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도 나 없으면 안 되지만 나도 애들 없으면 안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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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개 도살장과 번식장이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경악을 금치 못할 잔인한 환경과 인간성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주안쉼터 김영란 소장님의 눈에 띈 선학동 도살장은 뜬 장에 개들을 가둬 밥도 물도 제대로 챙겨주지 않는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힘없는 아이들을 가두어 놓고 돈 몇 푼에 도살하여 떠넘기는 개농장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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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홍 기자]
▲ 옛 주안쉼터 현관에 모여 낮잠을 청하는 아이들 |
ⓒ 주안쉼터 |
한동안 개 도살장과 번식장이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경악을 금치 못할 잔인한 환경과 인간성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번식장에 갇힌 개들은 그저 새끼를 낳기 위해 죽지 않을 만큼만 살고 있었으며, 더 이상 이용 가치가 없어진 개는 무자비한 방법으로 죽임을 당했다.
그중에서는 눈물을 흘리는 개도 있었고 죽으러 가는 길을 아는 듯이 발버둥 치는 개도 있었다. 하지만 인간은 아무렇지 않게 끌고 가 머리를 내리치고 땅에 내던졌다.
이것은 마치 악마가 살아있는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한 생명이 또 다른 생명을 아무 감정 없이 해치는 일이 가당키나 한가?
▲ 주안쉼터 김영란 소장님이 개를 구조해 온 도살장 |
ⓒ 주안쉼터 |
▲ 뜬 장에 갇혀있는 개의 모습 |
ⓒ 주안쉼터 |
주안쉼터 김영란 소장님의 눈에 띈 선학동 도살장은 뜬 장에 개들을 가둬 밥도 물도 제대로 챙겨주지 않는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힘없는 아이들을 가두어 놓고 돈 몇 푼에 도살하여 떠넘기는 개농장이기도 했다.
소장님은 이 모습을 결코 지나칠 수 없었다. 아이들의 눈은 삶을 포기한 듯했지만 그럼에도 살려야만 했다. 그래서 매일 같이 이곳을 찾았다. 틈틈이 짬을 내어 본인의 식사는 거르더라도 개들의 식사는 챙겨주어야 했다.
▲ 얼굴조차 가늠이 되지 않는 아이 |
ⓒ 주안쉼터 |
소장님의 발길을 잡은 것은 이 아이. 눈이 어딘지, 입이 어딘지도 분간이 되지 않는 그야말로 누더기 상태였다. 목욕은커녕 미용도 이루어지지 않아 털이 엉키다 못해 딱딱하게 굳어 있었고, 군데군데 시커멓게 때가 타 악취가 났다.
▲ 도살장에서 구조된 '보석이' |
ⓒ 주안쉼터 |
결국 소장님은 아이를 구조했다. 도저히 뜬 눈으로 지켜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의 아이를 조마조마한 가슴으로 들쳐업고 무작정 뛰었다. 도살장 주인은 끈질긴 소장님의 방문과 설득에 몇 마리를 내어주었고 그렇게 소장님은 도살장에서 첫 구조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 초창기 주안쉼터 도살장 개들과 유기견들을 구조하여 함께 지내게 된 당시 쉼터 모습 |
ⓒ 주안쉼터 |
아이들이 하나둘 늘어나며 소장님의 집은 어느덧 보호소가 되었다. 처음부터 이럴 생각은 아니었지만 눈에 밟히는 아이를 데려오다 보니 어느새 수십 마리의 유기 동물이 지내게 되었다.
▲ 현재 주안쉼터 약 40여 마리의 유기묘가 살고 있는 주안쉼터 |
ⓒ 주안쉼터 |
주안쉼터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후원자의 도움과 소장님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수십 마리의 개와 고양이가 모여 살며 온기를 나누고 있다. 대부분 아프고 노령인 아이들이라서 소장님의 하루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그럼에도 이 일을 멈출 수는 없다.
▲ 주안쉼터 김영란 소장님 |
ⓒ 김영란 |
김영란 소장님은 70세를 앞둔 나이임에도 여전히 아이들의 돌봄이 우선이다. 가끔은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다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지만, 그럴 때면 곁에 다가와 안기는 녀석들을 도저히 내칠 수가 없다.
▲ 현재는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 '콩돌이' |
ⓒ 이서홍 |
우리의 삶에는 숨은 영웅이 있다. 어쩌면 이러한 영웅 덕분에 이 사회가 아직은 살아갈 만한 것일지도 모른다. 여럿의 생명을 책임지고 사랑하는 주안쉼터 김영란 소장님은 아이들의 영웅이자 엄마이자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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