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에 밀린 탕후루? 겨울보다 여름에 폐업 더 많아[뉴스설참]

박현주 2024. 2. 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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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탕후루 열풍? 폐업? 팩트체크
작년 디저트 전문점 중 매출액 증가율 1위
신규개업 대비 폐업 4.8% 불과
겨울엔 인기 감소? 절반 이상 여름·가을 폐업

편집자주 - '설참'. 자세한 내용은 설명을 참고해달라는 의미를 가진 신조어다. [뉴스설참]에서는 뉴스 속 팩트 체크가 필요한 부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콕 짚어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국민 간식'으로 떠오른 탕후루. 딸기, 포도 등 과일 꼬치에 설탕물을 묻혀 굳힌 중국 디저트다. 10~20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탕후루 전문점은 1년 새 14배 늘었다. 현금을 제외한 카드 매출만 17% 급증했다. 동시에 폐업하는 탕후루 매장 수도 급증 중이다. 탕후루의 두 얼굴, 뭐가 맞을까.

지난해 4월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3 서울디저트페어' 한 부스에서 판매용 탕후루를 진열하고 있다.

◆ 줄줄이 폐업? '거짓'…신규 개업 수도 고려해야

탕후루 열풍은 카드 매출액 증가에서 확인할 수 있다. KB국민카드가 신용·체크카드 매출액과 신규가맹점 비중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디저트 전문점 중 매출액 증가율 1위는 탕후루였다. 탕후루의 카드 매출은 전년 대비 1678% 급증했고, 새로 문을 연 점포도 1339% 늘었다. 연령별 매출액 비중은 10대 9%, 20대 37%로 10~20대가 절반을 차지했다.

그런데 동시에 폐업 수도 치솟고 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인허가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휴게음식점으로 분류된 탕후루 매장 54곳이 문을 닫았다. 2019년 4건, 2020년 9건, 2021년 1건, 2022년 6건 등 폐업 매장 수가 한 자릿수였다가 지난해 갑자기 9배 가량 늘었다. 이를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던 업계에 겨울이 찾아왔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해석은 폐업 수가 급증한 겉면만 본 것으로 탕후루의 인기로 새로 개업한 매장 수 자체가 많아진 점이 고려되지 않았다. 지난해 탕후루 매장 신규 인허가 수 대비 폐업 비율을 따지면 4.8%에 불과하다. 전년도인 2022년(10.3%)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붕어빵 등 겨울철 간식 인기에 탕후루가 밀리면서 폐업 매장이 늘었다는 소문 역시 사실이 아니다. 폐업 신고한 매장 54곳 가운데 여름~초가을(6~9월) 폐업이 32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기온이 낮은 지난해 11월~이달 21일 폐업한 매장은 5곳에 불과했다. 전년도 겨울철(2022년 11월~2023년 2월) 탕후루 매장 폐업 건수도 0건이다.

◆ 탕후루만 '당뇨 주범?'→'거짓'…전반적인 당 관리 필요

탕후루는 지난해 국정감사에도 주요 이슈로 등장했다. 탕후루 프랜차이즈 대표가 당 과소비 문제와 관련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된 것. 당분이 많은 과일에 설탕물을 입혀 만든 간식이다 보니 꼬치당 평균 10~25g의 당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아동·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자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지목받았다. 하루 세끼 식사와 함께 탕후루 1~2꼬치만 섭취해도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일일 설탕 섭취 권고량(50g)을 훌쩍 넘을 우려가 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하지만 디저트 가운데 탕후루만이 당뇨 주범은 아니다. 도넛, 마카롱 등도 비슷한 당류를 함유하고 있다. 도넛 브랜드 던킨이 판매하는 제품 '스트로베리필드'는 1개당 당류 10g을 포함한다. 카카오하니딥 13g, 베리베리 츄이스티 9g, 카푸치노 츄이스티 9g 등 다른 도넛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또 다른 브랜드 크리스피크림도넛의 오리지널 글레이즈드와 로투스 비스코프 도넛에도 각각 12g, 14g의 당류가 함유돼 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유행해 스테디셀러 간식으로 자리 잡은 마카롱 역시 비슷하다. 제조 방법, 사용 재료에 따라 설탕의 양은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으로 8~10g 정도의 당류를 함유한다. SPC 파리바게뜨의 블루베리 마카롱은 10g, 초코마카롱은 8g의 당류가 들어 있고, 뚜레쥬르의 블루베리 마카롱과 초코 마카롱에도 각각 9g, 6g의 당류가 포함돼있다.

식후 달달한 음료 한 잔도 유의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이 2022년 커피·음료 프랜차이즈 29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한 잔당 평균 당류 함량은 37g였다. 탕후루 세 꼬치를 먹은 것과 비슷하다. 특히 스무디·에이드류 1잔에 담긴 평균 당류는 65g로, 음료 1잔만 마셔도 일일 설탕 섭취 권고량을 훌쩍 뛰어넘는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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