투펀치로 시즌 운영이 가능하다. 타선 역시 올 시즌을 앞두고 FA로 영입한 베테랑 2루수 안치홍의 존재로 공수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상태다. KBO리그 전체 흥행에도 엄청난 호재다.
최원호 감독은 "올해 우리 팀이 포스트시즌을 목표로 준비를 했는데, 류현진 선수가 오면서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선수단, 프런트, 그리고 한화 팬분들까지 정말 가을야구를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올라간 상태로 시즌을 출발하게 됐다. 그런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바람이 조금 더 현실화 될 확률이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최 감독은 이와 함께 "(류현진이) 메이저리거이지 않나. 특급 용병이 온 것과 같다. 페넌트레이스는 선발진이 안정화가 되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시즌 운영이 조금 더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외국인 선수 세팅이 끝났는데, 페디가 또 온다는 것 아닌가"라며 껄껄 웃었다. 지난 시즌 NC 다이노스에서 뛴 '특급 외인' 에릭 페디는 30경기 180⅓이닝을 소화, 20승(6패),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 등의 대기록을 작성한 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계약, 빅리그로 돌아갔다.
KBO리그에서 7시즌, 빅리그에서 10시즌을 소화한 류현진은 올해로 만 37세가 된다. 투수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 2022년 6월에는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의 여전한 기량을 확신했다.
최 감독은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아는 선수다. 구속이나 구위가 조금 떨어진다 하더라도 예전 구대성, 송진우, 정민철 같이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워낙 뛰어난 선수라 아프지만 않는다면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지난 1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류현진과 장민재, 이민우, 김기중, 남지민 등 개인 훈련을 함께한 이태양은 "현진이 형도 속내를 잘 드러내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래서 야구를 잘하나 보다"라고 웃으며 "(한화에 오라고) 장난은 많이 쳤는데, 그래도 현진이 형이 어떤 선택을 하든 응원하는 입장이다. 좋은 선택할 것 같다"라고 얘기했는데,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됐다.
'류현진 캠프'에 함께하자고 장민재의 연락을 받았던 김기중은 류현진에게 사인을 받았던 꼬마팬이기도 했다. 그는 "집에서 뛰어 다녔다"고 웃으면서 "내가 어렸을 때 처음 사인을 받았던 프로야구 선수가 류현진 선수였다. 정확히 기억 나진 않지만 현진 선배님이 한창 잘하셨을 때였다. 그때 사인 줄이 엄청 길었는데, 내가 딱 마지막으로 받았던 기억이 난다. 운이 좋았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 당시 김기중에게 만약 류현진이 한화로 복귀해 같이 뛰게 된다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는 "더 영광일 것 같다.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지 않나. 진짜 오시면 더 많이 물어보고 그럴 것 같다"고 기대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적생' 포수 이재원과도 류현진은 같은 인천 출신에 1987년생 동갑내기라는 인연이 있다. 같은 학교를 다닌 적은 없지만, 2005년 청소년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이재원은 2006년 1차 지명으로 고향팀 SK 와이번스의 유니폼을 입었고, 류현진이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이재원은 "현진이가 우리 팀에 오는 것 자체가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기 때문에 일단 오면 되게 좋을 것 같다. 기다리고 있다. 당연히 포수한테도 도움이 될 거고, 또 뒤에 이제 서 있는 8명의 야수들한테도 큰 정말 힘이 될 거다. 분명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제 둘은 한화 유니폼을 입고 배터리를 이루게 됐다.
한화 선수들뿐 아니라 류현진과 마주하게 될 상대팀 선수들도 기대가 높아지는 건 마찬가지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 16시즌을 뛰고 온 추신수는 류현진의 한국 컴백을 크게 반겼다.
추신수는 지난 21일 구단을 통해 "현진이의 한국 복귀 결심을 환영한다. 먼저 MLB에서 오랜 시간 활약한 점에 대해 고생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다. 타지에서 생활하며 다른 문화권에서 활동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보여주며 활약한 현진이가 대단하다"고 격려했다.
류현진이 다시 한국 마운드에 서게 되면서, 한국에서의 전 메이저리거 류현진과 추신수의 투타 맞대결도 이미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추신수 역시 "나 또한 현진이와의 경기가 기대된다. 훌륭한 실력과 수준 높은 리그의 야구를 경험한 점을 생각하면, KBO의 흥행으로 이어지고 수준 또한 올라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올 시즌 SSG 주장을 맡기도 하며 후배들을 이끌고 있는 추신수는 류현진 역시 행동 하나하나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비단 한화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 야구 전체를 봤다. 추신수는 "현진이는 함께 야구하는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기에, 미국에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을 한국에 있는 후배들에게 많이 알려줬으면 좋겠다"며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 함께 힘써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물론 '괴물'의 존재는 상대팀에게는 그저 반갑기만 한 소식은 아니다. 호주 캔버라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이범호 KIA 신임 감독은 류현진에 대한 질문에 "류현진이라는 대투수가 KBO리그로 돌아온다는 것 자체가 한국 야구에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류현진이 복귀했을 때 타자들을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는 시즌이 될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류현진이 우리 KIA와의 경기에만 많이 등판하지 않는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웃은 뒤 "좋은 선수가 오는 만큼 KBO리그 선수들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걸 환영하지만 될 수 있으면 우리랑 경기 때는 (등판을) 피해서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범호 감독은 류현진이 프로 무대에 데뷔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한화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류현진이 한화에 입단할 당시 이범호 감독은 이미 KBO리그 최고의 거포 3루수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한화는 이범호 감독과 류현진의 활약을 앞세워 2006 시즌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이범호 감독은 2006 시즌 126경기에서 20홈런 73타점 OPS 0.826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이범호 감독과 류현진은 2007 시즌에도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한화가 2008 시즌 정규리그 5위로 가을야구가 무산되고 2009 시즌 최하위로 추락하는 아픔을 겪는 가운데 이범호 감독과 류현진은 변함 없이 각자 위치에서 리그 최정상급 선수의 면모를 유지했다.
이범호 감독이 2009 시즌을 마친 뒤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하면서 류현진과 동행에는 마침표가 찍혔다. 이범호 감독은 2011 시즌 KBO리그로 복귀했지만 한화가 아닌 KIA와 계약을 맺었고 2017년 통합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7년이 흐른 현재는 KIA의 수장으로 사령탑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2011~2012년 류현진을 동료가 아닌 '적'으로 상대했던 경험도 있다. 성적은 7타수 1안타 2볼넷 4삼진으로 류현진의 완승이었다.
한화는 오는 3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와 개막 2연전을 치른다. 개막전이라는 상징성에 류현진 영입 효과를 등에 업은 인기 구단 한화가 원정석을 차지한다면 LG와 한화의 개막 2연전은 모두 매진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의 홈 개막전도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오는 3월 29일 KT 위즈와 안방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홈 개막 3연전을 치른다. 류현진의 KBO리그 복귀 등판 장소가 어디가 될 것인지도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류현진의 KBO리그 마지막 등판은 2012년 10월 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였다. 류현진은 이 게임에서 129구를 던지며 10이닝 4피안타 1피홈런 12탈삼진 호투에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1987년생 동갑내기 친구 강정호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 하나가 류현진의 발목을 잡았다.
◆류현진 2013~2023년 연도별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성적
-2013년: 30경기 192이닝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
-2014년: 26경기 152이닝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
-2016년: 1경기 4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11.57
-2017년: 25경기 126⅔이닝 5승 9패 평균자책점 3.77
-2018년: 15경기 82⅓이닝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
-2019년: 29경기 182⅔이닝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
-2020년: 12경기 67이닝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
-2021년: 31경기 169이닝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
-2022년: 6경기 27이닝 2승 평균자책점 5.67
-2023년: 11경기 52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
사진=한화 이글스, 엑스포츠뉴스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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