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릴까 내릴까…주요국 통화정책도 갈림길

조슬기나 2024. 2. 1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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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ECB 금리 인하 예고
뉴질랜드·호주 인상 임박

긴축이냐, 완화냐. 지난 4년간 같은 흐름을 보여온 주요 선진국들의 '통화정책'이 이제 갈림길에 섰다. 각국의 경제 궤도가 달라지면서 중앙은행별로 정책 경로와 속도에도 균열이 확인되는 모습이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가 예고된 가운데, 뉴질랜드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끌어내리기 위해 이르면 이달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뉴질랜드의 금리 인상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ANZ은행은 이르면 오는 28일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신은 "지난 4년간 선진국 중앙은행들로부터 확인됐던 통화정책 동기화(synchronization) 추세가 약화하고 있다. 뉴질랜드가 팩(pack)을 깨뜨릴 것"이라면서 "글로벌 추세보다 각국 사정이 중시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연합뉴스]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곳은 뉴질랜드만이 아니다. 호주중앙은행(RBA)의 미셸 블록 총재는 지난 6일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을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시그널을 예상해온 시장을 일제히 혼란에 빠뜨렸다.

JP모건은 지난 12일 공개한 투자자 노트에서 캐나다, 호주 중앙은행이 다른 글로벌 중앙은행들보다 더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수십년간 노력해 온 일본 역시 몇 달 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경우 2007년 이후 첫 금리 인상이 된다.

반면 스위스 국립은행은 이르면 다음 달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까스로 경기침체를 피한 유로존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면서 최근 조기 인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4월부터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인된다.

다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최근 "물가안정목표 2% 달성을 향해 지속해서 가고 있다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영국의 경우 경기침체 우려와 높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확인되고 있어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영란은행(BOE)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예상보다 강한 지표로 인해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소 후퇴한 상황이다. 연초만 해도 제기됐던 3월 인하설은 힘을 잃었고, 현재 6월 전망이 우세하게 확인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현재 Fed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을 70%이상 반영 중이다.

통신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경제 성장 전망을 인용해 미국의 경제전망이 개선된 반면 유로존은 악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각국 경제 궤도가 달라지면서 통화정책 전망도 차이가 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채권 트레이더들은 1년 후 벤치마크 금리가 미국은 약 1%포인트, 유럽은 약 1.2%포인트 떨어지는 반면, 호주에서는 0.4%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치고 일본은 0.3%포인트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제임스 매킨타이어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에 맞서 싸우는 데에는 연대했지만, 상황이 바뀌면서 이탈자가 생기는 것도 불가피하다"며 "최소한 초기에는 금리 인하로 전환에 있어, 개별 국가의 상황이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후버 연구소의 미키 레비 객원연구원은 "중앙은행 당국자들이 목표 달성에 필요한 정책금리를 결정함에 있어, 다양한 인플레이션 및 경제 상황에 직면해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오는 21일과 22일에는 각각 Fed의 1월 FOMC 의사록, ECB의 의사록이 공개된다. 금리 결정권을 가진 위원들의 인하 시점 및 폭 관련 논의, 경제 전망, 인플레이션 평가 등에 눈길이 쏠린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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