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날리면" MBC 중징계... "진솔하게 반성" 칭찬받은 KBS

신상호 입력 2024. 2. 2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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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MBC 등 3개 방송사 중징계 결정... KBS 관계자 "바이든으로 안 들렸다" 확인발언도

[신상호 기자]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관련 MBC 방송 화면.
ⓒ MBC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당시 '비속어' 발언을 보도하면서, "바이든은 쪽팔려서"라고 자막을 달거나 이를 전제로 보도한 MBC와 YTN, JTBC에 대한 법정제재, 중징계를 결정했다. 반면 해당 보도를 한 뒤 사과 방송을 하거나 방송 내용을 수정한 KBS와 TV조선 등은 법정제재를 피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20일 제5차 회의를 열고, 지난 2022년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발언을 보도하면서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쩌나"라고 자막을 단 MBC, YTN, JTBC 방송사 3곳에 대한 법정제재를 결정했다. MBC는 법정제재 최고 수준인 과징금, YTN은 관계자 징계, JTBC와 OBS는 주의가 결정됐다.

반면 대통령 바이든 발언을 보도했지만, 이후 보도 내용을 수정하거나 사과한 방송사들은 법정제재를 피했다. 사과방송하고 보도 내용 수정 등의 조치를 취한 KBS와 SBS, TV조선, MBN 행정지도 권고, 채널A에 대해선 의견제시가 결정됐다. 법정제재를 받은 방송사는 방송통신위원회 재승인 심사에서 감점을 받게 되지만, 행정지도의 경우 감점 요소가 되진 않는다.

이날 결정은 여권 측 위원(류희림, 황성욱, 이정옥)들만 모인 자리에서 이뤄졌다. 심의 편향성을 우려해 회의 보이콧을 선언한 윤성옥 위원(야권 측)은 이날 회의 역시 불참했다.

방심위 측은 회의 전 외교부와 MBC간 정정보도청구 소송에서 외교부 손을 들어준 1심 판결문을 발췌한 내용을 배포하면서, 일찌감치 중징계를 예고했다. 결정에 앞서 방송사 측 항변을 듣는 의견진술 절차가 있었다.

MBC와 KBS 극과극... 류희림 "KBS, 진솔하게 반성" 극찬

의견진술이 진행되는 분위기는 방송사마다 극과 극으로 달랐다. 1심 판결에 대해 항소 방침을 분명히 밝힌 MBC 의견진술에선 MBC 측과 방심위원간 치열한 논쟁이 오갔다. 반면 바이든 자막을 단 것이 잘못이라고 인정하고 공식 사과한 KBS 측은 류희림 위원장으로부터 "보고서가 인상깊다"는 찬사까지 들었다. 

첫번째 의견진술에 나선 박범수 MBC 뉴스룸취재센터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보도는 MBC만의 단독 특종 보도가 아니었다"면서 "대다수 언론사들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보도했다, MBC도 그랬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도 정부는 MBC만을 특정해서 소송을 내고 여당은 대통령 비속어 발언 파문이 MBC 보도 때문인 듯 주장하고 있다, MBC를 집중적으로 때려서 전체 언론을 길들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했다. 

심의위원들은 음성이 정확히 들리지 않았고, 그렇다면 보도하지 않았어야 헀다고 추궁했다. 이 과정에서 '언어 발음 방법'까지 거론되는 촌극이 빚어졌다. 이정옥 위원은 "바이든의 바, 비읍과 날리면의 니은은 전혀 다른 말"이라면서 "바이든의 비읍은 두 입술이 부딪혀야 된다, 디귿은 입술이 안 부딪힌다, 시작 자체가 아주 다르다"고 했다. 박 센터장은 답변 과정에서 "외교 참사를 조장한 것은 언론이 아니라 대통령실의 대응"이라며 "당시 바이든이라고 했던 발언은 기정사실화됐고, (대통령실도) 이런 발언을 국익에 외교적으로 문제 소지가 있으니 보도 말아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류희림 위원장은 "이미 부적합 보도로, (바이든이라) 낙인 찍은 보도를 주도한 방송사가 할 일(말)이 아니다"면서 "MBC의 선제 보도로 피해를 당한 대통령실 관계자 입장에서는 대응하기가 쉽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런 측면을 감안할 때 내용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대통령실 입장을 대변하기도 헀다. 

반면 KBS는 의견진술에서 거듭 고개를 숙였다. 

MBC에 뒤를 이어 의견진술에 나선 KBS 측은 모두 발언 형식으로 "가장 공정하고 신뢰할 공영방송 보도제작진으로서 해당 보도로 인해 시청자들께 혼란을 초래하고 보도 경위를 위원들 앞에서 설명하게 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판결 이후 즉각 해당 뉴스에서 녹취와 문구는 삭제하고 사과문을 달아 보도했다, 앞으로 KBS는 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이고 정확한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의견 진술서에 아주 진솔하게 보도와 관련해 KBS가 제대로 확인을 못한 것에 대한 반성과 재발 방지책까지 제시했다"고 호평했다. 

최동혁 KBS 정치부장은 "바이든으로 들리던가"라는 황성욱 위원 질문에 당시 보도 책임자는 아니었다고 전제하면서 "그렇게 안 들렸다"고 했다. 이어 "보도를 보고 의아했다, 바이든이 맞나 의구심이 들었고, 명확히 안 들리니 보류했어야 했다. 당사자 기자에게 진술을 받았는데, 명확히 안 들리니 타언론들이 바이든으로 적시해서 보도를 하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명확한 게이트 키핑이 되지 않았다"고도 헀다. 류 위원장은 "(KBS가 제출한 의견진술서에) 당시 대통령 발언은 사적 발언이었고, 바이든으로 자막을 명시한 점은 비판받아야 한다고 적시한 점이 인상깊다"고 거듭 칭찬했다. 

류 위원장은 MBC 중징계 결정에 앞서 "MBC가 제일 먼저 바이든이라는 자막을 넣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1심 판결 이후 항소하면서 의견 진술과정에서도 조금의 태도 변화가 없다, 결국 자기들 주장이 옳다는 말만 한다"고 했다. 류 위원장은 KBS에 대해선 "진솔하게 사과했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며 권고 결정을 내렸다. 

한편 참여연대와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는 시민방청단을 꾸려 방청하려 했지만, 방심위가 방청을 제한해 국민알권리를 침해당했다고 반발했다. 실제로 방심위는 이날 방청인원을 선착순 10인 이내로 제한하고, 방청 장소 역시 19층 회의실이 아닌 18층 TV 방청실로 한정한다고 공지했다. 19층 회의 현장 방청은 언론사 취재 기자들에게 한정됐고, 시민방청단은 TV로 회의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참여연대와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공동성명을 내고 "편향적 정치심의도 모자라 시민의 방청권과 감시활동을 방해하는 독재를 묵과할 수 없다"면서 "방심위의 정치심의, 표적심의와 더불어 시민 방청을 원천 차단해 국민 알권리를 침해하려는 행태를 강력 규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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