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가 결혼과 출산 후 로맨스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박신혜란 배우의 힘 [IS포커스]
강주희 2024. 2. 21. 06:05
역시 믿고 보는 박신혜였다. ‘닥터슬럼프’의 시청률이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설 연휴가 끝나고 반등에 성공하며 ‘멜로 장인’의 저력을 입증했다.
JTBC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는 100억대 소송과 번아웃, 우울증 등 각자의 이유로 인생 최대 슬럼프에 빠진 의사들의 망한 인생 심폐 소생기를 그린 드라마다.
극 중 박신혜는 번아웃으로 인한 우울증을 겪는 마취과 의사 남하늘 역으로 분했다. 남하늘과 고등학교 동창인 성형외과 의사 여정우를 연기한 박형식과 티격태격 멜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지난달 27일 시청률 4.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한 ‘닥터슬럼프’는 4회 6.7%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초반 상승세를 보였으나 설 연휴 들어 시청률 반토막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7%대 목전을 두고 3%대로 하락한 것. 다행히 설 연휴가 끝난 지난주 방영분은 5.7%, 6.2%를 기록하며 회복에 성공하면서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박신혜는 결혼·출산 후 3년 만에 복귀작으로 강점을 보여 온 로맨스 장르를 선택했다. 그동안 ‘미남이시네요’ ,‘넌 내게 반했어’, ‘상속자들’, ‘피노키오’, ‘닥터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 다수의 작품에서 안정적인 연기력과 상대 배우와 멜로 호흡으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박신혜는 넷플릭스 영화 ‘더 콜’로 연기 변신을 꾀해 호평을 받았지만, 복귀작으론 대중에 친숙한 장르를 택한 것이다.
‘닥터슬럼프’에선 이런 박신혜의 강점이 톡톡히 발휘되고 있다. 박신혜는 러브라인을 형성 중인 박형식과 친구에서 연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섬세한 표정과 감정 연기로 전달하며 설렘을 안기고 있다. 또 번아웃과 우울증을 겪는 캐릭터를 박신혜만이 가진 씩씩하고 당찬 매력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박신혜는 최근 로맨스를 표방하는 드라마의 여주인공 중 가장 돋보이는 배우”라며 “로맨스와 결합한 장르는 희로애락의 모든 감정을 보여줘야 하는데 박신혜는 그걸 굉장히 사실적으로 연기해 보는 사람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게 한다”고 평가했다.
박신혜는 로맨스 장르에서 강점을 보여왔지만 끊임없는 새로움을 향해 도전해 온 배우이기도 하다. 2003년 뮤직비디오와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통해 아역배우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21년 결혼하기 전까지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작품에 몰두해 왔다. 그 결과 아역배우 이미지를 지우는 데 성공했다.
영화와 드라마를 가리지 않았고, 로맨스 뿐 아니라 좀비물, 스릴러, SF 등 다양한 장르물에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이런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으로 쌓아온 다양한 연기 경험이 시청률만으론 평가할 수 없는 박신혜가 가진 무기이며, 향후 그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사실 한국 드라마 환경에서 여배우가 결혼과 출산 후 로맨스 장르로 돌아온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도전이기도 하다. ‘닥터슬럼프’가 단순한 로맨스가 아닌 번아웃에 지친 삶의 회복이란 것 또한 박신혜의 도전에 의미를 더한다.
공 평론가는 “‘닥터슬럼프’는 단순히 남녀의 사랑을 보여주는 로코가 아니다. 현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현상을 결결이 잘 담고 있는 단단한 스토리를 가진 드라마인데, 박신혜는 그 모든 것을 탄탄한 연기력으로 안정적으로 소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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