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친화 앞세운 주주제안 봇물… 자세히 보면 사익추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일반 주주가 아닌 총수 일가나 행동주의 펀드 등의 주주 제안이 늘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일부 주주제안은 보유 지분 비싸게 팔기, 경영권 획득, 펀드 홍보 등의 사익을 주주 친화라는 공익으로 포장하는 측면이 있다"며 "무책임한 제안이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총수일가·행동펀드 주주환원 강조
주가상승 VS 기업 경쟁력 훼손 우려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일반 주주가 아닌 총수 일가나 행동주의 펀드 등의 주주 제안이 늘고 있다. 이들은 주주환원 강화, 지배구조 개선 등 ‘반대하기 힘든’ 명분을 내걸고 있다. 최근 정부의 주주환원 강화 기조도 이들에 우호적이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주가 상승을 바라는 일반 투자자들의 호응 분위기에 편승해 기업 경쟁력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19일 산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박철완 전 상무는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지분율 0.03%)에 주주제안 권리를 위임했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차파트너스는 금호석유화학 측에 자사주 전량 소각,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의 선임 등 안건을 제안했다. 박 전 상무는 공시 이후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 소액주주 권리 보장,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 등에 필요한 권한을 차파트너스에 위임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상무는 지난 2021년 자신이 아닌 박준경 사장(당시 전무)을 중심으로 금호석유화학 후계 구도가 구체화하자, 삼촌인 박찬구 회장과의 공동보유 특별관계를 해소했다. 이후 2년간 주주제안을 통해 박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지만, 매번 표 대결에서 졌다.
한미약품도 경영권 분쟁의 한 쪽 당사자가 주주제안을 내놨다. 한미약품그룹이 지난 1월 OCI그룹과의 통합 계획을 밝힌 이후 창업주 장·차남이 거세게 반대하고 나서면서 경영권 갈등이 촉발됐다.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자신들을 포함한 총 6명을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부쳐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주주제안의 목적은 단순 이사회 진입이 아니라, 지주사와 자회사의 각자 대표이사로 한미그룹을 경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알미늄은 오는 23일 정기주총을 앞두고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주주제안을 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 이사의 충실 의무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포함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물산은 행동주의 펀드 5곳과 맞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15일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에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시티오브런던 등 5곳이 공동으로 제안한 자사주 매입과 현금배당 안건을 의안으로 상정한다고 밝혔다.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 이행에 필요한 돈은 총 1조2364억원이다. 다만 5개 헤지펀드들의 합산 지분율(1.46%)이 낮아 제안의 수용 가능성은 작다는 게 중론이다. 삼성물산 측은 “1조원 넘는 규모의 현금이 유출되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재원 확보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산업계 관계자는 “일부 주주제안은 보유 지분 비싸게 팔기, 경영권 획득, 펀드 홍보 등의 사익을 주주 친화라는 공익으로 포장하는 측면이 있다”며 “무책임한 제안이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뢰 잃은 한국증시, 전시 팔레스타인보다 더 떨어졌다
- “또 새마을금고?” 연체율 한 달 새 1%P 넘게 뛰어… 캠코에 SOS
- 손흥민의 고민 “훌륭한 축구선수가 되려면…”
- 서울 아파트 전월세 꿈틀… 호가 오르고 매물 빠져
- 뺨 맞고 따돌림도… ‘경로당 폭력’ 사각지대 7080 어르신들
- ‘반쪽’된 늘봄학교… 부산·전남 100%인데 서울은 6%만 신청
- 클린스만의 재테크…“8년전 미국서도 위약금 64억 먹튀”
- “유동규 차량이 2초 뒤 진입”…경찰, ‘화물차 사고’ 종결
- ‘부앙’ 급 돌진…주차타워 차량 3m 추락, 운전자 다쳐
- “동생 인성 그따위” 악플 난장판 된 이강인 누나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