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게임백과사전] 이게 최선입니까? 충격과 공포의 여성 캐릭터
최근 게임업계에 PC(정치적 올바름) 주의가 퍼지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PC 주의라는 용어 자체는 차별적인 언어를 순화하자는 것이니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과도한 PC주의로 인해 원하지 않는 것까지 강요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난해 원작에서 백인이었던 인어공주를 흑인으로 바꿔서 전 세계 팬들에게 외면 받았던 인어공주 실사 영화처럼 게임에서도 미모를 담당해야 할 여자 주인공을 일부러 못 생기게 만드는 게임들이 늘어나고 있어 거센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현실에서 예쁘게 생긴 아이돌을 선망하는 이들이 많은 것처럼, 게임에서도 예쁜 캐릭터들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스퀘어에닉스의 인기작 니어 오토마타는 역대급으로 섹시한 엉덩이 라인을 뽐낸 여주인공 2B 때문에 판매량이 두배 이상 늘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자랑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도 캐릭터 외모 때문에 얼라이언스와 호드 종족의 비율이 심한 차이를 보였으나, 호드 종족에 예쁜 블러드엘프 종족이 추가되면서 종족비율이 역전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리즈 최고 인기를 자랑했던 몬스터헌터 월드에서는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보게 되는 접수원이 하도 못 생겨서, 이용자들이 직접 접수원 얼굴을 예쁘게 바꾼 모드가 엄청난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등장하는 게임들을 보면 일부러 못 생기게 만들어도 이것보다 심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드는 충격과 공포의 여성 캐릭터들이 엄청나게 늘어나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세계관과 액션만 보면 라라 크로포드의 뒤를 잇는 새로운 여전사의 탄생이라고 극찬을 받았던 호라이즌 제로 던은 유일한 단점이 그래픽에 비해 너무 평범한 외모를 지닌 주인공 에일로이라는 평가를 받은 게임입니다. 심지어 후속편인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는 더 심하게 망가진 외모로 등장해 ‘전날 라면 먹고 잔건가?’, ‘차라리 벌에 쏘여서 부은거고, 약 먹으면 다시 1편으로 모습으로 돌아갈거라고 해라!’ 등의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에일로이의 얼굴이 엄청나게 매력적인 외모를 자랑하는 네덜란드 배우 하나 훅스트라의 얼굴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제는 고인이 되신 유명 배우 랜스 레딕의 외모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사일렌스 캐릭터를 보면 모델링 실력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정말 의문입니다.
EA의 유명 SF 게임 시리즈인 매스이펙트 시리즈를 정말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린 4편 매스 이펙트 안드로메다 역시 외모 논란으로 엄청난 비난을 받은 게임입니다. 게임 중에 등장하는 남자 캐릭터들은 전부 BTS 뺨치게 미소년으로 등장하는데, 여성 캐릭터들은 어떻게 만들어도 예쁘게 안나옵니다. 심지어 타 종족에게 가장 매혹적인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에 종족을 불문하고 무조건 성적 매력을 느끼게 된다는 설정인 아사리족 동료 ‘피비’는 아무리 봐도 닌자거북이처럼 보입니다. 캐릭터 성격 자체는 매우 매력적이지만, 얼굴을 볼 때마다 세계관이 망가지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최근 DC 게임의 부활로 엄청난 기대를 받았던 수어사이드 스쿼드 역시 중요 캐릭터 중 하나인 할리퀸이 엄청나게 강력해보이는(?) 외모로 등장해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할리퀸 캐릭터 하나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주인공 중 비주얼을 담당해야 할 할리퀸의 외모가 저렇게 나오는 바람에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 강해진 느낌입니다. 캣우먼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미셸 파이퍼처럼 할리퀸의 새로운 역사를 쓴 마고 로비 얼굴은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요?
또한, MS의 기대작 페이블의 경우에는 예고편에 등장한 여성 캐릭터의 외모 때문에 게임이 출시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말이 많네요. 진정한 PC주의 게임이라고 불리는 에이펙스 레전드처럼 모든 캐릭터가 그렇게 등장하면 그냥 컨셉이려니 하겠지만, 유독 여성 캐릭터만 이렇게 만드니 어이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서구권 개발사들의 캐릭터 모델링 실력이 떨어져서 예쁘게 만들고 싶어도 못만든 것도 아닙니다. 툼레이더 리부터 시리즈에서는 이전 작에서 폴리곤의 각진 캐릭터로 등장했던 라라 크로포드를 정말 매력적인 여성으로 부활시켰고,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에 등장하는 리벳은 동물 캐릭터도 이렇게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으니까요!
이렇다보니 캐릭터 외모를 중시하는 아시아권뿐만 아니라 서구권에서도 여성 캐릭터 외모에 대한 비판이 갈수록 더 거세지면서, 시프트업이 올해 출시를 예고한 스텔라 블레이드가 매력적인 주인공 때문에 올해 PS5 최고 기대작으로 떠오르는 중입니다. 반대로 여성 캐릭터가 너무 예뼈서 여성을 성상품화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같이 나오고 있네요.
흥미로운 점은 못생긴 주인공 에일로이가 유일한 단점이라고 지적받았던 호라이즌 시리즈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신작을 엔씨소프트에서 개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요즘 엔씨소프트가 너무 리니지만 만든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는 하나, 최소한 여성 캐릭터 외모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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