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4500원씩 ‘저출산세’ 내라고?...日 여론 부글부글

이유리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yvlly@naver.com) 2024. 2. 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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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저출산 위기에 직면한 일본이 2026년부터 국민 1인당 월 500엔(약 4500원) 수준의 저출산 세금을 징수하겠다고 나섰다. 공식 명칭은 ‘어린이·육아 지원금’이다. 저출산 대책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정치권과 여론 반발이 만만치 않다.

18일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16일 이 같은 내용의 저출산 대책을 담은 ‘어린이·육아 지원법 등 개정안’을 확정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지난 6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해당 방안을 언급한 지 약 열흘 만이다. 남은 국회 심의 절차를 통과하면 제도가 도입된다.

일본의 2022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출생아 수)은 1.26명이다. 한국(0.7명)보다는 높지만 1947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역대 최저치다.

일본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고등학생까지 확대하는 한편 부모의 소득 제한도 없앨 계획이다. 셋째 아이부터는 수당 지급액도 늘려 ‘다둥이’를 우대할 방침이다. 이 밖에 출산으로 부모가 육아 휴직을 할 경우 휴직급여를 인상해 일정 기간 실수령액의 100%를 보상하는 지원책도 마련한다.

문제는 이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2028년까지 매년 3조6000억엔(약 32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2026년부터 의료보험 가입자 1인당 500엔 미만의 세금을 징수하기로 했다. 대상은 74세 이하 노인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다. 연 3조6000억엔의 필요 자금 중 1조엔 정도가 이 지원금을 통해 충당될 것으로 보인다. 지원금 규모는 2026년 6000억엔(약 5조4000억원), 2027년 8000억엔(약 7조2000억원), 2028년 1조엔(약 8조900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규모를 확대할 전망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운데). (출처=연합뉴스)
다만 이 같은 증세에 야당이 반발하고 있어 법안 심사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국민 여론도 부정적이다. NHK가 ‘저출산세 월평균 500엔 징수가 타당한가’에 대해 전국 18세 이상 성인 12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타당하다’가 20%지만 ‘타당하지 않다’는 31%로 조사됐다. 또한 금액과 상관없이 해당 제도 자체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33%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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