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부터 회까지…'영토 확장' 편의점 매출 쑥쑥
PB식품 더해 축산물·간편식 등 확장
"식품 매출 비중 더 늘어날 것"
국내 편의점 업계가 신선식품류를 포함한 식품류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고물가 지속 현상을 고려해 재출시한 간편식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를 공략 중이다. 편의점들이 먹거리 위주의 판매 전략을 펼치면서 식품 매출 비중이 매년 증가하는 반면, 전통적으로 매출 비중이 높았던 담배류의 비중은 줄고 있다.
축산·수산 등 신선식품에 힘주는 편의점
20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지난해 11월부터 일반 매장에서 삼겹살과 목살 등 냉장 축산상품을 일부 매장에서 상시 판매하고 있다. 기존에는 신선강화형 매장에서만 삼겹살을 한정 판매했는데, 편의점 장보기 수요가 증가한 점을 고려해 일반 매장까지 판매처를 넓혔다.
이로 인해 축산상품 매출도 덩달아 뛰었다. GS25의 올해 1월부터 2월12일까지의 냉장 삼겹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배가량 늘었다. 냉장 삼겹살과 목살 등 축산상품은 주로 유원지나 휴양지 인근 매장에서 인기가 높다는 게 GS25의 설명이다. 가까운 편의점에서 축산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끈 것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신선식품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수도권 지역 CU매장의 경우 활어회를 판매 중이다. 수산물 유통 플랫폼인 인어교주해적단과 함께 수산시장 활어회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다. 이 서비스는 재이용률이 74.1%에 달할 정도로 고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고물가에 가성비 간편식 잇따라 '재출시'
편의점 업계가 고물가 지속 현상을 고려해 재출시한 간편식도 불티나게 판매 중이다. GS25가 지난해 2월 배우 김혜자의 이름을 딴 '혜자 브랜드' 도시락 등을 재출시한 결과, 1년 만에 2800만개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루 평균 7만7000여개, 1분당 53.3개가 팔린 것으로 직접 매출 효과는 1100억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GS25 측은 혜자 브랜드 인기로 도시락 전체 매출이 직전해 대비 약 51%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재출시한 혜자 브랜드 상품은 가성비에 초점을 뒀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자장면 한 그릇의 평균 가격이 6000원을 훌쩍 넘지만, 혜자 도시락은 5000원대 가격으로 매대에 올랐다. 김밥도 시중 가격보다 저렴한 2000원 수준으로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GS관계자는 "과거에는 가성비하면 무조건 싼 개념이었지만, 지금은 구성 대비 가격이 착해야 한다"며 "혜자 브랜드 상품 역시 기본적으로 구성을 알차게 하면서 가격을 낮췄다"고 했다.
편의점 CU에서는 지난달 1000원짜리 삼각 김밥(매콤어묵 삼각김밥)을 5년 만에 재출시했다. 최근 인건비와 물가 상승 등으로 편의점 삼각 김밥이 개당 최대 1700원까지 오른 가운데, 가성비 높은 한 끼를 해결하고자 하는 수요를 겨냥해 재출시한 상품이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CU에 따르면, 매콤어묵 삼각김밥은 재출시 이후 1주일 만에 삼각김밥 판매 1위를 달성했다. 판매율도 점차 증가 추세다. 최근 일주일(2월 12일~18일)간 판매 신장률은 출시 첫 주 대비 15.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CU 관계자는 "880원짜리 육개장 라면에 1000원짜리 매콤어묵 삼각김밥을 함께하면 2000원이 채 안 되는 가격으로 점심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며 "향후에도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여러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식품류 강세에 매출 구조도 변화
주요 편의점들의 식품 제품군이 성장하면서 매출 구조도 변하고 있다. 오랜 기간 편의점에서 높은 판매 비중을 나타내던 담배류의 매출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식품의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이다. CU의 식품류 매출 비중은 2019년 54%에서 지난해 56.8%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담배의 매출 비중은 40.1%에서 37.3%로 줄었다. 2019년에는 식품과 담배의 매출 비중 차이가 13.9%포인트였지만, 지난해에는 19.5%로 격차가 벌어졌다.
GS25도 지난해 식품류의 매출 비중이 56.9%로 집계돼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담배 매출 비중은 37%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GS25의 식품과 담배 매출 비중 차이는 2020년 16%였지만, 지난해에는 19.9%까지 늘었다.
이는 전통적으로 담배 매출이 편의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음을 고려한다면 의미 있는 변화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편의점은 담배가게'라는 인식이 있을 정도로 담배의 매출 비중이 높았지만, 흡연율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매출 비중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의 식품을 중심으로 하는 변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 관계자는 "업계가 전반적으로 PB 상품 등을 출시하면서 식품류 제품군을 강화한 영향"이라며 "편의점 업계의 매출이 점차 느는 가운데 식품류의 매출 비중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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