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평산마을 있는 '낙동강벨트'...여·야 빅매치 대진표 속속 드러나
22대 총선이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른바 ‘부산·경남 낙동강 벨트’ 대진표가 정해지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낙동강 벨트는 낙동강이 지나는 지역이면서 보수정당 지지 성향이 강한 영남권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거나 접전을 펼쳐온 경남 동부권과 부산 서부권을 말한다.
경남에서는 16개 선거구 중 김해갑·김해을·양산갑·양산을 4곳이 낙동강 벨트에 속한다. 이 중 김해갑·김해을·양산을 3곳은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경남 지역구 의원 중 다선 중진의원을 배치해 탈환을 노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태호(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을 양산을, 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을 김해을에 각각 단수 공천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5일 재선인 김두관과 김정호 의원을 각각 양산을과 김해을에 단수 공천했다. 양산갑은 4선에 도전하는 국민의 힘 윤영석 의원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출신 민주당 이재영 후보가 21대 총선에 이어 두 번째로 맞붙는다. 국민의힘이 민주당 민홍철(3선) 의원이 출마하는 김해갑 공천만 확정하면 경남 낙동강벨트 4곳의 대진표가 갖춰진다. 현재 5선인 국민의힘 김영선(창원의창) 의원이 김해갑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낙동강 벨트는 과거 경남 다른 지역구와 마찬가지로 보수정당 후보가 우세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해시 진영 봉하마을로 귀향한 뒤 2009년 5월 서거하면서 표심에 변화가 생겼다. 양산시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다시 돌아와 살고 있어 진보정당 성지처럼 됐다.
특히 김해시와 양산시는 장유와 물금 등에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젊은 층이 유입된 것도 변화를 가져온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2004년 17대부터 2020년 21대까지 다섯 차례 총선에서 양산갑을 제외한 낙동강 벨트 유권자들은 민주당 계열(더불어민주당·민주통합당·통합민주당·열린우리당) 후보를 선택했다. 김해갑과 김해을은 민주당 계열 후보가 4번 승리했다. 인구 증가로 2016년 총선 때 처음 생긴 양산을은 두 번 총선 모두 민주당 계열 후보가 이겼다.
양산에 사는 배모(47·여)씨는“인지도 있는 후보가 대거 출마해 다른 총선 때보다 지역민 관심이 커진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반면 김해에 사는 김모(56)씨는 “연고도 없는 후보가 나오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기류도 있다”고 말했다
부산 낙동강 벨트도 대진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하갑 지역에선 국민의 힘 이성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단수공천을 받아 민주당 재선 최인호 의원과 대결한다. 이들은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 선후배 사이다.
북강서을에선 국민의힘 3선 중진인 김도읍 의원과 민주당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대결한다. 북강서갑 역시 전국적 관심을 끄는 격전지로 부상했다. 전 부산시장이자 5선 중진인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이 당내 험지인 이곳으로 뛰어들면서 민주당 재선 현역 전재수 의원과 맞대결이 성사되면서다. 북강서갑은 그동안 국민의힘 총선 자원을 찾지 못하는 등 여권 인사들의 기피 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던 곳이다. 서 의원이 당의 북강서갑 출마 요청에 화답하고 전략공천이 이뤄지면서 여야 ‘빅 매치’가 성사됐다.
국민의힘 경남도당 관계자는 “낙동강 벨트는 꼭 탈환해야 하는 지역이어서 당 중진 의원을 대거 투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낙동강 벨트는 우리도 양보할 수 없는 꼭 지켜야 할 자존심인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부산·양산=위성욱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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