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MRI 결과 믿을 수 있나? 10년 넘은 노후·중고 장비 수두룩

오상훈 기자 2024. 2. 2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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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이 10년 이상 노후화된 CT(전산화단층촬영장치), MRI(자기공명영상진단기), Mammo(유방촬영용장치, 맘모그래피) 등 고가의 특수의료장비에 대한 품질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출한 '제조연한별 특수의료장비 설치 현황'을 분석한 결과, CT, MRI, 맘모그래피 전체 설치대수 8087대 중 42.5%인 3442대가 10년 이상 사용한 노후 특수의료장비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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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보건당국이 10년 이상 노후화된 CT(전산화단층촬영장치), MRI(자기공명영상진단기), Mammo(유방촬영용장치, 맘모그래피) 등 고가의 특수의료장비에 대한 품질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발표한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년)에서 이런 내용의 의료장비 관리 강화방안을 올해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장비 노후화에 따른 품질 저하로 검사 결과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중복 검사로 환자의 의료비 부담과 재정 낭비를 초래하는 상황을 개선하려는 취지에서다.

이를 위해 품질관리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장비 노후화와 성능에 따라 검사 수가를 차등 적용하는 등의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도입 후 10년 이상 된 장비에 대한 품질관리검사 주기를 단축하고, 품질관리검사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국내에 설치된 CT, MRI, 맘모그래피 등 특수의료장비의 노후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출한 ‘제조연한별 특수의료장비 설치 현황’을 분석한 결과, CT, MRI, 맘모그래피 전체 설치대수 8087대 중 42.5%인 3442대가 10년 이상 사용한 노후 특수의료장비로 파악됐다.

특수의료장비는 촬영횟수가 많아 성능의 감가상각이 심하고, 수입제품이 대부분이라 부품 수급도 어렵다보니 다른 의료장비에 비해 노후화가 빨리 진행된다. 사용기간이 10년만 지나도 노후화가 심해 결과가 부정확할 가능성이 상승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CT는 2321대 중 10년 이상 20년 미만은 34.6%인 803대, 20년 이상 30년 미만은 2.3%인 53대, 심지어 30년 이상 1대이다. 제조시기를 알 수 없는 CT도 5대나 된다. MRI는 1983대 중 10년 이상 20년 미만은 36.9%인 731대, 20년 이상 30년 미만은 3.2%인 64대에 달했다. 맘모그래피의 경우 설치대수 3783대 중 10년 이상 20년 미만은 35.3%인 1335대, 20년 이상 30년 미만은 11.4%인 430대, 30년 이상은 0.5%인 20대였다.

이중 적잖은 장비들이 중고다. 의료장비의 노후화 정도나 품질과 관계없이 건강보험에서 똑같은 검사수가를 보상해 주다 보니, 값비싼 최신장비를 설치하기보다 중고 장비를 도입하는 의료기관이 많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말에 등록된 고가 특수의료장비 현황을 보면, 총 8132대 중 26.5%인 2158대가 중고장비였다. MRI는 1998대 중 21.4%인 428대, CT의 경우 2329대 중 22.7%인 529대, 맘모그래피의 경우 3805대 중 31.6%인 1201대가 중고로 도입됐다.

남인순 의원은 “특수의료장비는 노후 정도나 품질에 관계없이 건강보험에서 똑같은 검사수가를 보상해 주고 있어 의료기관에서는 값비싼 최신장비를 도입하기보다 중고장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가 영상진단장비로 인한 보험재정 지출이 커 효율적 관리가 필요한 상황인 만큼 효율적인 장비 관리대책이 필요하다"며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은 장비의 사용기간, 촬영횟수, 장비성능 등에 따라 수가를 차등 적용하는 점 등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경우 7년 이상 장비로 촬영하면 CT는 약 28.6%, MRI는 약 13.7%의 검사수가를 감액하는 등 장비의 사용기간, 촬영 횟수, 장비 성능 등에 따라 수가를 차등 적용하고 있다. 호주도 사용연수 10년 이상 장비로 찍으면 수가를 40% 감액하고, 일본은 장비의 성능별로 수가를 책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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