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인 척하더니”…중국 직구앱 테무, ‘테무깡’으로 소비자 기만 논란

김지연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colorcore@naver.com) 2024. 2. 2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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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코인만 더’ 등 자극적 문구로 친구 초청 유도
“신규 회원 늘리려고 소비자 기만” 불만 폭주
테무 측 “이벤트 규칙 다 적혀 있어…법적 문제 없다”
테무 로고. (테무 제공)
최근 중국 직구 쇼핑 앱 ‘테무(Temu)’가 국내에서 신규 회원을 유치하기 위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크레딧과 무료 사은품을 뿌리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테무깡’이라고 불리는 해당 마케팅은 룰렛 게임 방식으로 크레딧·사은품 획득이 이뤄진다. 특히 다른 사람을 신규 회원으로 가입시키도록 유도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다단계 사기가 아니냐’ ‘사행성 조작’ ‘소비자 기만 행위’ 등 여러 비판이 쏟아져 나온다. 과도한 신규 회원 가입 유도 과정에서 테무의 회원 늘리기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진다.

테무에서 무료 크레딧과 선물을 얻기 위한 룰렛 게임. (테무 앱 캡처)
테무는 처음 회원 가입한 고객 대상으로 무료 배송·반품, 배송 지연 시 5300원 상당 크레딧 지급 등의 조건과 함께 패션·생활용품·전자기기 등 중국산 초저가 제품을 판매한다. 그런데 이벤트를 통해 신규 회원 여럿을 추가로 가입시키면 물건을 공짜로 주거나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크레딧을 준다.

예컨대 크레딧 무료 받기 코너에 들어가 룰렛 게임을 통해 결제하면 화면에 현금 10만원과 똑같이 쓸 수 있는 크레딧과 쿠폰 등 50만원어치의 혜택을 준다는 문구가 뜬다. 100코인을 모으면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룰렛 게임을 몇 번 돌리다 보면 99개의 코인이 순식간에 모이고 ‘50만원 보상 교환까지 코인 1개 부족’이라는 문구가 뜬다.

이때 카톡 등으로 타인에게 초청장을 보내 그 사람이 신규 회원으로 가입하면 룰렛을 돌릴 기회가 생긴다. 문제는 친구 한 명이 신규 가입을 수락해 룰렛을 돌려도 1코인이 생기는 게 아니라 0.5 코인 등 소수점 자릿수의 코인이 나오므로 혜택을 얻으려면 충족 화면이 나올 때까지 계속 친구를 추천해야 한다. ‘소비자 기만’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테무에서 무료 크레딧과 선물을 얻기 위한 룰렛 게임. 1명만 더 초대하면 될 것 같은 문구가 적혀 있지만, 실제로는 6명의 친구를 초대해야 한다. (테무 앱 캡처)
무료 사은품을 받는 코너의 고객 유인 방식도 비슷하다. 5개 사은품을 고르고 선물 상자 버튼을 누르면 결제할 금액이 점점 줄다가 마지막에 ‘100원만 절약하면 무료 사은품을 받을 수 있다’는 문구가 뜬다. 이 또한 친구를 가입시켜야 하는데, 절약 금액은 처음에는 친구 1명당 몇십 원이지만 친구가 추가될 수록 점점 줄어든다. 나중에는 2∼3원까지 떨어져 사은품을 받기까지는 몇 명을 더 끌어와야 금액이 충족되는지 알 수 없다.

테무 앱의 코인 교환 프로그램 룰렛 규칙에 따르면 ‘6명 신규 앱 사용자 초대 시 1번째 보상 보장’이라고 적혀 있다. 무료 사은품 받기 규칙에는 ‘최대 60명의 신규 사용자를 초대해야 한다’고 쓰여 있다. 하지만 룰렛 진행 과정에서 테무의 회원 늘리기 방식에 ‘낚시질을 당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물론 ‘무료 사은품을 받았다’며 사기가 아니라는 인증 글도 다수 있다. 테무 이벤트 품앗이를 위해 모르는 사람들끼리 서로 링크를 공유하거나 추천하기 위한 오픈 채팅방도 확산되고 있다.

국내 테무 이용자, 5개월 만에 ‘10배 폭증’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틱톡 등에서 ‘테무깡’을 검색하면 많은 콘텐츠가 쏟아져 나올 정도로 직구 쇼핑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테무에서 배달온 수십 개 상품 패키지를 풀어보는 모습을 동영상·사진으로 찍어 ‘테무깡’이라 이름 붙여 공유하기도 한다. 이는 앞서 중국 쇼핑 앱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에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면서 유행하게 된 ‘알리깡’에서 파생된 단어다.

최근 들어서는 테무가 국내 회원을 늘리기 위해 진행하는 이벤트에 끈질기게 참여해 테무에서 물건을 무료로 받는 행위도 ‘테무깡’이라고 불리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국내 테무 앱 이용자 수는 지난해 8월 52만명에서 지난 1월 570만9000명으로 10배로 폭증했다.

테무를 운영하는 핀둬둬그룹 6개월 기준 주가. (인베스팅닷컴 캡처)
한편 테무의 모기업은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다. 2015년 설립된 핀둬둬는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고 중국 중소도시 소비자와 농가를 직접 연결하는 전략으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자회사인 테무는 모기업의 전략을 그대로 계승해 ‘저렴한 가격 마케팅’에 초점을 맞췄다. 2022년부터 상승세를 보여온 핀둬둬 주가는 올해 들어 더 이상 상승하지 못하고 혼조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핀둬둬그룹은 전일 대비 0.06달러(-0.04%) 내린 135.26달러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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