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떨어진 남성, 20년 동안 뇌에 ‘바늘’ 박혀있어… 결국 사망

이슬비 기자 2024. 2. 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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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로 잘못 진단됐던 환자의 뇌에 실은 바늘이 박혀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는 뇌동맥류를 앓고 있는 것으로 오인 중이었고, 기억력 저하는 뇌동맥류가 터져 생긴 뇌출혈 증상으로 여겨졌다.

A씨 뇌를 CT(컴퓨터단층촬영)로 찍어 확인한 결과, 뇌동맥류가 아닌 뇌에 박혀있던 바늘 때문에 출혈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A씨 가족은 2000년대 초반 A씨가 지속적인 편두통으로 침술을 받았는데, 그때 꽂은 바늘이 20년간 뇌에 있었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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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토픽]
A씨 뇌에 있던 바늘./사진=Journal of Medical Case Reports 제공
뇌동맥류로 잘못 진단됐던 환자의 뇌에 실은 바늘이 박혀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쓰촨성에 거주하는 남성 A씨(74)는 갑자기 기억력 이상 증세가 나타나 급히 중국 서남의대(西南医科大学)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당시 A씨는 뇌동맥류를 앓고 있는 것으로 오인 중이었고, 기억력 저하는 뇌동맥류가 터져 생긴 뇌출혈 증상으로 여겨졌다. 뇌동맥류는 뇌동맥 일부가 압력으로 부풀어 오르는 혈관질환으로, 혈관 벽이 약해져 터지면 뇌출혈로 사망까지 이를 수 있어 '머릿속 시한폭탄'이라고 불린다.

A씨 뇌를 CT(컴퓨터단층촬영)로 찍어 확인한 결과, 뇌동맥류가 아닌 뇌에 박혀있던 바늘 때문에 출혈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오른쪽 눈 뒤 뇌를 통과하는 중대뇌동맥에 바늘이 꽂혀 있었다. 의료진은 A씨를 두개내 가성동맥류로 진단했다. 가성동맥류는 압력이 아닌 외상 등으로 동맥이 손상돼 생기는 합병증으로, 혈관이 누출됐으나 주변 조직에 의해 제자리에 고정된 상태를 말한다. 의료진은 바늘을 제거하기 위해 A씨 두개골 일부를 자른 후, 뇌경질막을 절단하고 수술용 현미경을 삽입해 바늘을 찾아 제거했다. 이후 혈관의 파열된 부분을 매우 작은 금속 클립으로 봉합했다. 제거한 바늘은 약 1.3cm(0.5인치)로 금색이었고, 약간 뾰족했다.

A씨 가족은 2000년대 초반 A씨가 지속적인 편두통으로 침술을 받았는데, 그때 꽂은 바늘이 20년간 뇌에 있었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 침술 치료 중 부러진 바늘이 눈 뒤 동맥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넘어졌거나 머리에 가해진 충격 등으로 바늘 위치가 이동하면서 이번 뇌출혈로 이어졌을 수 있다.

A씨는 수술 후 처음에는 잘 회복되는 경향을 보였다. 10일 후엔 인공호흡기도 떼어냈다. 그러나 폐렴으로 수술 후 3주 만에 사망했다. 의료진은 "수술 중 의식을 잃었을 때 기침이나 구역질 반사 등 폐 감염을 막기 위한 신체 자연 방어가 무력화되면서 폐렴에 걸렸을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사례는 최근 중국 서남의대 병원 신경외과 지앙 정팡(Zhengfang Jiang) 교수 연구팀이 최근 임상사례 보고 학술지 'Journal of Medical Case Reports'에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물질로 유발된 두개내 가성동맥류는 까다롭고 희귀한 현상으로, 즉각적인 진단과 개입이 필요하다"며 "침술로 인한 가성동맥류 남성 사례는 의학문헌에 처음으로 기록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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