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로 목욕을 한다고?_선배’s 어드바이스 #208
박지우 2024. 2. 20. 11:05
샤워 오일부터 배스 오일, 바디 오일까지! 사막처럼 건조한 피부엔 오일 세례를.
인류 역사를 지배한 스킨케어 제품을 꼽으라면 단연코 오일이다. 물과 오일을 섞어 안정시킨 크림은 20세기에야 대중화됐지만 오일은 이집트 제18왕조 파라오 투탕카멘(BC 1341~1323년)의 피라미드에서도 수많은 향유, 향고 형태로 발굴됐다. 그게 곧 최초라는 뜻은 아니니 구석기 시대, 아니 어쩌면 인류의 시작부터 오일을 바르면 피부가 촉촉해지고 보호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지도 모른다.
고대 문명 발상지들에선 올리브유, 아몬드유 등에 유향, 몰약, 장미 같은 향료를 우려내 썼는데 놀랍게도 재료부터 제조법까지 현재 시판 스킨케어 오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혹시 내 피부엔 피지선이 없는 게 아닐까?’ 의문이 들 만큼 사막 같은 피부라면 수천 년 전해진 비방대로 목욕부터 오일에 주목할 것.
「 샤워 오일 」
유럽에선 드럭스토어마다 있을 만큼 흔한 보디 클렌저, 피지를 녹이는 세정 성분은 적게, 오일과 보습 성분은 많이 넣어서 샤워와 보습이 동시에 되게 하는 원리다. 피부가 건조하다면 클렌저 거품을 충분히 내 박박 문질러야 개운하다는 강박부터 버려야 한다. 샤워 오일은 원래 거품이 많이 나지 않으며, 양을 늘려 억지로 거품을 내면 쓰는 의미가 없어진다. 샤워 오일로 마사지하듯 부드럽게 피부를 문지르고 헹군 후 미끈거리는 막이 보습 작용을 하니 그대로 두고 물기만 가볍게 닦아내면 된다.
「 배스 오일 」
고전 영화에서 욕조에 뭔지 모를 액체를 떨어뜨리고 입욕하는 장면 다들 봤을 것. 배스 솔트나 밤을 애용하는 우리와 달리 허브와 에센셜 오일을 오래도록 민간요법에 활용한 유럽에선 배스 오일을 흔히 쓴다. 욕조에 물을 채운 후 몇 방울부터 30mL 정도 떨어뜨려 향기와 보습 작용을 즐기는 입욕제다. 입욕 전용 배스 오일은 물에 닿으면 쉽게 유화돼 욕조에 기름 막을 남기지 않는 것이 많다. 배스 오일, 보디 오일 겸용 제품은 대부분 오일 성분이면서, 입욕제로 써도 향기가 나야 해 향료 농도가 높은 편이다. 배스 오일과 샤워 오일 겸용도 있다. 세정 성분을 더해 피부에 문지르면 거품이 약간 나는 제형이다. 역시 입욕을 마친 후 가볍게 물로 헹구면 된다.
「 바디 오일 」
샤워 오일 또는 배스 오일을 썼다면 고대 제사장처럼 목욕 의식 마무리도 오일로 하면 어떨까? 바르기만 하면 된다 생각하기 쉬운데 보디 오일도 용도가 다양하다. 드라이dry 오일은 끈적이는 걸 싫어하는 사람용이라 가볍고 빨리 흡수되며 스프레이 형태도 많다. 반대로 리치rich, 또는 너리싱nurishing 오일이라고 표기된 건 질감이 묵직해서 두꺼운 오일 보습 막을 만든다. 천천히 흡수되더라도 보습이 더 중요한 건성 피부에 맞는다. 퍼밍, 마사지 오일은 흡수시키기보다 문지르기 좋은 질감이며, 크게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유칼립투스, 로즈마리, 민트 등 에센셜 오일을 함유한 것과 라벤더, 재스민, 앰버, 시더 우드 등 주로 밤에 안정을 주는 오일을 쓴 계열이 있다. 오일 자체가 살을 빼 주진 않지만 마사지와 에센셜 오일 등 효과로 탄력이 떨어진 피부를 일시적으로 긴장시켜 탱탱해 보일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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