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밸류업 성공 배경은…"체면·후발주자·도쿄거래소"

김민영 2024. 2. 20. 09:1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일본에서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유로 일본의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와 '후발적으로 잘 따르는 기업 특성', '도쿄증권거래소(TSE)의 영향력' 등이 뒷받침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한국은 일본의 체면 문화가 없고 한국거래소의 위상이 도쿄 증권거래소에 비하긴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제시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정교해야 할 것"이라며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초대형 장기투자자 90곳과의 인터뷰를 통해 피드백을 받고 반영한 만큼, 우리도 기업과 기관, 외국인 투자자의 의견을 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업거버넌스포럼 세미나
체면 중시 문화가 제도 안착 요인

일본에서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유로 일본의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와 '후발적으로 잘 따르는 기업 특성', '도쿄증권거래소(TSE)의 영향력' 등이 뒷받침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한국의 기업 문화에 맞게 강력한 규제를 병행해야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거래소에서 닛케이225지수가 엔화 약세로 6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19일 코다이라 류시로 일본 니케이 신문 선임기자는 한국거버넌스포럼이 개최한 '일본의 기업거버넌스 개혁에서 배운다' 세미나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코다이라 기자는 일본 니케이 신문에서 30년간 금융시장을 취재해 온 전문가로, '글로벌 기업 지배구조', '아시아 자본주의', 'ESG의 이해' 등의 저서를 집필했다.

고다이라 기자는 도쿄증권거래소의 PBR 개혁 조치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일본인의 체면을 중시하는 성격과 후발주자로서 모범사례를 충실히 따라가는 문화, 거래소의 막대한 영향력 등 3가지를 언급했다.

그는 "일본은 같은 산업에 있는 회사가 주주가치를 증진시키면서 좋은 계획 발표하게 되면 같은 업계에 있는 회사도 따르게 된다. 안 그러면 체면이 구겨지기 때문"이라며 "증권거래소는 이런 기업의 관행을 잘 포착해서 (기업가치 제고를)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기업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걸 잘하기보다는 굉장히 좋은 양식, 모범 사례들을 따르는 걸 잘 한다"며 "도쿄증권거래소가 모범 사례들과 좋은 템플릿을 잘 제시했다"고 부연했다. 체면을 중요시하는 일본 문화가 일본 기업들로 하여금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경쟁적으로 제시하고 따르도록 했다는 것이다.

'PBR 개혁'을 주도한 도쿄증권거래소에 대해선 "일본 시장에 있어서 어마어마한 영향력 갖고 금융 당국과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고다이라 기자는 도쿄증권거래소의 이 같은 노력과 그를 충실히 따르는 기업들 때문에 미쓰비시 같은 기업은 최고주주활동책임자(CSEO·Chief Stakeholder Engagement Officer) 선임과 주주를 위한 별도의 웹페이지 개설 등을 통해 시장과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문화적인 특징 덕분에 주식시장이 빠르게 개혁할 수 있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도쿄증권거래소 같은) 권위 있는 기관을 잘 따르는데 한국도 유사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한국은 일본의 체면 문화가 없고 한국거래소의 위상이 도쿄 증권거래소에 비하긴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제시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정교해야 할 것"이라며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초대형 장기투자자 90곳과의 인터뷰를 통해 피드백을 받고 반영한 만큼, 우리도 기업과 기관, 외국인 투자자의 의견을 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고다이라 기자는 "체면 문화, 거래소의 권위가 한국에서 통하지 않는 요인이라면 모든 걸 양식화하고 기업 문화에 녹여내는 게 유효한 전략이 될 것 같다"며 "한국에서는 좀 더 엄격한 규제, 규정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여겨진다면 (한국의) 증권거래소에서 좀 더 엄격하고 딱 떨어지는 규제를 마련해서 상장사에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