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소비자의 가장 좋은 친구는 '경쟁'이다

지연진 2024. 2. 1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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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 업계에서 새벽배송 시장을 개척한 컬리는 지난 15일부터 뷰티 제품에 대한 '최저가'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이 같은 문구를 전면에 내세웠다.

올리브영은 현재 가격할인 기간이 아닌데 경쟁사가 자사를 콕 집어 비교 마케팅 전략을 쓰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했다.

최근 국내 유통 업계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직접구매(직구) 플랫폼들이 '초초저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키우면서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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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올리브영보다 비싸면 차액 돌려준다"
e커머스 시장, 최근 비교광고 적극 활용

"올리브영 온라인몰 판매가보다 비쌀 경우 차액만큼 컬리 적립금으로 돌려드립니다"

국내 유통 업계에서 새벽배송 시장을 개척한 컬리는 지난 15일부터 뷰티 제품에 대한 '최저가'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이 같은 문구를 전면에 내세웠다. CJ올리브영 측은 불편한 기색이다. 올리브영은 현재 가격할인 기간이 아닌데 경쟁사가 자사를 콕 집어 비교 마케팅 전략을 쓰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했다.

최근 컬리처럼 IT 기반의 e커머스 기업들이 적극적인 비교 광고 전략을 활용하면서 유통업계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오픈마켓 최대 판매수수료가 높다는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경쟁사(11번가, SSG닷컴)의 최대 판매수수료와 비교했는데, 11번가는 "객관적인 근거 없이 극히 일부 상품에 적용되는 최대 판매수수료를 비교해 11번가의 전체 판매수수료가 쿠팡에 비해 과다하게 높은 것처럼 왜곡했다"며 쿠팡을 공정거래위원회에 표시광고법 및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 당시 쿠팡이 공개한 최대 판매수수료는 자사가 10.9%, 11번가 20%, 신세계(G마켓, 옥션) 15%였다.

비교 광고는 경쟁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자사와 비교해 우위성을 호소하는 광고 수단으로, 흔한 마케팅 방법이다. 우리나라는 1999년 표시광고법이 제정되면서 허용하기 시작했고, 공정위는 2001년 '비교 표시·광고에 대한 심사지침'을 마련해 비교 광고를 활성화하고 있다. 비교 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설득하기 위해선 자사의 우월성을 입증하기 위해 더 많은 정보 제공이 필수적인 데다 시장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심사지침은 은유적 표현이나 유사한 발음 등 소비자가 인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비교하는 것은 물론 경쟁사의 상호나 상품 등을 직접 명시하는 것을 비교광고로 분류하고 있다.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우리나라에선 경쟁사의 상호를 직접 언급하는 방식이 아닌,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비교광고가 많았다. 컬리나 쿠팡처럼 경쟁사명을 지목하는 경우는 이례적이지만 전례가 없던 것도 아니다. 이마트는 2021년 자사 몰에서 구입한 제품이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과 롯데마트몰, 홈플러스몰의 점포배송 상품보다 비쌀 경우 차액을 돌려주는 최저가격 보상제를 실시한 바 있다. 이마트는 올해 들어서도 '가격파괴' 선언을 통해 연중 최저가 전략으로 충성 고객층을 확대 중인데, 이는 대형마트 업계의 최저가 경쟁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됐다.

최근 국내 유통 업계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직접구매(직구) 플랫폼들이 '초초저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키우면서 우려가 크다. 국내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들 'C커머스'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들 C커머스 플랫폼이 초저가 전략으로 국내 시장을 잠식한 뒤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가격 인상 등의 횡포를 부리는 상황은 기자도 우려스럽다. 하지만 C커머스 기업들이 촉발한 가격 경쟁은 환영할 일이다. 소비자들은 원가를 비롯한 제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데 이런 비대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뷰티 플랫폼 절대강자로 부상한 올리브영을 겨냥한 비교 광고는 고물가 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컬리의 최저가 마케팅은 '상도의'를 운운하며 비판할 일이 아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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