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찾아와 사과한 이강인의 뉘우침에 손흥민이 보인 반응.txt

그릇 사이즈 레전드.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이 끝나고 한국 축구계는 쑥대밭이 됐습니다. 줄곧 논란을 몰고 다녔던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의 거취 문제부터 그를 선임한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어요. 그 와중에 영국 매체 더 선이 아시안컵 기간 대표팀 내부에 불화가 있었다는 보도를 내놓으며 사태는 악화됐습니다. 정확히는 이강인 외 어린 선수들의 하극상으로 주장 손흥민이 손가락 부상을 입을 만큼 몸싸움이 있었다는 내용이었죠. 심지어 익명의 협회 관계자가 이를 인정하기까지 했고요.

이때까지만 해도 국내 축구 팬들은 믿기 힘들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손흥민이야 워낙 후배들을 수평적으로 대해 주는 '캡틴'으로 잘 알려져 있고, 이강인은 늘 손흥민을 따르던 귀여운 대표팀 막내였기 때문이었죠. 그러나 보도 후 이강인은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앞장 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드리게 되어 죄송스러울 뿐"이라는 사과문을 올렸어요. 최소 언쟁, 최대 주먹질이 오고갔다는 건 사실이었습니다.

이 상황을 두고 갖은 억측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공연히 부상을 입은 손흥민에게 입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손흥민은 21일 논란 이후 처음, 문제와 관련해 침묵을 깼습니다.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라며 이강인과 사이 좋게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는데요. 이강인이 당시의 잘못을 뉘우치고 영국까지 찾아와 손흥민에게 사과하고 이야기를 나눴다는 거였죠.

손흥민은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라고 했습니다. 이강인을 놓고 극도로 나빠진 국내 여론을 다독인 캡틴으로서의 면모가 돋보이는군요.

같은 날 이강인도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게 중요하다 생각하였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라며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라면서요.

그는 "흥민이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 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다"라며 "그날 식사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다"라고 깊은 반성의 뜻을 내비쳤습니다. 대표팀의 다른 선배, 동료에게도 한 명 한 명 연락해 사과했다고도 덧붙였어요. 이로써 대한민국 축구 역대 최강 전력으로 불리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대표팀의 믿을 수 없던 갈등은 봉합된 모습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