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이 돼버린 예술, 다시 시대의 ‘희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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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희망'이 돼야 할 예술이 시대의 '우상'이 돼가고 있다는 기독 예술계의 자조가 팽배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믿음은 어떻게 크리스천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에 영감과 동력을 줄까.
이날 포럼에선 화가 설치미술가 사진작가 등 4인의 크리스천 예술가들이 '믿음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를 주제로 자신의 작품 세계와 그 속에 담긴 고백을 꺼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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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희망’이 돼야 할 예술이 시대의 ‘우상’이 돼가고 있다는 기독 예술계의 자조가 팽배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믿음은 어떻게 크리스천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에 영감과 동력을 줄까. 이 질문에 대한 고찰이 담긴 작품과 그 세계관을 소개해 온 한국기독교시각예술포럼(Ch-포럼·대표 심상용 교수)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 집에서 제5회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선 화가 설치미술가 사진작가 등 4인의 크리스천 예술가들이 ‘믿음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를 주제로 자신의 작품 세계와 그 속에 담긴 고백을 꺼내 놨다.
첫 번째로 등단한 발표자부터 시선을 끌었다. 독보적인 창법과 음악성으로 대중에게 감동을 선사해 온 가수 나얼이 이날은 화가이자 설치미술가로 나섰다. 매체예술과 서양화 전공자로서 그동안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한 24년차 작가지만 기독교계 포럼이나 세미나 발표자로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는 주제 문장을 스크린에 띄운 채 무대에 오른 그는 작품의 모티브가 된 성경 구절과 그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을 하나씩 소개했다. 핵심 이미지와 텍스트를 콜라주 드로잉 페인팅 등 다양한 질감의 기법으로 표현해낸 작품 속엔 작가 나얼 특유의 직설적인 메시지와 삶의 방향성이 오롯이 드러났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남성과 여성이 창조됨’(창 1:27)을 보여주는 작품엔 진화론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는 찰스 다윈의 얼굴과 원숭이의 몸, 감각적인 글씨체의 영문 성경구절을 합성해 직관적인 이미지를 선보인다. 그런가 하면, ‘우리는 믿음으로 걷고 보는 것으로 걷지 아니하노라’(고후 5:7)라는 구절을 보여줄 땐 아픔의 정서와 둔탁한 질감이 느껴지는 연필 드로잉으로 흑인 시각 장애인의 이미지를 창조해냈다.
나얼은 “몸은 정신이 지배하고 정신은 영이 지배하는 특성을 보면 어떤 영의 지배를 받느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는 게 당연하다”며 “어느 시대보다 위태로운 시기를 지나는 지금, 하나님의 영으로 복음을 전하는 크리스천 예술가들의 영향력이 크다”고 전했다. 자신을 포토그래픽 아티스트로 소개한 이름 작가는 “라틴어로 ‘어두운 방’을 뜻하는 카메라는 셔터가 열리는 순간 빛이 들어오며 세상이 담긴다”며 “하나님이 만물에게 빛이라는 선물을 주심으로써 세상을 창조하는 과정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춘수의 시 ‘꽃’에서 이름의 존재성을 알 수 있는 것처럼 대상을 촬영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존재성을 창조시키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관계성과 다양한 의미가 생성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임현락(한국화가) 허보리(화가, 설치미술가) 작가의 발표가 이어졌다. 발표 후에는 4인의 발표자가 기독 문화계 전문가와 질의와 토론을 펼치며 확장된 작품 세계와 방향성을 확인했다.
이번 포럼의 대주제는 ‘중력과 은총’이었다. 주제발표에 나선 심상용(서울대 미술관장) 교수는 20세기 프랑스 철학가 시몬 베유의 저서 ‘중력과 은총’(문학과 지성사)을 소개하며 에너지를 밑으로 끌어내리는 중력과 이에 상반된 상승 기류로서의 은총을 설명했다. 심 교수는 “인간의 마음은 심하게 부패한 상태로 중력의 잡아끄는 힘에 의해 혼돈과 표류를 반복한다”며 “중력에 맞서는 유일한 가능성은 중력을 압도하는 초자연적 은총뿐”이라고 역설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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