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poll]①"2월 금리동결" 100%…상반기 인하 쉽지 않다
미국도 3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
미국은 2분기, 한국은 3분기 금리 인하 예상
경제전문가 20인 설문
한국은행이 오는 2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9번 연속'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고 있는 데다 국내 경기도 수출을 중심으로 반등하고 있어 한은이 급하게 금리를 인하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리고 있는 것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2분기에 먼저 기준금리를 내리고 한은은 오는 3분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전문가 20인 전원 "2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아시아경제가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은행·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 등 경제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지난 13~15일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이달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3.5%로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를 인하하기에는 아직 국내 물가 수준이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한은의 목표치인 2%를 상회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가 목표하는 수준까지의 괴리는 좁혀졌어도 그 수준에 도달하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을 것"이라며 "거시 경기가 원만하게 회복 사이클에 접어든 상황에서 섣부른 정책 완화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물가 목표를 상회하며 이창용 한은 총재가 1월 금통위에서 당분간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다고 언급한 것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기준금리 인하를 늦추는 요인으로 꼽혔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양호한 수출 흐름 속에서 내수 둔화가 예상보다 더딘 점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동결이 지속될 것"이라며 "수출 성장 기여도가 하락하는 오는 3분기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상승률이 2%대에 진입했음에도 미국을 중심으로 양호한 경제 성장세와 유동성을 배경으로 (기대)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상승할 우려가 있다"며 "동결 기조 지속과 금리의 상하방 위험을 모두 경계하는 스탠스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금리 인하를 위한 조건 중에 가장 핵심은 Fed의 금리 인하 신호"라며 "빠르면 오는 4월, 늦어도 5월 Fed의 인하 신호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에 4월까지는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도 3월 기준금리 동결, 2분기 기준금리 인하 전망
미국 역시 다음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데 20명 전문가의 의견이 일치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밝혔듯이 견조한 고용시장을 바탕으로 연착륙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Fed 역시 당분간 현재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는 "성장, 고용 호조와 인플레이션의 높은 수준 유지에 따라 3월 금리 인하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20명의 전문가 가운데 13명이 2분기 미국의 금리 인하를 전망했고, 7명은 오는 3분기 금리 인하를 점쳤다. 지난달 전망보다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춘 전문가들이 나타났다. 이는 최근 발표된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상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물가안정 진입구간이 3분기 정도로 판단됨에 따라 2분기까지는 확인 심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 오는 7월께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연간으로는 100bp(1bp=0.01%포인트) 정도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과 양호한 고용시장 여건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2분기 들어서나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 둔화 기조를 확인하면서 2분기 말께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 먼저 금리 내리고, 한국은 3분기 인하 전망
한국은 오는 3분기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15명에 달했다. 4명은 2분기, 1명은 4분기를 전망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물가 상승률이 2% 중반에 도달하고 기대인플레이션 3% 하회 시 물가 방향성 관련 확신이 높아짐에 따라 금리 인하 관련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성장 기여도가 하반기부터 하락이 예상되고, 소비 둔화는 물가 목표치 2% 도달을 유도할 것"이라며 "총선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 돌입에 따른 한은 통화정책 지원 등 고려 시 3분기부터 금리 인하를 타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분기 금리 인하를 예측한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내수 경기 극심한 침체와 부동산 시장 우려에 따른 부동산 PF 대응 및 경기 대응판을 마련하기 위해 2분기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도 "내부 요인들만 고려하면 좀 더 이른 시점의 금리 인하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시기 등을 고려해 2분기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4분기 금리 인하를 예측한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 부담과 가계부채 우려 지속, 한은의 올해 경기 회복 전망 등을 고려했을 때 4분기 기준금리 인하를 예측한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금통위 폴에 응답한 전문가(20명)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 김선태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위원,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 허지수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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