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76% 결근’ 제주대병원, 수술실 30% 축소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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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사인력 확대 방침에 반대하는 의료계 집단행동이 시작된 가운데 제주지역에서도 수술실 운영 축소, 응급실 인력 부족 등 '의료대란'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전공의 공백이 가장 큰 제주대학교병원은 당장 목요일부터 수술실 운영을 기존 12실에서 8실로 축소하고, 응급실 비상진료체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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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병원은 53명 사직
정부의 의사인력 확대 방침에 반대하는 의료계 집단행동이 시작된 가운데 제주지역에서도 수술실 운영 축소, 응급실 인력 부족 등 ‘의료대란’ 조짐이 보이고 있다.
20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전공의 141명 가운데 53명이 앞서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들을 포함한 103명이 이날 무단결근했다.
사직서 제출자는 전원 제주대학교병원 소속 전공의다.
제주대병원의 경우 타 병원 파견의 20명도 출근을 하지 않으면서, 전체 전공의 95명 중 76%(73명)가 결근 상태다.
한라병원은 전공의 35명 중 20명이 출근하지 않고 있다.
전공의들은 주로 응급실이나 마취, 당직 근무, 수술 보조 등 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사태가 장기화하면 응급의료 대응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전공의 공백이 가장 큰 제주대학교병원은 당장 목요일부터 수술실 운영을 기존 12실에서 8실로 축소하고, 응급실 비상진료체계에 돌입했다.
제주대병원 관계자는 “중증도에 따라 수술 순서를 조정, 축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응급실은 중증 응급환자 중심으로 운영한다.
제주대병원 응급실 입구에는 전공의 및 수련의 부재로 긴급도 및 중증도가 높은 심폐 정지, 응급 분만, 응급 투석 및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 1~2등급 환자를 우선 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나붙었다.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도 줄어들 전망이다.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19일 제주대병원을 방문한 한 환자는 “담당의로부터 입원은 가능하지만 일부 의료서비스가 기존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일부 응급의료기관은 다른 과 의사를 응급실 근무로 차출하며 24시간 응급실 운영 체계 유지에 나섰다.
서귀포의료원은 외과, 한국병원은 외과와 흉부외과 의사 각 1명을 응급실 근무조로 편성했다.
도내 6개 응급의료기관은 비상 상황 발생 시 상호 연계해 응급상황에 대처하기로 하면서 당장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파행이 장기화될 경우 응급실 정상 운영은 물론 차출된 부서의 의료 공백까지 우려된다.
제주도는 도내 전공의가 사직서 제출을 개시함에 따라 지난 6일 설치한 비상진료대책상황실을 19일부터 24시간 대응체계로 운영하고 있다.
의료 공백이 더 가시화되면 제주대병원과 지방의료원을 중심으로 평일 진료 시간을 확대하고, 주말과 공휴일 진료를 단계적으로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진료 공백이 확산되는 경우 보건소 연장 진료를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날부터 전공의 근무 상황 점검에 나섰다.
이는 정부가 전날 전공의 개인에 진료유지명령을 내린 데 따른 후속 점검이다.
제주대병원과 한라병원은 보건복지부가 하고, 나머지 4개 병원은 도가 현장조사를 나간다.
진료유지명령에 불응한 전공의에 대해서는 21일 이행여부 재확인을 실시해 정부가 진료개시명령을 내리게 된다.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면허정지 처분이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의료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처분을 받으면 의료인 결격 사유로 인정되기 떄문에 면허까지 취소될 수 있다.
다만 벌칙이 강하고 면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명령이어서 발동 여부는 숙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지역과 필수 의료를 살리기 위해 2025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현재 3058명에서 5058명으로 2000명 확대하는 안을 발표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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