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당부에도…"이강인 징계" vs "용서하자" 엇갈린 네티즌

정혜정 2024. 2. 2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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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손흥민 인스타그램(왼쪽), 이강인 인스타그램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내분 사태의 중심에 선 이강인이 영국 런던으로 가 손흥민에게 직접 사과했다고 21일 밝혔다. 영국 매체를 통해 손흥민과의 물리적 충돌 사실이 알려진 지 일주일 만이다. 이강인의 사과에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이강인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강인은 "그날 식사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논란이 된 하극상도 사실상 인정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의 다른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려서 사과를 드렸다"며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저의 언행에 배려와 존중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 약속드렸다"고 말했다.

이강인의 사과를 받아들인 손흥민도 같은 날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이강인을 용서해달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강인과 어깨동무를 한 채 웃고 있는 사진과 함께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달라.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린다"고 했다.

손흥민은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며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고 말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에 출전한 손흥민(왼쪽)과 이강인. 뉴스1

이강인은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하루 앞둔 오후 설영우, 정우영 등과 저녁식사를 마친 후 식당 인근 공간에서 시끌벅적하게 탁구를 치다가 손흥민의 제지를 받았다.

손흥민이 경기 전날인 만큼 컨디션 조절을 위해 휴식하라고 권했으나 이강인은 이를 거부하며 언쟁을 벌였다. 이강인의 과격한 발언에 격분한 손흥민이 이강인의 멱살을 잡자 이강인은 손흥민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다른 선수들이 둘을 떼놓는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지난 14일 영국 대중지 더선의 보도로 이같은 사실이 알려졌고, 이강인은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이강인이 "대표팀을 응원해주시는 축구 팬들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며 즉각 사과했으나 여론은 점점 악화했다. 이강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기업들도 프로모션을 조기 종료하거나 재계약 불가 입장을 전했다.

사태가 악화하자 이강인은 런던으로 건너가 손흥민에게 직접 사과했다. 이강인의 사과와 손흥민의 간청에도 네티즌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선수들끼리 사과한 것과 별개로 국가대표가 운동장에서 사적 감정으로 손흥민에게 패스 안 한 건 용서가 안 됨",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앞으로 국대에서 보고 싶지 않다", "사건 경위 다 밝히겠다더니 이제 와서 사과하네. 그냥 가세요", "발등에 불 떨어진 듯"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이강인 인스타그램에는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어디서든 행복 축구하시길", "반성하고 사과했다니 다행이다.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되어달라", "똑같은 실수를 해도 기대치가 큰 사람에게 때론 더 가혹한 게 한국의 정서인 듯", "글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온 국민의 관심을 받는 선수인 만큼 앞으로는 실수하지 않길 바란다" 등 댓글이 달렸다.

또 "개인 간 사과, 용서와 별개로 팀에 분란을 일으킨 팀원에 대해선 규정대로 징계해야 한다", "동료들은 널 용서했어도 국민들은 용서 못 한다", "탁구 단식이 딱 맞는 듯...팀 스포츠와는 맞지 않는 사람", "사과하기까지 이렇게 긴 시간이 걸린 이유가 있나" 등 의견도 나왔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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