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회복에도 끝 없는 내수 침체…소매판매 2년 연속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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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로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1995년 이후 처음으로 소매 판매가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침체된 민간소비 탓에 수출 증가가 가져온 경제 회복세가 둔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상품 소비와 서비스 소비가 모두 부진해 회복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특히 고금리 상황 탓에 상품 소비 부진이 심화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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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금리 낮추기도 어려워
“올해까지는 내수 부진 전망”
고금리·고물가로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1995년 이후 처음으로 소매 판매가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세에도 실질적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고금리 부담이 큰 요인이지만,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물가 탓에 당장 금리를 내리기도 어려워 상황 반전은 요원한 분위기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1.4% 하락했다. 2022년(-0.3%)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했는데 이는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초다. 감소 폭 또한 2003년(-3.2%) 이후 가장 컸다.
3년째 이어진 고물가에 당장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화장품(-11.5%), 가구(-10.7%), 가전제품(-9.1%) 등의 소비가 크게 줄었다. 음식료품(-2.6%) 소매판매도 2년 연속 감소했다. 식료품 가격이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식료품 소비량은 더욱 크게 줄었다고 볼 수 있다. 소비는 유통업계 대목으로 꼽히는 설을 앞두고도 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달 백화점과 할인점의 카드 승인액은 각 3.0%, 5.9% 감소했다.
침체된 민간소비 탓에 수출 증가가 가져온 경제 회복세가 둔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4분기 경제성장률은 0.6%였다. 2022년 1분기부터 8분기 연속 경제성장률이 1%에 못 미치고 있다. 소비 부진에서 비롯된 경기 침체가 고착화 단계에 들어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올해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11월만 해도 올해 민간소비가 1.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3개월 만에 증가 폭을 0.1% 포인트 낮춰 잡았다. 상품 소비와 서비스 소비가 모두 부진해 회복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특히 고금리 상황 탓에 상품 소비 부진이 심화할 것으로 봤다.
내수 부진의 근본 원인은 고물가다. 코로나19 이후 4~6%대의 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물가 부담이 누적됐다. 통화 당국은 물가 안정화를 위해 금리를 인상했지만, 이로 인해 가처분소득이 줄어 소비를 더 옥죄는 결과가 됐다. 더욱이 물가는 충분히 내려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3.8%) 이후 물가는 하향세에 접어들었지만 안정단계로 판단할 수 있는 2%대 초반에는 미치지 못했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금리를 낮춰 소비 여력을 늘려야 하지만 자칫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어 당장 금리 인하도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오는 6월쯤 기준금리를 낮춘 후에야 국내 기준금리도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 한동안 고금리·고물가가 맞물려 내수 부진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올해까지는 내수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향후 기준금리가 인하돼도 실물경제 반영까지 시차가 있어 내년 초에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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