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202조원 시대… “부실 반복될 수 밖에 없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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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눈덩이 처럼 커진 부동산 PF 대출이 건설·금융업계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건설사 대량 부실 사태가 빚어졌던 2009∼2010년 당시의 두배 수준.
행사를 주최한 양 의원은 "정부와 금융당국은 우리나라에서만 자주 반복되고 있는 부동산 PF대출 부실 사례에 대해 사태 책임의 원인을 외면하고 책임회피를 할 게 아니라 수습과 재발 방지, 부동산 수분양자들과 국민경제를 안정화할 대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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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PF 대출집중도 낮춰야"
"부동산 급등락 폭 평탄화 작업도 필요"
“금융회사 브릿지론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익 발생 일정 부분에 대해 충당금을 설정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이광수 광수복덕방 대표)
“PF대출에 나서는 금융기관들이 대출 포트폴리오를 갖춰서 대출 집중도를 낮춰야 한다”(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
“부동산 가격과 급등·급락 사이클에 따라 PF 리스크가 되지 않도록 정부가 시장가격을 평탄화하도록 해야 한다”(김하영 전북대 경제학과 교수)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눈덩이 처럼 커진 부동산 PF 대출이 건설·금융업계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건설사 대량 부실 사태가 빚어졌던 2009∼2010년 당시의 두배 수준.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무소속 의원실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주최로 부동산 PF 대출 부실 방지 대안을 논의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발제자로 나선 이광수 광수복덕방 대표는 “한국형 부동산 PF가 자산보다 보증 기반, 단기 자금의 대출 구조, 수익과 리스크 공유 불균형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보니 문제가 반복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해법으로 “경공매를 통한 부실 PF의 체계적인 구조조정과 토지수매제도를 통해 공공택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신용보강(보증), 책임 준공 등 건설회사의 책임이 있는 부분에 대해 리스크가 있다면 회계장부상 반영해야한다. 금융회사 브릿지론과 PF에 대해 충당금을 적용하고, 수익발생 일정 부분에 대해 충당금을 설정하는 방식도 도입해야한다”고 밝혔다.
김하영 전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부동산의 사이클과 대단지 선호 현상 등 구조적 문제가 PF 부실을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가격이 저금리와 맞물려 ‘영끌현상’, ‘비이성적 과열’로 큰 폭으로 오르다가, 긴 개발기간(토지매입, 인허가, 건축계획, 건설, 개발)으로 인해 사이클 상 하락추세로 반전하는 패턴 때문에 주기적으로 부동산 PF 부실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고 봤다.
그는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외국보다 주택개발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부동산 사이클 상 개발기간이 길면 리스크가 당연히 길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대안으로 “재무위험을 여러시장 참여자(투자자, 시행사, 건설사)에게 분산시켜야 한다”면서 “정부가 주택가격 급등락이 최대한 ‘평탄화’될 수 있도록 공급 규제를 완화하고 시장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좌장으로 나선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도 “동아시아 개발 사업의 구조이기도 한데 자기자본이 없어도 동적 법인체가 자기 책임 하에 부동산 사업을 할 수 있게 구조화된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하 교수는 특히 “‘대단지 아파트’ 선호 현상은 소비자들 입장에서 유동성이 높고 자산으로서 가치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인데, 고도성장기 때 개발 중심 관점으로 주택을 짓던 성장모형과 관계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시행사의 위험요인에 대한 문제도 공히 지적됐다. 이강훈 변호사(전 민변 민생경제위원장)는 “시행사가 자기자본이 없는 상태로 출발해 리스크 헷지가 안되는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진양규 금융투자협회 증권지원1부 부장은 “부실PF에 대한 체계적인 재평가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고 금융업권들도 상호간 협의를 통해 구조조정 방안을 도출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행사를 주최한 양 의원은 “정부와 금융당국은 우리나라에서만 자주 반복되고 있는 부동산 PF대출 부실 사례에 대해 사태 책임의 원인을 외면하고 책임회피를 할 게 아니라 수습과 재발 방지, 부동산 수분양자들과 국민경제를 안정화할 대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의 '부동산 PF 위기, 진단과 전망, 그리고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공식적으로 알려진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작년 9월 말 기준 134조3000억원이다. 새마을금고 등에서 실행된 PF 대출잔액과 유동화된 금액을 모두 포함할 경우 실제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202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추정치 100조2000억원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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