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공개 D-7'…저PBR주 열풍 뒤 진짜만 남는다 [이슈N전략]
[한국경제TV 조연 기자]
<앵커> 한국 증시 '코리아 프리미엄'을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 드디어 정부 발표가 일주일 뒤로 확정됐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조 기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어떤 내용이 들어갑니까?
<기자> 기업가치 상승, 그리고 우리 증시의 상승을 이끌겠다는 것이 이번 정책의 핵심입니다. 상장사들에게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치를 스스로 수립하고, 이를 이행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투자자들에게 알리도록 권고하는 내용이 주가 될텐데요.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정책 뿐 아니라, 비핵심 자산이나 사업 등을 재조정하고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등 장기적 경영 청사진도 포함됩니다.
정부는 기업들이 움직이도록 PBR·ROE 등 투자지표를 비교 공시하고, 또 새 지수, 일명 '코리아(KRX) 밸류 지수'를 개발해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당근책으로 정부 표창, 세무조사 유예, 그리고 경영권 방어 수단을 위한 상법 개정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정부는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어서 26일 지켜봐야 겠습니다.
<앵커> 덕분에 만년 저평가되어 있던 저PBR주들이 상승 랠리를 펼쳤습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 요건은 뭔가요?
<기자> 시장의 기대감이 큰 만큼 발표가 되면 이제 공은 기업에게로 넘어갑니다. 얼마나 화답하느냐가 관건인데, 정책 발표 이후 막상 상장사들이 내놓는 주주환원책이 미지근하거나, 기업가치 제고 관련 공시가 이제까지 사업보고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내용에 그친다면 오히려 역풍이 불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현안인만큼 기업들도 발맞추는 모습이죠. SK이노베이션이 8천억원에 육박하는 자사주를 20일 소각하고, 삼성물산도 7천억원대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혔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외국인 투자 유치입니다. 일본 증시 경우, 워런 버핏이 "우스울 정도로 저렴한 가격"이라며 종합상사 지분 매수에 나서자 세계가 주목하는 계기가 되었죠. 우수 밸류업 기업들에게 기관투자, 그리고 외국인 투자가 급물살을 타야하는데, 정부가 이를 위해 지수도 개발하고 해외 IR도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한편에서는 부작용 우려도 제기됩니다. 일본을 벤치마킹한 것인데, 일본에서도 단순 지표를 앞세워선 안된다는 주장이 나왔다고요?
<기자>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국내외 기관투자가 90여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단순히 PBR 1배 또는 ROE 8% 등 수치를 단편적으로 분석해 주가 부양책 기준으로 삼아선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 일회성 정책만 시행해서는 안되다고도 주장했는데요. 일본 역시 계속 정책을 개선해 나가는 모습이죠. 장기적 문화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자본의 효율적 배분, 그리고 근본적인 기업 펀더멘털 강화가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앵커> 일본 증시 상승은 거버넌스 액션 프로그램 외에도 환율이나 금리 등 여러 정책과 시장 환경이 잘 맞물린 결과이니까요. 자, 증권가에서는 투자전략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당분간 저PBR주 상승 랠리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았는데요.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들어올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원 이상 순매수했는데, 삼성전자는 줄고 저PBR주들의 비중이 늘었습니다.
실적이나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 받는 기업을 주목한다면 정책 시행과 함께 더 부각될 수 있고, 주주환원을 늘릴 수 있는 이익 체력이 있다면 손해볼 것이 없는 선택이란 설명입니다. 저PBR주 중에서도 미래 ROE 개선 가능성이 큰 기업, 업종은 자동차와 금융 등이 꼽혔습니다.
조연 기자 ych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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