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폈던 빅텐트 찢겼다…이준석, 멘토 김종인에 구난 신호
새로운미래와 결별한 개혁신당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구난 신호를 보내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아 개혁신당에 합류한 뒤 총선 전반을 이끄는 역할을 맡는 게 유력한 돌파구로 거론되고 있어서다.
전격 통합 11일 만에 새로운미래와 결별한 개혁신당은 21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번 주 내에 공관위를 구성키로 결정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 뒤 기자들과 만나 “최종적으로 접촉 중인 인사를 모시는 방향으로 판단했고, 다음 회의에서 공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이 대표는 “새로운미래가 개혁신당에서 이탈하기 전 총의를 모아 김 전 위원장을 모시자는 얘기가 있었던 것은 맞다”며 “다만 지금 단계에서는 어떤 총의를 모았는지 먼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에선 김 전 위원장 영입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되, 본인이 끝까지 고사하면 후순위 인사에게 공관위를 맡기는 방안이 거론된다. 개혁신당 지도부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과 논의가 오간 것은 맞으나 결정된 것이 없어 조심스럽다”며 “빠른 시일 내 당을 정비해야 한다는 것과 별개로 그분(김 전 위원장)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의 정치적 ‘멘토’로 불린다. 2011년 12월 출범한 한나라당 비대위에서 함께 활동한 뒤부터 이 대표는 정치적 고비마다 김 전 위원장을 찾아 의견을 구했다. 그런 김 전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임명설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 중심의 새로운미래와 결별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 전 총리 측이 “공천 전권을 이 대표와 그 측근들이 독점하려는 것 아니냐”며 의심했기 때문이다.
급하게 폈던 ‘제3지대 빅텐트’가 무너지며 위기를 맞은 개혁신당은 김 전 위원장 영입에 적극적이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김 전 위원장은 정책, 선거 방향, 인적 쇄신 등 여러 방면에서 탁월한 능력과 카리스마를 보여주신 분”이라며 “새로운미래와의 통합 결렬로 맥이 빠져 있는데 김 전 위원장이 오셔서 도와주시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도 “김 전 위원장은 통합 내홍으로 빛바랜 당의 선명성과 참신성을 드러낼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류호정 전 의원과 배복주 전 부대표 등 정의당 출신 페미니즘 성향 인사의 합류에 반발해 탈당했던 2030세대 남성 중심의 이준석 대표 지지층은 새로운미래와의 연대가 깨진 이후 개혁신당으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지난 19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개혁신당이 지급받은 6억6000만원 보조금을 거론하며 “(개혁신당이) 정말 이혼하듯 갈라선다면 보조금 사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꼬집자 행동에도 나섰다. 개혁신당 게시판에 자발적으로 후원 인증 사진을 올리고 있다.
개혁신당은 국고에서 받은 보조금을 일단 동결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최대한 빠르게 반환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만약 입법 미비 사항이라 이런 일이 장기화한다면 22대 국회 첫 입법과제로 입법 미비점이 해소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한 위원장에게 역공을 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이 지난 총선 당시 수령한 61억원을 거론한 뒤 “이번에도 위성정당으로 국고에서 빼갈 수십억원의 보조금, 쓸 것인지 반환할 것인지 입장을 밝히라”며 “‘보조금 사기’라는 그 일갈을 스스로에게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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