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래 줄고, 가격 하락…건설사 수주 목표 확 낮췄다
건설사 "손해 날바엔 수주 안해"
올해 수주 목표, 작년 성과 훨씬 밑돌아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거래량이 줄고 있다. 이로 인해 건설사들은 수주 목표까지 낮췄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토교통부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1기 신도시 재정비 같은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시장을 덮친 한파를 몰아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택 거래량·가격 줄줄이 하락
19일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월별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8월(3만6734건) 이후 12월(2만4079건)까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은 반토막 아래(3857건→1786건)로 떨어졌다. 수도권(1만2503건→7093건)과 지방(2만374건→1만5200건)도 각각 5000건 넘게 거래량이 줄었다.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 경기 불확실성으로 매수 심리가 꺾였다. 지난해 4분기부터 특례보금자리 대출 중에서도 일반형 판매가 중단되면서 매수세는 더 줄었다. 지난해 2~3분기 특례보금자리 대출(43조4000억원 규모)이 풀린 이후 거래량은 반짝 늘어난 바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1월 급매물이 소진되고 신생아 특례대출이 새로 나오면서 지난해 12월보다는 거래량이 약간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주택 매매가격은 2013년 초만큼 하락한 상태"라며 "다음 달 청약홈 홈페이지 운영이 중단되고 오는 4월에는 총선까지 있어, 봄 성수기가 실종되는 경향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가격은 하락 폭이 커졌다. 지난 1월 전국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주택 등) 매매가격은 한 달 전보다 0.14% 내렸다. 지난해 12월(-0.10%)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수도권(-0.14%→-0.18%), 서울(-0.07%→-0.12%), 지방(-0.07%→-0.11%) 모두 같은 모습을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은 "수도권은 불확실한 부동산 시장 영향으로 매수 관망세가 깊어지고 급매물 위주의 거래로 매물 가격이 하향 조정됐다"며 "서울은 전 지역에서 하락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노원구(-0.22%)와 도봉구(-0.17%)의 경우, 매수 문의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급매물 거래만 이뤄졌다. 서초구(-0.17%) 역시 잠원동과 반포동의 매물이 적체된 단지들에서 급매물이 소진됐다.
손해날까 수주 꺼려…건설사들 목표 하향
건설사들은 올해 주택 사업 수주 눈높이를 이미 낮췄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분양 리스크 등을 줄이겠다는 판단이다. 또 고물가로 인한 공사비 상승도 수주 사업 확보가 꺼려지는 이유로 꼽힌다. A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가 낮은 사업장은 서울 주요 입지에 있더라도 건설사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요즘 시세대로라면 3.3㎡당 공사비가 최소한 800만원은 넘어야 하는데, 이 기준선 아래인 곳은 오히려 들어가봤자 손해만 난다는 게 건설사들 생각"이라고 했다. 공사비를 3.3㎡당 730만원으로 책정해 삼성물산과 GS건설 등 다수 건설사가 입찰을 포기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 재개발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건설사들의 주택 수주 목표는 지난해 수주 성과를 훨씬 밑돈다. 현대건설의 경우 올해 주택(아파트)·건축(오피스) 분야 수주 목표를 9조10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수주금액(9조4960억원)보다 다소 후퇴했다. 주택·건축 부문에서 지난해 8조4060억원을 수주했던 대우건설도 올해 목표(6조8890억원)를 크게 낮췄다. DL이앤씨도 주택 분야 올해 수주 목표를 4조원으로 잡았는데, 이는 지난해 성과(6조7190억원)보다 40%나 낮은 수준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사별로 올해 수주목표는 주택 외 부문인 해외 플랜트와 토목공사에 집중돼 있다"며 "건설사들이 주택 부문 매출과 수주 목표를 줄이는 등 주택 색깔을 지우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B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성 떨어지는 곳은 오히려 수주했다가 부메랑이 돼서 손실로 돌아올 확률이 높기 때문에 아예 손을 안 대는 게 낫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우건설은 복수의 지방 아파트 공사대금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4분기 110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C건설사 관계자는 "5월 총선이 끝난 다음부터 PF 부실이 본격적으로 터질 것이라는 소문도 돈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국내 주택경기가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민석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부동산 팀장은 "KB부동산이 발표하는 1월 가격전망지수는 80을 기록해 최근 4개월 동안 하락하며 여전히 ‘상승 전망’보다 ‘하락 전망’ 비중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고려하면 연초보다는 하락 폭이 확대될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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