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초 군락지'서 목격된 개복수초... 이게 무슨 일?

최한수 2024. 2. 1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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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뜨리는 매우 성질 급한 봄꽃이다.

강원도 동해시 '찬물래기 복수초 자생지'에서는 2월부터 꽃이 피는데, 복수초는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이 땅에 봄이 다시 찾아왔음을 알려 준다.

개복수초는 잎과 꽃이 함께 나오기 때문에 복수초와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복수초 자생지'에 '개복수초'가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은 매우 드문 아니,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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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 찬물래기 복수초 자생지... 두 꽃 함께 자라는 것은 매우 드문 일

[최한수 기자]

복수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뜨리는 매우 성질 급한 봄꽃이다. 강원도 동해시 '찬물래기 복수초 자생지'에서는 2월부터 꽃이 피는데, 복수초는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이 땅에 봄이 다시 찾아왔음을 알려 준다.

복수초란 이름을 처음 들으면 무시무시한 복수의 전설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복수초(福壽草)는 행복을 상징하는 꽃이다. 이 꽃의 한자가 뜻하듯이 인간의 행복은 부유하게 오래 사는 것인가 보다. 노란 꽃잎 때문에 '황금의 꽃'이란 별명을 얻게 되었으며, 장수와 행복을 상징하는 꽃이 되었다.
 
▲ 동해시 찬물래기에 핀 복수초(2024년 2월 16일) 눈을 뚫고 나와 ‘얼음새꽃’이라 불리기도 한다.
ⓒ 최한수
    
복수초와 같이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식물은 대부분 강한 독을 가지고 있다. 이는 겨울 동안 굶주린 야생동물에게 뜯어 먹히지 않고 살아남기 위함이다.

봄꽃의 삶은 매우 짧다. 봄이 되어 키 큰 나무의 새싹들이 나기 시작하면 땅바닥에서 살아가는 작은 식물들은 햇빛을 볼 기회가 점점 줄어 생존경쟁에 지게 된다. 이 때문에 나무들이 햇빛을 모두 가리기 전에 씨를 맺기 위해 얼음을 뚫고 꽃을 피워야 하는 팔자를 타고난 것이다. 또한 다른 식물보다 화려하고 커다란 꽃을 피워 짧은 기간에 번식을 하는, '집중과 선택'의 전략을 가지고 있다.

복수초는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어 사람들이 먹을 수는 없지만, 아름다운 꽃 때문에 관상용으로 인기다. 이에 따라 일부 사람들이 마구 캐면서 요즘에는 산에서 복수초를 보기가 매우 어렵다. 그런데 시골 마을에서는 화단에 옮겨 심어놓은 복수초를 흔히 발견할 수 있다.
 
▲ 2월에 꽃을 피우는 동해시 복수초 가장 먼저 봄 소식을 알리는 동해시 '찬물래기'는 복수초 자생지로 잘 알려진 곳이다.
ⓒ 최한수
  
우리나라에는 대표적으로 3종의 복수초가 살고 있는데, 그 중 '복수초'와 '개복수초'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개복수초는 잎과 꽃이 함께 나오기 때문에 복수초와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복수초 자생지에 '개복수초'가 살고 있다?

'복수초 자생지'에 '개복수초'가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은 매우 드문 아니,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복수초 자생지'서 개복수초를 목격하게 되었다. 

첫째, 복수초와 개복수초가 공존하는 생태적으로 매우 희귀한 사례라고 예측될 수 있다. 이 경우 전문가의 학술조사를 통하여 관광지의 매력을 더욱 부각하고 복수초 보존 활동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둘째, 인위적으로 '개복수초'가 식재되었다면 '찬물래기 복수초 자생지' 관리 주체인 동해시는 빨리 식재된 개복수초를 파내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비슷하다고 해도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 시비 옆에 철쭉을 심을 수는 없다. 
 
▲ 복수초와 개복수초 구별법 잎과 꽃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복수초와 개복수초
ⓒ 최한수
 
'냉천공원 복수초 자생지'는 그 희귀함이 인정되어 2017년 환경부에서 '생태계 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일환으로 국비를 투입해 복원한 뒤 그 효과를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생태계 서비스' 사업이 진행된 곳이다. 그런데 그런 곳에 개복수초가 함께 자라고 있다니, 의하함과 더불어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2025년에는 데크길 및 야간조명 공사도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수초 자생지'는 복수초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 인간의 무지한 간섭은 오히려 지구를 병들게 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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