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모친 "장례 치르게 아들 시신 돌려달라" 푸틴에 호소
옥중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어머니가 시신을 돌려달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나발니의 어머니인 류드밀라 나발나야는 20일(현지시간)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호소한다. 당신만이 결정할 수 있다"라며 나발니의 장례를 치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나발니가 사망한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를 배경으로 찍은 영상에서 "닷새째 아들을 보지 못했고 시신을 돌려받지 못했으며 아들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듣지 못했다"며 "인간적인 방법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알렉세이의 시신을 즉시 돌려 달라고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나발나야는 나발니가 사망한 다음 날인 17일 아들의 시신이 안치된 것으로 알려진 제3 교도소 인근 살레하르트 마을의 영안실을 찾아갔지만 시신을 보지 못했다.
나발니 대변인 키라 야르미시는 전날 사인을 조사 중인 연방수사위원회가 나발나야에게 시신을 부검하는 데 최소 14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나발니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연루됐다는 서방측의 의혹 제기에 크렘린궁이 적극 대응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나발니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남편 죽음의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다고 연설한 데 대해 "대통령에 대한 근거 없고 저속한 비난"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나발나야가 불과 며칠 전 남편을 잃었다는 점을 고려해 이 문제를 논평 없이 남겨두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며 러시아 야권 지도자로 부상한 나발니는 혹독한 환경으로 악명 높은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지난 16일 사망했다.
러시아 교정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돌아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발표했지만, 나발니 지지자들과 서방 국가들은 살해 의혹을 제기하며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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