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출생률 높일 수 있다면 흑묘 백묘 따질 때 아냐”
시민 호평 속에 순항 중인 ‘기후동행카드’ 성공 위해 다른 지자체로의 사용범위 확대 강조
저출생 문제 가히 재앙수준…저출생 대책 소득기준 폐지해야, 과감하고 획기적 대책 주문
서울특별시의회(의장 김현기)는 2월 20일부터 3월 8일까지 18일간 일정으로 제322회 임시회를 개최했다.
이번 임시회에서는 시장과 교육감으로부터 서울시정 및 교육행정에 대한 2024년도 주요 업무를 보고받고, 총 154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김현기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올 한해 시민들이 서울시정과 교육행정에서 흐뭇한 일이 많기를 바란다며, 먼저 시민들의 호평 속에 순항 중인 기후동행카드를 사례로 꼽았다.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부정사용 예방 대책 수립과 다른 지자체로의 사용범위 확대를 강조하고, 향후 면밀한 재정 수요 예측 마련도 주문했다.
또 “지금은 출생률만 높일 수 있다면 흑묘와 백묘를 따질 때가 아니며 절박하고 절실하며 절감하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저출생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기조 변화를 제기하며 ‘서울형 저출생 극복모델’을 제안했다”며 “기존의 관행을 깨뜨리는 과감하고 획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화재 진압과정에서 반복되고 있는 소방관들의 순직이 안타깝고 애통하다”며 “대원들의 안전이 절대적으로 위협받는 급박한 상황이라면 지휘관들이 투입을 숙고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이날 김 의장은 서울시의회 청사 건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건물 노후화와 공간 부족 문제로 그동안 여러 논의에도 답보상태였던 의회 청사 건립에 제11대 서울시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섰다며 건립에 몇 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에는 1학기부터 시범 시행되는 늘봄학교에 참여하는 학교가 저조한 것을 지적,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면서도 늘봄학교 이용을 원하는 시민들이 기약 없이 기다리는 일이 없도록 서울시교육청이 앞장서서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전국 최초로 실시한 서울 학생 문해력·수리력 진단과 평가가 상당히 고무적이었다고 평가, 올해 진단평가가 획기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오늘 진단검사 보고회가 의회에서 있었다”며 “의회 요청을 흔쾌히 수용한 조희연 교육감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재건축아파트 단지 내 건립되고 있는 학교 신설 문제를 언급, 서울교육청에 현장을 방문해 점검하고 즉각적인 대책을 수립해 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 의장은 “오는 4월 10일 총선이 있지만, 의회의 책무에는 변함이 없다”며 “시민이 체감하는 충실한 의정활동으로 의정 공백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임시회는 2월 20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2월 21일부터 3일간 시정질문 ▲2월 26~28일, 3월 4~7일 총 7일간 상임위원회별 소관 실·본부·국 신년 업무보고를 받고 안건을 심의한다. 특히, 보다 심도 있는 심의를 위해 ▲2월 29일, 3월 8일 2회에 걸쳐 본회의를 열어 부의된 각종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서울시의회 의장 개회사
- 제322회 임시회. 24. 2. 20. -
사랑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존경하는 의원님과
오세훈 시장님, 조희연 교육감님 그리고 관계 공무원 여러분!
올 한해 서울시정과 교육행정에서 시민들이 흐뭇한 사례가
꽃피기를 기대합니다.
서울시정이 순조롭습니다.
특히 기후동행카드가 시민들의 호평 속에 순항 중입니다.
시민들은 기후동행카드를 ‘오세훈선거법’처럼 쉽게 ‘오세훈카드’라 부르면 어떠냐고 물어오곤 합니다.
시민들의 교통비 경감과 대중교통 이용 증대로
지구 환경을 살리는 기후동행카드 출범에
시장님과 도시교통 담당 공무원 여러분들 노고가 컸습니다.
서울시청이 제안하고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인 우리 의회가
이 사업을 승인하고 예산을 확정했습니다.
의회는 올해에도 ‘현장 속에서 시민 곁에서’ 시민의 일상을 개선하는 정책으로 시민과 늘 함께하겠습니다.
상반기 시범실시 기간 동안 부정사용 예방 대책 수립과 다른 지자체로의 사용범위 확대는 성공의 필수요건입니다.
동시에 향후 면밀한 재정 수요 예측 마련도 요구됩니다.
지난달 23일, 1991년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서울시의회 의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무엇보다 긴박한 당면과제인 저출생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촉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저출생 정책은 지난 20여 년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천문학적 재정을 투입했지만,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습니다.
가히 재앙 수준입니다.
저는 저출생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기조 변화를 제기하며, 몇 가지 정책 제안을 했습니다.
먼저, 주택공급에서 소득기준을 폐지, 젊은 맞벌이 부부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제시했습니다.
서울시는 난임 시술비 지원에 있어서 소득기준을 폐지키로 하는 등 진일보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은 출생률만 높일 수 있다면 흑묘와 백묘를 따질 때가 아닙니다. 절박하고 절실하며 또한 절감하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됩니다.
일본은 합계출산율이 1.26명 수준을 넘는데도, 도쿄도의 경우 소득, 재산 기준없이 육아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인 한국 특파원도 받는다고 기사를 보내왔습니다.
전쟁으로 런던이 폭격을 당하는 국가 존망의 위기 속에서 윈스턴 처칠이 한 말을 소개하겠습니다.
1941년의 아주 짧은 연설이었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포기를 받아들이지 말라”
(Never, Never, Never, Never give up)
의원님들과 시장님, 교육감님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모두 이 문제에 대해 기존의 관행을 깨뜨리는 과감하고 획기적인 대책을 세워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서울시는 올해 예산에 예비비를 기준보다 낮게 편성했습니다.
그럼에도 미디어재단 tbs에 예비비를 투입하고 있습니다.
지방재정법에 배치되는 예산집행이란 지적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서울시는 작년 12월 출연동의안을 제출하며 밝힌 방침과, 행안부에 제출한 출연기관 지정해제의 취지를 분명히 감안하여
필요한 기간만큼의 예산 확보 조치를 즉시 실행해야 합니다.
오세훈 시장님과 관계 공무원 여러분!
지난달 31일 경북 문경시의 화재 진압과정을 비롯해
소방관의 순직-애도-희생-추도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고 애통하며 비통한 일입니다.
급박한 재난 현장에서 소방관은 소중한 인명을 살려서 돌아오고, 반드시 살아서 돌아와야 합니다.
소방 지휘관들께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대원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앞장서도, 대원들의 안전이 절대적으로 위협받는 급박한 상황이라면 투입을 숙고해 주십시오.
젊은 소방관들의 희생은 가족들과 사회에 큰 고통이자 손실입니다.
한국전 당시 어느 장군은 “철수는 다른 방향으로의 진격”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오늘의 현저한 위험을 감내하지 말고, 내일의 현장을 기약했으면 합니다.
여러분이 계신 이곳 서울시의회 건물은 1935년에 지어진 89년 된 건물입니다.
건물 노후화와 공간 부족 문제로 그동안에도 여러 논의들이 있었지만 늘 답보상태였습니다.
공간 구성에 따라 업무 능률성도 높일 수 있지만, 현재 서울시의회 청사는 비효율의 극한 상태입니다.
제11대 서울시의회가 청사 건립에 적극 나섰습니다.
지난해 실시한 타당성조사 용역 결과가 3월이면 완료됩니다.
청사 건립은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몇 년이 소요됩니다.
11대 의회가 토대를 마련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완벽히 추진해 효율적인 의정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시장님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드립니다.
교육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늘봄학교가 올 1학기부터 시범 시행됩니다.
저출생 해소 대책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사회적 지지여론도 높고 학부모 관심도 무척 큽니다.
그러나 기대만큼 걱정도 함께 제기됩니다.
교사도, 교육행정직도, 교육공무직도 모두 늘봄학교를 탐탁지 않아하고 있습니다.
업무가 늘어나고 안전사고 등에 따른 우려 때문일 것입니다.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흥미와 열정을 이끌어낼 적절한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합니다.
늘봄학교가 양질의 교육을 담보하지 못하면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학원 순례를 또 다시 반복할 것입니다.
결국 공교육 진흥과 저출생 해소라는 당초의 목적 달성은 요원해집니다.
특히 서울 소재 학교 참여율은 6%로 전국에서 가장 저조합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되, 늘봄학교 이용을 원하는 시민들이기약없이 기다리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합니다.
늘봄학교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서울교육청이 누구보다
팔을 걷어붙여 주실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제11대 서울시의회는 2022년 7월 출범 직후부터 우리 아이들의 기본 인권인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조례 제정과 예산 확보에 전력을 기울였습니다.
마침내 지난해 11월 서울 학생 문해력·수리력 진단과 평가가 시행되었습니다. 4만 5천여 명의 학생이 참여했습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학생들은 흥미롭게 검사에 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늘 진단검사 보고회가 의회에서 있었습니다.
역사적인 날입니다. 대한민국 최초입니다.
의회의 요청을 흔쾌히 수용한 조희연 교육감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제대로 된 첫발을 뗀 것입니다.
교육청은 기초학력 진단을 받는 학생 수가 대상 학년의 17% 수준에서 80%가 넘도록 획기적으로 확대해나가야 합니다.
의회는 이 부분에 대해 계속 지속적이고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입법적 재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재건축아파트 단지 내 학교 신설 문제에 대한 학부모 등 교육수요자의 원성이 실로 심각한 상태입니다.
대규모 재건축 단지의 경우 해당 조합이 학교를 건립해 기부채납토록 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실공사는 물론 공기 지연으로 신학기 개교가 불과 2주밖에 남지 않았지만 아직도 공사판입니다.
수업 준비, 급식 공급, 안전 확보, 건축 분진 제거 등 어느 하나
제대로 되지 않아 학교현장이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입니다.
현장을 즉각 방문해 점검하고 필요한 대책 수립과 함께 향후 제도개선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있습니다.
선거가 있더라도 의회의 책무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시민이 체감하는 충실한 의정활동으로 의정 공백이 발생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의원님 여러분!
그리고 출석공무원 여러분!
이번 제322회 임시회가 풍전등화의 저출생 과제를 새롭게 인식하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의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동시에 의회가 결정하고 승인한 2024년 서울시정과 서울교육 현장의 추진 정책을
하나하나 세밀히 점검하고 최선의 결과 도출을 위해 지혜를 모으는 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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