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봄' 가까워진 정관장, 길고 긴 암흑기 뒤로 하고 포스트시즌 보인다

김지수 기자 2024. 2. 22.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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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여자 프로배구 정관장이 3연승을 내달리고 봄배구를 향한 청신호를 켰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흘렸던 아픔의 눈물을 씻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관장은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GS칼텍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1 25-23 25-23)으로 완승을 거뒀다.

정관장은 이날 승리로 연승 숫자를 '3'으로 늘렸다. 시즌 16승 14패, 승점 50점으로 4위 GS칼텍스(16승 14패, 승점 45)와의 격차를 벌렸다. 안정적으로 3위를 수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기분 좋게 5라운드를 마쳤다.

정관장은 주포 메가가 팀 내 최다 21득점을 책임지면서 제 몫을 해냈다. 지아도 15득점으로 힘을 보탰고 캡틴 이소영도 9득점으로 좋은 경기력을 뽐냈다. 정호영 7득점, 박은진 6득점 등 미들 블로커들까지 공격에 무게를 더해주면서 쉽게 게임을 풀어갔다.

정관장은 1세트 기선 제압에 성공한 뒤 2세트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18-14로 앞서가던 가운데 GS칼텍스가 실바를 앞세워 동점을 만들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지아의 퀵오픈 성공에 이어 메가가 완벽한 블로킹으로 문지윤의 오픈 공격을 저지하면서 다시 리드를 잡았다. 

기세가 오른 정관장은 2세트 24-23에서 메가의 백어택 성공으로 세트 스코어 2-0의 우위를 점했다. 게임 흐름이 정관장 쪽으로 급격하게 쏠리기 시작했다.

정관장은 3세트 승부처에서도 집중력에서 GS칼텍스를 앞섰다. 22-22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메가와 지아의 공격 성공으로 매치 포인트를 선점했다. 24-23에서 메가가 또 한 번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승부에 마침표가 찍혔다.

정관장은 6라운드에서도 3위를 수성한다면 길고 길었던 암흑기를 끊을 수 있다. 2016-2017 시즌 이후 매년 '배구' 없는 봄을 보냈던 쓸쓸함을 털어낼 수 있는 기회다.

정관장은 2017-2018 시즌 5위, 2018-2019 시즌 6위, 2019-2020 시즌 4위(코로나19로 정규리그 조기 종료), 2020-2021 시즌 5위 2021-2022 시즌 4위(코로나19로 정규리그 조기 종료), 2022-2023 시즌 4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2022-2023 시즌은 승점 단 1점이 모자랐다. 정관장은 최종 19승 17패, 승점 56점으로 3위 한국도로공사(20승 16패, 승점 60)에 이어 정규리그를 4위로  마쳤다. V리그 규정상 3위팀과 4위팀의 승점 차가 3점 이하일 경우 3위팀 홈 구장에서 단판 승부의 준플레이오프가 개최되지만 승점 1점 차이로 고개를 숙였다.

정관장은 아픔을 딛고 올 시즌에는 자력으로 봄배구를 겨냥하고 있다. 1위 흥국생명(24승 6패, 승점 67), 2위 현대건설(22승 7패, 승점 67)과 격차가 크기 때문에 3위 수성에 초점을 맞추고 6라운드를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GS칼텍스는 4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봄배구 경쟁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관장과 승점 차가 벌어지며 포스트시즌 막차 탑승 경쟁이 더욱 험난해졌다. 6라운드에서 정관장을 따라붙는 게 관건이다. 5위 IBK기업은행(14승 15패, 승점 43)의 추격도 신경 써야 한다.

GS칼텍스는 2020-2021 시즌 V리그 여자부 최초로 컵대회, 정규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모두 우승하는 '트레블'을 이룩했지만 지난 시즌 5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이 최근 팔꿈치 수술 후 복귀해 벤치를 지켰지만 승점을 얻지 못하고 완패로 아쉬움을 삼켰다. 6라운드까지 빠르게 전열을 가다듬는 게 중요해졌다. 

남자부에서는 한국전력이 OK금융그룹을 세트 스코어 3-0(25-21 30-28 25-18)으로 완파했다. 시즌 16승 14패, 승점 47점으로 OK금융그룹(16승 14패, 승점 47)과 동률을 이뤘지만 세트 득실률에서 앞서며 5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한국전력은 임성진이 팀 내 최다 18득점을 책임졌다. 외국인 선수 타이스도 17득점으로 임성진과 함께 팀 공격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줬다. 베테랑 서재덕과 신영석도 나란히 13득점을 보태면서 주축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는 이상적인 게임 운영이 이뤄졌다.

한국전력은 2021-2022 시즌과 2022-2023 시즌 정규리그를 4위로 마친 뒤 2년 연속 우리카드를 준플레이오프에서 제압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올해는 팀 역사상 최초로 3년 연속 봄배구 역사에 도전한다.

반면 OK금융그룹은 레오가 16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한 사람에게만 의존하는 공격 전개는 한계가 뚜렷했다. 신장호가 12득점으로 국내 선수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지만 화력 싸움에서 한국전력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다.

OK금융그룹은 2020-2021 시즌 정규리그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이후 2021-2022 시즌, 2022-2023 시즌 연이어 5위에 머무르며 봄배구 진출이 좌절됐다. 올 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은 오기노 마사지 감독의 지휘 아래 포스트시즌을 향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현재 5위 삼성화재(17승 13패), 6위 현대캐피탈(13승 17패, 승점 41)과 격차도 크지 않아 6라운드 마지막까지 포스트시즌 최종 대진표가 완성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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