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명예박사 조수미 “예술은 과학과 뗄 수 없는 관계” [최준호의 사이언스&]
[최준호의 사이언스&] KAIST 명예박사 조수미 인터뷰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 초빙석학교수가 16일 오후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2024 학위수여식에서 이광형 총장으로부터 명예박사학위를 수여 받은 뒤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2/20/joongang/20240220004057713ryju.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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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초빙석학교수로 임용
AI 연주기술 개발 위한 연구도
올해 졸업식서 명예학위 받아
"나만의 아리아 맘껏 펼치기를"
」
명예박사가 된 걸 축하한다.
A : 기쁨에 앞서 큰 책임을 느낀다. 오페라 가수로 시작해 이제는 과학기술과 융합한 문화예술에 대하여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해 주신 KAIST에 감사드린다. 이 분야에 더욱 열심히 도전해 미래 예술 세계의 방향을 제시할 만한 연구를 해 보라는 취지로 받아들이겠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 초빙석학교수가 16일 오후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2024 학위수여식에서 이광형 총장으로부터 명예박사학위를 수여 받은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2/20/joongang/20240220004059091hwjo.jpg)
근황이 궁금하다.
A : 여전히 너무 바쁘다. KAIST 졸업식 전날 파리에서 귀국했다. 그 전까지는 오는 7월에 프랑스에서 열릴 조수미 국제콩쿠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 이름을 걸고 하는 콩쿠르다 보니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코로나 이후 급격히 늘어난 공연도 바쁜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조수미는 지난해 7월 자신의 이름을 딴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 올해 첫해로, 프랑스 10대 고성 중의 하나인 라페르테앙보 성에서 매년 콩쿠르를 열 예정이다.)
오페라 가수가 공대 교수가 된 이유가 궁금하다.
A : 이광형 총장께서 음악과 예술로 따뜻한 감성적인 면을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제의하셨다. 고민을 많이 했다. 공연 일정 때문에 굉장히 바쁘기도 했지만, ‘음악과 과학의 공통점이 뭘까’,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하는 마음이었다. 일주일 넘게 고민하다가 용기를 내 수락했다. 평소 KAIST가 일궈낸 업적에 대한 존경심과 자랑스러운 마음이 있었던 데다, 뭔가 조금이라도 대한민국과 KAIST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설렘도 있었다. 워낙 새로운 것에 대해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 초빙석학교수가 16일 오후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2024 학위수여식에서 이광형 총장으로부터 명예박사학위를 수여 받은 뒤 연설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2/20/joongang/20240220004100352shvi.jpg)
KAIST 교수 4년 차다. 그간 어떤 일을 했나.
A : 재미있었다. 제가 오히려 배우는 게 매우 많았다. 항상 설렜다. 학생들한테 받는 에너지도 굉장했다. 학교에서 내 이름을 딴 공연예술 연구센터를 만들어 주셨다. 여기서 같이 관련 연구도 하고 공연도 했다. 인공지능(AI)이 전문 연주자처럼 표현력 있게 연주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거였다. AI 피아니스트의 반주에 맞춰 노래도 부르고, 제 아바타를 만들어 콘서트도 했다. 앞으론 나의 20대 젊은 시절 목소리 데이터를 활용해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가까이서 경험한 과학기술이 좀 다르던가?
A : 그간 제가 잘 느끼지 못했지만, 과학적인 배경 속에서 살았다는 걸 실감했다. 오페라 하우스의 복잡하고 위험할 수 있는 무대, 첨단 기술을 이용한 리코딩 작업 등 이제 예술은 과학기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가 됐다.
부른 여러 노래 중 가장 애정이 가는 곡을 뽑으라면.
A : ‘나 가거든’(드라마 명성황후의 대표적인 삽입곡). 이 노래는 사실 클래식은 아니지만, 20년이 지나도 아직 많은 사람이 듣고 부르는 명곡이다. 외국에 혼자 있을 때나 가만히 명상에 잠길 때 이 노래를 불러보면 가사와 멜로디를 통해 그리움이 많이 가신다. 모국에서 멀리 떠나 있어도 이 노래를 부르면 가까이 있는 것 같다. 한국 사람들에게 명곡이라 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이날 명예 과학기술학 박사학위를 받은 소프라노 조수미 문화기술대학원 초빙석학교수와 인사하고 있다.[사진 [대통령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2/20/joongang/20240220004101739fbdy.jpg)
Q : 주로 머무르는 곳이 프랑스인가.
아무 데나 다 간다. 어딘가 가고 싶을 때 혼자서 비행기 타고 3일 쉬고 오는 식이다. 지난 생일도 마라케시(모로코)에서 혼자 보냈고, 지난 1월 1일은 후쿠오카에서 혼자 보냈다. 그다음엔 베트남에도 혼자 가서 지냈다. 그런 곳에서 현지인들과 만나 얘기하고 그들이 먹는 음식, 그들이 듣는 음악, 이런 걸 가까이서 보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를 받을 땐 어떡하나.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다. 혹 그럴 땐 잠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내가 그랬나?’하고 잊어버린다. 굉장히 좋은 성격이라 생각한다.
종교가 있나.
A : 천주교다. 세례명이 ‘테레사’다. 하지만 종교를 떠나서 나만의 세계가 있다. 예전에는 무대에서만 그렇게 느꼈는데, 요즘은 경험도 쌓이고 나이도 들다 보니 일상생활에서도 그런 기분이 들 때가 많다. 나이를 그냥 먹는 게 아니고, 경험이라는 게 그냥 쌓이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항상 혼자 살았지만, 앞으로도 혼자 재미있게 또 행복하게 사는 법을 더 깨달아야 할 것 같다.
반어법적 심정일까. ‘세기의 연인’ 조수미에게서 외로움이 느껴졌다. 조수미의 첫 책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에는 그의 음악 인생뿐 아니라 사랑 얘기도 가득하다. 대학 1학년 시절 첫사랑 'K 군'과의 사랑은 그가 인생을 얘기할 때 빼놓지 않는 소재다. 저서에 사인해달라고 하자, 사인 위에 직접 붉은색 키스 마크까지 찍었다.

대전=최준호 과학전문기자, 논설위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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