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박도 2024. 2. 2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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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은 정치적인 동물이다"고 했다.

최첨단 산업 사회인 오늘날은 강원도 산골에서 사는 한 서생의 일상조차도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의 영역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이승만이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당시 초대 대통령이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지만 대통령 재임 때, 특히 6.25전쟁 전후로 많은 사람들을 사지로 내몰았다네.

그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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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 칼럼] 12화 : <건국 전쟁> 관람 소감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은 정치적인 동물이다"고 했다. 최첨단 산업 사회인 오늘날은 강원도 산골에서 사는 한 서생의 일상조차도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의 영역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그리하여 산골 서생이 세상사를 한 발짝 떨어져 보고 듣고 느낀 점을 곧이곧대로 전하고 싶다. 내 글엔 신변잡담에서부터 이웃의 이야기, 더 나아가 나라와 겨레를 위한 우국충정까지 담고자 한다. 옛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과 같은 마음가짐과 좌고우면하지 않는 필치로 가능한 오늘과 내일을 살아갈 세대에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골라 나눌 계획이다. 독자 여러분의 큰 성원과 질책을 바란다. <편집자말>

[박도 기자]

 6.25전쟁 발발 직후 대전 근교 보도연맹 혐의자 처형 장면(1950. 7.)
ⓒ NARA(미국국립문서기록관리청)/ 이도영
 
요즘 상영되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 전쟁>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마침 미국에 사는 한 제자로부터 영화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이 왔기에 그에 대한 답장이다.
 
안녕하세요. 박 선생님!
몸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지요? 다름이 아니라 요즘 영화 <건국 전쟁>이 여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저도 김덕영 감독의 인터뷰 잘 보았습니다. 물론 영화니까 어느 정도 픽션이 들어갔겠지만 사람들이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언젠가 박 선생님께 한 번 말씀드린 바 있지만 역사는 항상 승자의 손에 의해 쓰이기에 왜곡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실감나는 것 같습니다. 박 선생님도 영화 <건국 전쟁>을 보시고 소감을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 미국 버지니아에서 제자 000 올림 
 
 6.25전쟁 중 대구 근교 부역혐의자 처형 장면(1951. 5.3.)
ⓒ NARA/ 이도영
 
이 선생! 마침 며칠 전, 나도 그 영화를 봤다네. 나는 이승만 대통령의 공과를 3대 7로 평가하고 싶네. 이승만이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당시 초대 대통령이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지만 대통령 재임 때, 특히 6.25전쟁 전후로 많은 사람들을 사지로 내몰았다네.

그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테지. 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너무나 많은 시민들을 정식 재판 절차도 없이 산골짜기로 데려가 학살케 한 것은 크나큰 잘못이지 않을까?

6.25 전쟁 직후인 내 어린시절 당시의 유행어는 '너 골로 가고 싶어?'란 말이었다네. 이는 곧 '너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산골짜기로 데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버리겠다'는 아주 무서운 말이었다네.

위의 사진이 그때의 유행어를 실증하고 있지 않는가. 적의 총칼 앞에 부역을 했다고 잡아들인 다음, 그들의 손으로 제 무덤을 파게 하고 그 자리에 처형을 한 뒤 그대로 묻어버렸지.
 
 중앙청 로비에서 열린 서울 수복기념식장에서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맥아더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1950. 9.)
ⓒ NARA
 
물론 그들이 이적 행위를 해서 그랬고, 그렇게 그들을 족족 처형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속한다고 말하겠지만 꼭 그 방법 밖에 없었을까? 이상 내 견해네. 그에 대한 판단은 자네 몫일세.
사진 한 장 더 보여줄까? 6.25 전쟁이 발발하자 이승만 대통령은 서울시민 몰래 남으로 피란을 갔다네. 영화에서도 '런(Run)승만'이라는 말이 나오더군. 그런 뒤 서울이 수복하자마자 적치하 부역한 자를 잡아들인 뒤 그 가운데 일부는 미아리 골짜기로 데려가 즉결 처형했다네. 
 
 서울 수복 후 부역자들을 완장 찬 우익 청년들이 연행하고 있다.
ⓒ NARA
 
그런데 영화에서는 서울 시민들 몰래 도망간 대통령을 미화하고 있다는 점이 내 눈에 매우 거북하게 보였다네. 마치 임진왜란 때 그 잘난 선조 임금을 떠올리게 했지.
6.25 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서울을 지키다가 전사했다면 이미 광화문 광장에는 이승만 동상이 섰음은 물론이고, '이승만 광장'으로 명명되었을 거네. 하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이승만 기념관을 세우고 이승만 동상을 세우는 일은 일은 나는 반대네. 또 다시 머지 않아 쇠사슬에 묶인 이승만의 동상이 종로나 을지로로 끌려다니는 두 번의 역사 어리석음을 후세에게 보여주지 않게 하고자...
 
 남산에 세워졌던 이승만 동상.... 4.19 이후 쇠사슬에 묶인 채 종로, 을지로로 끌려다니는 수난을 겪었다.
ⓒ 국가기록원
 
나, 자네 무척 보고 싶네. 언젠가 불쑥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안녕!
고국 원주 치악산 밑에서
옛 훈장 박도 올림 
 
 부역자 처형장면(서울 근교, 1950. 4.)
ⓒ NARA/ 이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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