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깎아주는 티맵 운전점수, 경쟁사만 도왔다?

김경택 2024. 2. 21.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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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내비게이션으로 불리는 '티맵'의 자동차보험료 할인 마케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

보험료를 할인받으려면 티맵 운전점수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하는데, 급정거 등이 비교적 잦은 시내 주행 시 티맵 운전점수가 깎이는 것을 우려해 다른 내비게이션 앱을 쓰는 사용자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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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높이려 시내 주행 땐 ‘OFF’
‘속도 내려면 다른 앱 써라’ 꼼수
서비스 늘린 네이버, 점유율 증가
티맵 앱이 구동 중인 모습. 티맵모빌리티 홈페이지 캡처


국민 내비게이션으로 불리는 ‘티맵’의 자동차보험료 할인 마케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 보험료를 할인받으려면 티맵 운전점수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하는데, 급정거 등이 비교적 잦은 시내 주행 시 티맵 운전점수가 깎이는 것을 우려해 다른 내비게이션 앱을 쓰는 사용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용자 확보를 위한 티맵 운전점수 기능이 되레 경쟁사 앱 이용률을 높이는 부메랑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티맵 운영사 티맵모빌리티에 따르면 티맵은 앱 자체적으로 이용자의 주행 속도와 패턴 등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운전점수를 매긴다. 과속, 급감속, 급가속 등을 하면 운전점수가 깎이고 안전운행을 하면 운전점수가 올라간다. 티맵 운전점수에 맞춰 보험료를 깎아주는 안전운전습관(UBI) 특약이 있는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이용자들은 보험료를 최대 16% 할인받을 수 있다. 물론 최근 6개월간 500~1000㎞ 주행, 누적 주행거리 3000㎞ 이상 등 보험사별 기준을 충족해야 할인이 가능하다.


티맵은 2016년 운전점수와 자동차 보험료를 연계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내비게이션 앱 시장을 선점한 데다 보험 특약까지 생기면서 티맵 가입자는 급속도로 늘었다. 지난 14일 기준 티맵 누적 가입자는 2148만2913명으로 집계됐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UBI 특약은 사고 방지 효과를 볼 수 있어 티맵과의 협약 체결에 긍정적이었다. 할인에 따른 부담은 보험사가 부담하기 때문에 티맵으로선 ‘손해 볼 게 없는 장사’처럼 보였다.

그러나 안전운전 점수만 높이려는 속임수가 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티맵에 목적지 찍고 버스 타세요’ ‘티맵 운전점수는 광역버스나 회사 셔틀버스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절대 이길 수 없다’ 등의 보험 사기형 팁이 쏟아지고 있다.

다만 티맵모빌리티 측은 보험료 할인에 필요한 최소 주행거리 등의 기준을 설정해놨기 때문에 꼼수 사용은 일부일 것으로 추정했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버스를 타고 티맵을 켜면 탑승자의 버스 내 위치에 따라 GPS 기록이 비정상적으로 튈 수 있다. 이런 경우 운전점수가 깎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날로 진화하는 꼼수를 차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최근엔 ‘속도 좀 내야 한다면 티맵 말고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내비를 이용하라’는 팁까지 퍼져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복잡한 시내 주행 때는 안전운전 점수가 깎이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앱을 쓰는 이용자들이 많다. 티맵의 보험료 할인 마케팅이 결국 경쟁사 앱을 돕는 효과를 낸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티맵의 경쟁 앱인 네이버 지도·내비게이션 월간 이용자 수는 2500만명으로,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네이버는 이 앱을 쓰는 이용자들을 위해 UBI 특약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중교통, 주변 검색 서비스 등까지 갖춘 네이버 앱 장점에 안전점수 보험특약 서비스까지 추가될 경우 티맵 점유율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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