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떨기 꽃이 아닌 ‘홀씨’가 된 아이유, 음원 퀸 시동 건다 ①
김지혜 2024. 2. 20. 05:30
아이유가 30대의 첫 앨범을 선보인다. 20일 발매하는 여섯 번째 미니앨범 ‘더 위닝’(The Winning)은 아이유가 2021년 12월 발매한 ‘조각집’ 이후 2년만의 신보이자, 30대가 된 이후 처음 발매하는 앨범이다. 아이유는 ‘스물셋’, ‘팔레트’, ‘라일락’, ‘블루밍’ 등 늘 노래 가사를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했던 만큼 이번에는 어떤 메시지를 들고 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더 위닝’은 아이유의 욕심이 잘 드러난 앨범이다. 미니 음반임에도 정규 앨범에 버금가는 스케일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앨범에 실린 5개 곡 가운데 3곡이 뮤직비디오로 만들어졌다. 가수와 배우를 오가며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아이유여서인지 뮤직비디오마다 아이유가 등장한다.
‘더 위닝’은 아이유의 욕심이 잘 드러난 앨범이다. 미니 음반임에도 정규 앨범에 버금가는 스케일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앨범에 실린 5개 곡 가운데 3곡이 뮤직비디오로 만들어졌다. 가수와 배우를 오가며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아이유여서인지 뮤직비디오마다 아이유가 등장한다.
무서운 건 화제성이다. 선공개 곡 ‘러브 윈즈 올’은 발매 한 시간 만에 멜론 ‘톱100’ 차트 1위에 올랐다. 그리고 발매된 지 4주째인 현재까지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특히 뮤직비디오에는 군 복무 중인 방탄소년단 뷔가 출연해 더 큰 화제를 모았다.
뜨거운 반응만큼 잡음도 존재했다. 초기 제목은 ‘러브 윈즈’였지만, 해당 문구가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문구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제목을 ‘러브 윈즈 올’로 수정했다. 또 ‘러브 윈즈 올’ 뮤직비디오에서 장애를 가진 두 사람이 캠코더 속에는 장애가 없이 행복한 모습으로 연출된 장면이 장애인을 비하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나왔다.
‘러브 윈즈 올’은 논란에도 최근 음악 방송 ‘인기가요’에서 아이유의 출연 없이도 (여자)아이들 ‘슈퍼 레이디’, ‘와이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타이틀곡이 아닌 수록곡만으로도 엄청난 화력을 보여주면서 아이유는 스스로 ‘음원 퀸’의 귀환을 알렸다.
주목해야 할 점은 왜 아이유가 ‘러브 윈즈 올’을 선공개 곡으로 선택했느냐는 거다. 그간 아이유는 ‘나+이’를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다. ‘스물셋’에선 스물셋의 발랄함을, ‘팔레트’에선 다소 깊어진 스물다섯의 속내를 전했다.
‘에잇’에선 성숙한 감정을 끌어냈고, ‘라일락’에서는 20대와의 찬란한 이별을 그려내며 공감을 자아냈다. ‘러브 윈즈 올’에서 아이유는 사랑이 모든 것을 이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나이’가 아닌 ‘사랑’에 빗대 현재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와 조금은 달라진 방향성을 보인 아이유. 지난해 12월 BTS 슈가의 유튜브 방송 토크쇼 ‘슈취타’에 출연해 새 앨범에 대해 “메시지를 담는 대신 직관적인 가사를 쓸 것”이라는 포부가 이해되는 부분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앨범의 더블 타이틀 곡인 ‘홀씨’(Holssi)와 ‘쇼퍼’(Shopper)에 대한 기대가 자연스레 커진다.
‘한 떨기 스물셋 좀 아가씨 태가 나네 ♬.’ 아이유 ‘스물셋’ 가사 중 일부다. 20대에 꽃이 되고 싶었던 아이유는 지난 17일 공개된 ‘홀씨’ 뮤직비디오에서 이렇게 말한다. “전해줘 걔는 홀씨가 됐다고” 그리고 뮤직비디오는 하늘에 홀 홀 나부끼는 홀씨로 화면이 꽉 찬다.
이처럼 아이유는 언젠간 만개할 거라고 생각했던 20대의 자신과 달리, 30대가 된 본인은 꽃이 될 이유가 없다는 걸 깨닫고 자유롭게 살기로 결심했다는 걸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그의 자유로움과 개성은 ‘홀씨’ 가사와 뮤직비디오뿐 아닌 앨범 곳곳에 묻어나 있다.
지난 14일 공개된 ‘쇼퍼’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은 한편의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했다. 어두운 밤, 한 마트를 배경으로 한 곳에서 금발로 염색한 아이유가 망원경을 들고 등장한다. 그때 갑자기 전등이 켜지면서 미지의 공간으로 화면이 전환된다. 독특한 색감 역시 눈에 띄었다. 또 ‘쇼퍼’ 특유의 시원한 기타 사운드가 귀를 자극했다. 청춘 드라마 같았던 ‘러브 윈즈 올’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3번 트랙 ‘쉬(Shh)…’는 화려한 피처링진으로 변주를 더했다. 뉴진스 혜인과 롤러코스터 조원선이 피처링으로 이름을 올렸다. 스페셜 내레이션을 맡은 주인공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쉬…’ 뮤직비디오에 중화권 배우 탕웨이 출연 소식이 알려지면서 놀라움을 자아냈다. 뮤직비디오 속 아이유는 탕웨이의 엄마, 친구 역할을 하며 흥미로운 관계를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헌 대중음악 평론가는 “현재 아이유는 한국에서 독보적인 솔로 아티스트로 경력을 쌓아왔다. 대체 불가한 위치에 있는 건 사실”이라며 “드라마, 영화에도 많이 출연했고 연기에도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본인의 음악적 위상을 크게 활용하려 한 시도가 이번 앨범에 보인다. 아이유기에 할 수 있는 큰 규모의 뮤직비디오와 앨범”이라고 평가했다.
아이유의 새 미니앨범 ‘더 위닝’은 20일 오후 6시에 공개되며, 이와 함께 아이유는 올해 상반기에 5년 만의 월드 투어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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