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문화재청이 학술 조사 시작한 '불복장'

김종화 2024. 2. 20. 1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불복장(佛腹藏)'은 금이나 은, 각종 보화, 사리, 경전 등 불상 속에 넣는 유물들을 가리키는 용어다.

'복장유물(腹藏遺物)', 또는 '불복장(佛腹藏)'이라고도 부르며, 불상 속에 넣은 각종 유물뿐 아니라 불상의 상징성을 부여하기 위한 의례 행위를 포함하기도 한다.

20일 학계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최근 '복장유물 정밀 학술조사 사업' 1차 연도 업무를 맡아 진행할 민간 위탁 사업자를 모집하는 공모를 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후령통(喉鈴筒)과 경전, 옷감 등 불상 속 부장 유물
불복장 제대로 보존·관리하기 위해 사업자 공모

'불복장(佛腹藏)'은 금이나 은, 각종 보화, 사리, 경전 등 불상 속에 넣는 유물들을 가리키는 용어다. '복장유물(腹藏遺物)', 또는 '불복장(佛腹藏)'이라고도 부르며, 불상 속에 넣은 각종 유물뿐 아니라 불상의 상징성을 부여하기 위한 의례 행위를 포함하기도 한다.

불교의 의례 행위 중 가장 중요한 의식 가운데 하나가 점안식(點眼式)이다. 점안식은 불상, 불화, 석탑, 불단(佛壇) 등을 만들거나 개수했을 때 그 불구(佛具)들이 영험함을 갖춘 신앙의 대상물이 되도록 신성(神性)을 불어넣는 의식이다. 개안식(開眼式)이라고도 한다.

문화재청이 지난해 12월 보물로 지정한 칠곡 송림사 석조삼장보살좌상 및 목조시왕상. [사진=연합뉴스]

점안식에서 불상이 신성을 갖춘 성물(聖物)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은 불상의 배 안에 여러 물건을 넣는 의식이 끝난 이후부터다.

불상 속에 넣는 물건은 '후령통(喉鈴筒)'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후령통은 불상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다. 불상의 가슴 부분 가운데 두고, 주변을 다른 물품으로 꼭꼭 채워 흔들림이 없게 한다. 후령통 속에는 사리를 비롯해 오곡(五穀), 오보(五寶), 오약(五藥), 오향(五香), 오보병(五寶甁) 등 오방과 세상에서 얻어지는 진귀한 물품이 들어간다.

후령통을 채운 다음 각종 다라니를 적은 진언(眞言)과 경전, 비단 천을 비롯한 옷감(복식) 등이 들어간다.

불상 내부에 여러 유물을 봉안하는 방식인 '불복장작법'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복장(腹藏)'은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용어이며, 중국에서는 '장장(裝藏)', 일본에서는 '납입(納入)'이라고 부른다.

4~6세기에 조성된 아프가니스탄 바미얀의 석불이 최초로 알려졌으며, 중국에서는 7세기 이후 당나라 때 이미 성행했다. 우리나라에는 같은 시기 통일신라 때 전해져 고려 때 성행했으며, 10세기경 일본에도 전해졌다.

국내에서는 오대산 상원사의 목조문수동자좌상에서 발굴된 불복장이 가장 유명하다. 후령통과 세조의 후궁으로 알려진 장씨의 저고리 등의 불복장이 나왔다.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에서 발굴된 후령통. [사진=문화재청]

불교 미술사와 서지학, 복식사 등을 연구할 때 중요한 연구 대상이자 종류와 수량이 다양한 복장 유물을 제대로 보존·관리하기 위한 학술 조사가 시작된다.

20일 학계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최근 '복장유물 정밀 학술조사 사업' 1차 연도 업무를 맡아 진행할 민간 위탁 사업자를 모집하는 공모를 냈다. 문화재청은 "복합 문화유산인 복장유물의 학술적·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규명하고 체계적 관리와 활용을 위한 기초자료를 구축하기 위함"이라고 사업 목적을 밝혔다.

문화재청은 사업 첫해인 올해는 12월 말까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돼 있거나 현재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불상 복장유물 가운데 5건 이상을 조사해 자료를 정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게 목표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