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용진 꼴찌' 근거 여론조사도 '이재명 성남시' 용역업체 담당

정용환 2024. 2. 2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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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의원 등 비명계 다수를 페널티 대상으로 분류한 더불어민주당 의원 평가가 공정성 시비에 휩싸인 가운데, 과거 성남시 용역을 수행한 업체가 박 의원 지역 평가를 담당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날 박 의원은 현역 의원 하위 10%에 속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오늘의 이 과하지욕을 견디고 반드시 살아남겠다”고 밝혔다. 뉴스1

전날 자신의 ‘하위 10%’ 통보 사실을 공개한 박용진 의원은 21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 상황을 보고 민주당의 공천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재심을 청구한 그는 “모든 패널티를 다 받아들이고도 경선을 해서 가겠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박 의원의 ‘하위 10%’ 결정에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다. 그는 ‘제22회 백봉신사상(2020년 12월)’, ‘제3회 대한민국 국회 의정대상(2023년 5월)’을 수상했고,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특위 간사를 맡아 낙마시키는 데 역할 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의원 평가 자료 제출 기한인 지난해 9월 30일까지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총 80건이었다. 이 중 15개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같은 기간 6개 법안을 대표 발의해 한 건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전날 CBS라디오서 “박용진 하면 민주당 의원 중에서 상위 5%”라며 “입법 성과도 없고 출석도 엉망이었고 맨날 단식하고 법정 가는 이재명 대표가 꼴찌고 하위 1%”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하위 10% 평가를 받은 건 현역 의원 평가에 최대 배점(130점)이 부여된 여론조사 항목(지역활동평가)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중앙일보 취재 결과 이 조사를 수행한 건 최근 ‘현역 배제 여론조사’로 논란을 일으킨 리서치디앤에이였다.

더불어민주당 21대 국회의원 평가(선출직공직자평가) 시행세칙. 총점 1000점 가운데 의정활동 수행평가(70점)ㆍ기여활동 수행평가(50점) 등 정성평가와 여론조사 항목인 지역활동 수행평가(130점)가 변별력을 가르는 항목으로 꼽힌다.

이달 초 민주당 총선 경선 ARS 투표 시행 업체로도 추가 선정된 리서치디앤에이는 11년 전인 2013년엔 '성남시 시민만족도 조사' 용역을 수행했다. 당시는 성남시장을 지내던 이재명 대표가 재선을 앞둔 시점이었다. 한 당 관계자는 “지난해 현역 의원 평가 당시 4개 업체가 지역구를 쪼개 여론조사를 맡았는데, 박 의원 지역구(서울 강북을)를 리서치디앤에이가 담당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리서치디앤에이는 이 대표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한국인텔리서치(리서치디앤에이의 옛 이름)가 2013년도에 한 번 성남시를 조사했다는 이유로 평가위 업무 수행을 이재명 성남시 업체들이 주도했다고 주장한 보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여론조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홍영표 의원은 비공개회의에서 “정체불명의 여론조사라든지 도저히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하위 20%에 대해 정확하게 진상을 파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홍익표 원내대표는 “당에서 진행한 여론조사는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밝히고, 문제 있는 여론조사 기관은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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