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김영옥·나문희 “‘찐친’과 현실 연기, 다시 없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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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속 60년 우정을 바탕으로 연기를 마음껏 풀어냈다. 다시 없을 기회같았고, 함께 하는 마지막 영화로 남겨놓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두 배우는 최근 개봉한 영화 '소풍'에서 꽃다운 열여섯에 만나 평생 희로애락을 나눠 온 소꿉친구이자 사돈지간인 금순(김영옥)과 은심(나문희)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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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속 60년 우정을 바탕으로 연기를 마음껏 풀어냈다. 다시 없을 기회같았고, 함께 하는 마지막 영화로 남겨놓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영옥과 나문희는 입을 모았다. 두 배우는 최근 개봉한 영화 ‘소풍’에서 꽃다운 열여섯에 만나 평생 희로애락을 나눠 온 소꿉친구이자 사돈지간인 금순(김영옥)과 은심(나문희)를 연기했다.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2016),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1996) 등에서 수없이 호흡을 맞췄어도 친구 사이로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영옥은 “나문희와는 여러 드라마에 함께 출연했지만 1960~70년대엔 수도 없이 외화 더빙을 같이 했다. 우리는 더빙의 귀재였고, 마징가Z부터 마릴린 먼로까지 둘이서 ‘거의 다 해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원래도 가족같은 사이다. 태호 역을 맡은 박근형 배우도 평소 이야기를 많이 하는 사람인데 영화 촬영하며 셋이서 밥도 먹고 생각도 나누던 시간들이 참 행복한 추억으로 남았다”고 돌이켰다.
영화는 돈, 자식, 건강, 죽음 등 노년의 삶 전반에 맞닥뜨리게 되는 문제들을 다룬다. 나문희는 “모든 장면에 자연스럽게 감정 이입이 됐다. 눈앞에 카메라는 있지만 연기가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를 대사를 통해 얘기했다”며 “영화의 주인공은 내 또래면서 연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했다는 생각에 자신감을 가지고 임했다. 내면 깊이 묻혀있던 것들을 다 표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골다공증으로 혼자서 화장실을 갈 수 없을만큼 거동이 불편해진 금순이 몸을 일으키기 위해 은심과 둘이서 낑낑대는 대목, 파킨슨병을 앓는 은심이 금순을 목욕시켜 주는 장면은 두 배우에게도, 영화를 본 관객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나문희는 “바로 옆에 있어도 얼마나 힘든지 알기 어렵다. 정말 처참하게 열심히 했고, 여러 번 촬영하지 않고 한 번에 오케이가 났는데 다시 봐도 어색하지 않다. 서로 잘했다고 칭찬했다”며 웃었다.
‘소풍’의 주연을 맡은 배우들은 연기 경력이 도합 195년에 달하는 ‘시니어벤저스’다. 김영옥은 86세, 나문희는 82세, 박근형은 83세로 지금 왕성하게 활동 중인 배우들 가운데선 최고령에 속한다.
나문희는 50대를 지나면서 오히려 전성기를 맞이하고, 유지하고 있다. ‘호박고구마’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젊은 세대에게도 인지도가 높아졌다. 그는 “호박고구마가 날 이렇게 먹여살릴 줄은 몰랐다. 요술봉이 하나 생긴 듯한 기분”이라며 “연기하는 원동력은 지치지 않는 마음이다. 기도로 마음 운동을 하고, 요가와 자전거 타기 등으로 체력을 단련한다”고 밝혔다.
아흔을 바라보는 김영옥은 젊은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해볼 것을 조언했다. 김영옥은 “‘내가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하는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다. 뇌가 살아있는 한 마음은 늙지 않는 것 같다”며 “태어났으니 결혼도 해보고 자식도 낳아서 키워보고, 여행도 많이 다니면서 충만한 행복을 느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뭘까. 김영옥은 “조금이라도 젊을 때부터 건강을 생각하며 생활을 잘 가꿔나가면 좋겠다. 스스로를 너무 희생하지 말고 위해주는 게 자식을 위하는 일이기도 하다”며 “자식도 부모도 단면으로만 서로를 판단하지 말라는 말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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