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1인당 25달러 관광세 추진...올봄 승인 전망

하와이가 외국인 관광객 1명당 25달러(약 3만4000원)의 관광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하와이주 의회는 호텔이나 단기임대 숙소에 체크인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25달러의 정액 관광세를 징수하는 법안을 올봄 승인할 전망이다. 이러한 관광세는 하와이가 해변 등 자연환경을 지키고 산불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조지 그린 하와이주 주지사는 "낙원을 보존하기 위해 지불하는 작은 대가"라며 해당 관광세가 소방서 설립, 방화벽 설치 등 재난 예방과 재해보험 가입에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광세 도입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자연환경 보존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고,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간 관광세 징수 규모는 6800만달러로 추산된다.

하와이 주의회는 지난해에도 관광객들이 주립 공원과 해변 방문을 위해 50달러의 허가증을 구입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폐기한 바 있다. 하지만 마우이 산불로 100명 이상의 주민들이 사망하고 자연환경이 크게 훼손되자 재건 및 보존을 위해 관광세를 다시 검토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스, 뉴질랜드 다른 국가의 유명 관광지에서도 1~100달러의 관광세를 부과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는 이달 들어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 모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약 10달러의 요금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도 관광객 폭증에 따른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당일치기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일일 입장료를 부과했다. 섬나라 팔라우의 경우 책임감 있는 생태관광을 장려하고 자연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100달러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현재 하와이 주의회는 1인당 25달러의 관광세 외에 호텔세 인상 등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호텔업계가 이러한 인상에 부정적이라고 WSJ는 전했다. 지난해 하와이를 방문한 관광객은 95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