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가자전쟁은 홀로코스트"…이스라엘, 기피인물 지정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외교적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룰라 대통령이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고 철회할 때까지 그를 이스라엘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인물'로 지정한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전날 룰라 대통령은 에티오피아에서 열린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에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일어나는 일은 다른 어떤 역사적 순간과도 비교할 수 없다"며 "사실, 히틀러가 유대인을 죽이기로 결정했을 때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군인 대 군인의 전쟁이 아니라 철저히 준비된 군인과 여성·어린이 간의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카츠 장관은 "하마스를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정당한 전쟁을 600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히틀러, 나치의 행위와 비교한 것은 홀로코스트로 희생자에 대한 기억을 훼손하는 심각한 반유대주의적 공격"이라며 "우리는 이를 용서하지도, 잊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자국 주재 브라질 대사를 홀로코스트 박물관인 야드 바솀으로 불러 이런 사실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수교국에서 파견된 외교관, 외교사절의 이력 또는 비정상적 외교활동에 문제가 있을 경우 접수국은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할 수 있다. 파견국이 이를 통보받으면 바로 해당 외교관을 본국으로 소환하거나 해임하는 것이 관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전날 성명을 통해 "룰라 대통령의 발언은 홀로코스트를 하찮은 것으로 만들고 유대 민족과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해치려는 시도"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어 "이스라엘을 나치와 히틀러의 홀로코스트에 비교하는 것은 '레드라인'(한계선)을 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룰라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급습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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