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기대출’ 벌금 6000억원… 현금 바닥날 판

전웅빈 2024. 2. 19.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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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사기 대출 문제로 이자까지 합해 6000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판결로 보유하고 있던 현금성 자산이 바닥날 위기에 처했다.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의 아서 엔고론 판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과 트럼프그룹에 대한 사기 대출 의혹 재판에서 이들이 은행 대출 때 자산을 허위로 부풀려 부당이득을 취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3억6400만 달러(4860억원)의 벌금을 내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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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도 박탈… 檢 “엄청난 승리”
NYT “재정·자존심에 최대 일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스니커즈 박람회에서 ‘트럼프 스니커즈’를 소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사기 대출 문제로 이자까지 합해 6000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판결로 보유하고 있던 현금성 자산이 바닥날 위기에 처했다.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의 아서 엔고론 판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과 트럼프그룹에 대한 사기 대출 의혹 재판에서 이들이 은행 대출 때 자산을 허위로 부풀려 부당이득을 취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3억6400만 달러(4860억원)의 벌금을 내라고 판결했다. 벌금에 대한 이자도 함께 내야 한다고 명령했는데, 법무부는 이자를 포함한 총액이 4억5000만 달러(6009억원) 정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고론 판사는 또 트럼프(3년)와 두 아들(각 2년)이 뉴욕주 내 사업체에서 고위직을 맡을 수 없도록 금지해 사실상 경영권도 박탈했다.

앞서 레티샤 제임스 검찰총장은 트럼프 측이 뉴욕의 트럼프타워 가치를 2억 달러 이상 뻥튀기하는 등 10년 동안 매년 36억 달러가량을 부풀렸다며 기소했다. 제임스 검찰총장은 이번 판결에 대해 “정의가 실현됐다. 엄청난 승리”라고 환영했다. 트럼프는 “엉터리 판결이다. 선거 개입이자 마녀사냥”이라고 반발했다.

이번 판결을 두고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최대 일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트럼프 일가의 순자산은 26억~30억 달러로 평가돼 즉각적인 파산 위험은 낮다. 하지만 자산 대부분이 호텔·골프장 등 부동산이고, 현금성 자산은 4억 달러가량에 불과해 벌금을 물면 바닥나게 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벌금은) 트럼프가 백악관을 떠난 후 쌓아둔 현금, 주식, 채권을 소멸시킬 수 있는 액수”라며 “트럼프 측은 30일 내에 자금을 마련하거나 외부 기업을 설득해 채권을 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작가 E. 진 캐럴 명예훼손 재판에서 결정된 8330만 달러 배상금도 내야 해 일부 자산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는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지만, 이 경우 판결 금액을 공탁해야 해 부담은 줄어들지 않는다. 특히 엔고론 판사가 뉴욕주에 등록된 은행에 3년간 트럼프와 그의 사업체 등에 대출하지 못하도록 결정해 현금 조달 능력도 제약된 상태다.

경영권 박탈 역시 치명적이다. 엔고론 판사는 트럼프 부자의 경영권을 최대 3년간 금지하고, 독립 감시인인 바버라 존스 전 연방판사에게 트럼프그룹에 대한 ‘강화된 감시 권한’을 부여했다.

NYT는 “트럼프의 재정, 가족 사업, 자존심에 전례 없는 위협이 될 수 있는 결정”이라며 “트럼프는 파산하지 않고 트럼프그룹도 폐업하지는 않겠지만 몇 년 동안 업무 마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거액의 벌금을 선고받은 다음 날인 17일 트럼프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스니커즈 박람회에 참석해 트럼프를 뜻하는 ‘T’자와 성조기가 새겨진 금장의 스니커즈를 홍보했다. ‘절대 굴복하지 않는(Never Surrender) 하이톱’이란 이름의 이 스니커즈는 399달러로 출시됐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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