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업 거부" "어쩔 계획"...의대생들 '동맹휴학' 두고 갈등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전국 의대생들이 20일 집단 휴학계를 제출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국 의대 학생대표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의대협) 내부에선 반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동맹휴학 이후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이날 임기를 마치는 우성진 의대협 비상대책위원장 후임자 선출을 놓고서도 갈등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의대생 동맹 휴학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전국 40개 대학 중 7개교에서 1133명이 휴학을 신청했다. 이 가운데, 군 휴학 2명, 일반 사정으로 인한 휴학 2명 등 총 4명의 휴학만 허가된 상황이다.
전국 의대생 약 2만 명을 대표하는 의대협에서 동맹휴학에 결의하면서 휴학 신청자 수는 큰 폭으로 늘 전망이다. 의대협은 20일 우성진 의대협 비대위원장의 후임으로 김건민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학생회장을 선출했다. 이어 전국 40개 의과대학 모두 동맹휴학을 하기로 했다. 각 의과대학 학생회장이 휴학계를 취합해 제출하기로 했다. 제출 시간은 학교별 상황에 따라 다르다.
의대협은 전날까지도 비대위원장 선출에 진통을 겪었다. 의대협은 지난 15일과 16일 잇따라 회의를 열고 동맹휴학과 함께 후임 비대위원장 선출에 합의했다. 하지만 전날까지도 동맹휴학 이후 대응을 책임질 비대위원장 자리에 자원자가 한 명도 나타나지 않으면서 의견을 모을 수 없었다.
전날엔 ‘카카오톡 제비뽑기’로 40명의 의과대 학생회장 중 3명을 뽑아 공동 비대위원장을 선임하는 방식이 고려되기도 했다. 이 방안은 ‘아무리 그래도 카카오가 의대협 비대위원장을 뽑는 건 아니지 않냐’는 일부의 반대로 추천 방식으로 전환됐다. 내부 회의를 거쳐 중앙대·차의과대학·순천향대 의과대 학생회장이 최종 3인에 추천됐다. 이 가운데 순천향대 의과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두 대학 학생회장은 고사했다고 한다.
의대협 논의 과정에서 동맹휴학 대신 ‘수업 거부’가 먼저라는 주장도 나왔다. 1년은 무조건 쉬어야 하는 휴학은 향후 진로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한 의대생은 “일단 휴학계를 제출하면서도 내심 학교에서 거절해주길 바라는 의대생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우성진 전임 비대위원장은 동맹휴학 논의 과정에서 “휴학 이후 계획이 뭐냐”고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동맹 휴학은 휴학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학교가 휴학 승인을 위해 학생에게 부모 동의나 지도교수 면담 등을 요구할 경우 의대생들은 수업 거부로 단체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의대 학생들에 대한 정부의 협박과 불이익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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