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높아진 전세가율… 지방 아파트 39% ‘깡통전세’ 주의
집값 하락, 전셋값 상승 지속으로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이 반등하고 있다. 지방은 전세가율 80%를 넘긴 아파트 전세 거래가 40%에 달했다. 서울은 한 달에 100만원 넘게 내는 아파트 월세가 35%까지 늘었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데이터를 정리한 부동산R114 집계를 보면 지방에서 전세가율 80% 이상인 아파트 거래 비중은 올해 1월 39.2%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36.6%였던 이 비중은 2분기 29.7%까지 낮아졌다가 4분기 36.4%까지 급반등했다.
수도권도 이 비중이 지난해 1분기 15.8%에서 2, 3분기 10%대까지 줄었다가 4분기 다시 15%대를 회복했다. 전국적으로는 같은 기간 26.0%에서 19%대로 내려앉았다가 지난해 4분기부터 4채 중 1채꼴인 25%대를 유지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통상 아파트는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에 비해 전세 대비 매매가격이 높아 깡통전세 위험이 낮은 것으로 인식된다”면서도 “지방 위주로 전세보증금이 매매가의 80% 이상인 거래 비중이 늘고 있는 만큼 지방 소도시 중심으로 깡통전세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깡통전세는 전셋값이 매매시세보다 높은 탓에 집을 팔아서도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집을 가리킨다. 주택 매수심리가 얼어붙는 부동산 침체기에는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깡통전세 위험이 커진다. 집을 경매에 부치는 경우 낙찰가격이 통상 매매시세의 70~80%까지 낮아지는 경우가 많아 전세가율이 이를 넘어가면 ‘위험’ 수준으로 여겨진다.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현재 제공하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전셋값이 감정평가액의 90%를 넘기면 가입할 수 없다.
지난해 4분기 전세가율이 80% 이상인 거래 비중은 전북이 57.3%로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충북(55.3%) 경북(54.2%)도 50%를 넘겼고 경남(48.1%) 전남(46.9%) 강원(44.0%) 충남(42.5%)이 40%대로 지방 평균을 웃돌았다. 서울이 5.1%로 전국 최저였지만 경기(19.0%) 인천(19.9%)이 비교적 높게 나타나면서 수도권 수치를 끌어올렸다.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한 자릿수인 세종(7.5%)과 제주(12.9%) 부산(18.3%) 대구(18.9%) 순으로 낮은 편이었다.
여 연구원은 “실거래가로 살펴보는 경우 매매는 시세 대비 저렴한 급매물 위주로, 전세는 이전 대비 오른 가격으로 계약되고 있어서 깡통전세 비중이 실제보다 과다하게 계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직방 분석 결과 전국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2022년 51.8%에서 지난해 54.9%로 3.1%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을 통해 제공하는 확정일자 통계 기준이다.
월세 비중 확대와 함께 월 100만원 초과 거래 비중도 같은 기간 16.4%에서 17.2%로 소폭 늘었다. 서울은 이 비중이 31.7%에서 34.5%로 커졌다. 금액대별로 100만원 초과~200만원 이하 23.3%, 200만원 초과~300만원 이하 6.6%, 300만원 초과 4.6%다. 지난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는 100만원 초과 비중이 51.5%였다. 300만원 넘게 내는 월세가 12.2%를 차지했다.
중저가 지역인 일명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도 100만원 초과 월세 비중이 2022년 9.0%에서 지난해 두 자릿수인 11.6%로 올라섰다. 50만원 초과~100만원 이하 비중은 48.5%에서 53.9%로 늘며 과반이 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 구입 관망 흐름과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집을 사기보다 임대차에 머무는 수요가 꾸준하다”며 “높은 전세대출이자 부담과 수도권 전세가격 오름세가 영향을 미쳐 보증부 월세를 포함한 월세 전환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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