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화물사업 인수하면 1조 항공사 우뚝…국내 LCC 군침

박영우 2024. 2. 2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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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절차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본부 매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항공업계와 투자업계(IB)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UBS는 최근 잠재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티저레터(투자설명서)를 발송했다. 인수 후보자들은 인수의향서(LOI)와 실사 관련 자료들을 오는 28일까지 UBS에 제출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현재 화물기 11대를 보유하고 있다. 자체 보유 화물기 8대, 리스(임대) 화물기 3대다. 지난해 매출은 1조6071억원, 국내외 화물 수송량은 연평균 75만t 정도다. 국적 항공사 중 대한항공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다.

항공업계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본부 매각가를 5000억∼7000억원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부채 1조원도 떠안아야 한다. 이 때문에 이번 인수전엔 항공사업체와 재무적 투자자(FI)가 손을 잡고 참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본부 매각가가 다소 높게 잡혀있고 노후 항공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입찰가는 예상가보다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직원들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가장 군침을 흘리는 인수 후보군은 국내 저비용항공(LCC)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본부를 인수하면 단숨에 연 매출 1조원, 국내 항공화물 2위 항공사로 덩치가 커진다. 주요 후보는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이 있다. 항공업계는 이스타항공(VIG파트너스), 에어프레미아(JC파트너스), 에어인천(소시어스) 등이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 회사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회사 규모를 키워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주항공은 최근 자체 화물기를 도입해 사실상 화물사업부문 덩치를 키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이전에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최종 인수까진 가지 못했다.

인천공항 아시아나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수출화물이 비행기에 선적되고 있는 모습. 김상선 기자

이번 인수전의 핵심은 향후 인력 운영과 화물 노선 관리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본부에 소속된 800여 명의 고용 승계, 화물산업의 핵심인 '화주 네트워크' 활용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예컨대 항공기와 인력을 그대로 넘겨받아도 현재 영업망은 확보하지 못할 수 있어서다.

대한항공은 오는 10월 전에 매수 최종후보 선정 등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분리매각 밑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인수자가 선정되면 유럽연합(EU) 경쟁 당국 승인을 거쳐 분리 매각이 마무리된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 14개국 중 미국을 제외한 13개국의 승인을 받았다. 이르면 6월께 미국 심사도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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