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중견건설사…비주택·SOC사업 통해 탈출구 모색

배수람 2024. 2. 19.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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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가 커지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중견건설사들이 저마다의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대형건설사의 참여가 적은 비주택사업 등 틈새시장을 공략해 불필요한 비용 출혈을 막고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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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공공공사 통한 마수걸이 수주 낭보
‘건설경기 회복’ 정부, 올해 55조 규모 발주 예고
부동산PF 부실, 미분양 우려…“수익성 보다 안정성”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가 커지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중견건설사들이 저마다의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뉴시스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가 커지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중견건설사들이 저마다의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대형건설사의 참여가 적은 비주택사업 등 틈새시장을 공략해 불필요한 비용 출혈을 막고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19일 업계 등에 따르면 중견사들은 연초부터 일감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고금리와 건설경기 침체 등이 맞물려 유동성 위기가 커진 만큼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가장 활발하게 수주 활동에 나서는 곳은 동부건설이다. 동부건설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회사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공격적인 수주 활동을 통해 올해 들어 벌써 3400억원 규모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동부건설은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신축공사 마수걸이 수주를 시작으로 ▲금양 3억셀 2차전지 생산시설 추가 공사 ▲인천발 KTX 송도역사 증축 기타공사 ▲고속국도 제14호 창녕~밀양간 전기공사 1공구 등 4건의 수주실적을 냈다.

쌍용건설도 1월 광주광역시 도시철도건설본부가 발주한 1323억원 규모의 ‘광주 도시철도 2호선 2단계 14공구 건설공사’ 시공권을 따냈다. 광주 광산구 신가동에서 서구 동천동 일원까지 2.84km 규모 지하철 선로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같은 달 군포시와는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신분당선 연장 광역철도 사업을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등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달 금호건설도 ‘공주 천연가스발전소 건설공사’를 따내며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공사금액 2242억원 규모로 도원이엔씨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70%의 지분율로 사업에 참여한다. 신동아건설도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공모한 767억원 규모의 공공지식산업센터 시공권을 획득했다.

이들 수주실적 모두 비주택사업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공공공사(SOC사업) 물량이 다수를 차지한다. 고금리와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중견사들이 기존 토목·건축부문 경험을 살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정부가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공공공사 발주 물량을 대폭 늘리기로 한 것도 영향을 미친다. 도로·철도·항만 등 SOC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조기 집행 하기로 한 것도 긍정적이다.

조달청에 집계를 보면 정부는 올해 55조5035억원 규모의 신규 공공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다. 지난해(38조1147억원)보다 45.6% 증가한 금액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중 신속집행관리 대상인 19조1000억원 중 12조4000억원가량이 올 상반기 집행될 예정이다.

통상 공공공사는 일반 민간사업 대비 공사비가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돼 수익성이 떨어진다. 다만 공공 발주 물량인 만큼 사업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어 지금처럼 부동산 PF 유동성 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선 회사의 자금 운용에도 보탬이 된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수익성만 따진다면 주택사업이 더 높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건설경기 침체에 미분양 우려도 큰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당장 큰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하는 편이 지금은 더 낫다. 비교적 대형사들의 진입도 적어 지는 싸움에 뛰어들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대기 중인 SOC 물량이 상당해 중견사들이 수주잔고를 채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당장 시장 상황이 반전되기 어려운 만큼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고 비주택부문으로 진출하는 중견사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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