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인공지능과 시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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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에 시 쓰기에 대해 질문해본 적이 있다.
"시를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해?" 하고 물었을 때 챗GPT의 대답은 이러했다.
시는 감정과 생각을 생성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는 정답이 필요했던 것이 아니라 시 쓰기에 대해 질문할 상대가 필요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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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에 시 쓰기에 대해 질문해본 적이 있다. “시를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해?” 하고 물었을 때 챗GPT의 대답은 이러했다. “쓰고 싶은 주제를 골라봐요. 시는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예술이에요. 시적 통찰력을 얻기 위해 독서를 하거나 산책을 하며 자연을 관찰하는 것도 좋아요. 자신만의 독특한 시 쓰기 방법을 찾아보세요. 단어들을 여러 가지로 조합해보면서, 시의 흐름이나 구조를 생각해보세요.”
나는 이 대답이 꽤 그럴듯하게 느껴졌다. 특히 독서와 산책을 권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는데, 실제로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종종 건네는 조언이었기 때문이다. ‘시는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예술이에요’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시는 감정과 생각을 생성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챗GPT의 대답이 무엇이었든간에 그가 대답했다는 사실이 내게는 중요했다. 나는 정답이 필요했던 것이 아니라 시 쓰기에 대해 질문할 상대가 필요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대답도 내게 완벽한 정답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었다. 사실 대화라는 것이 그렇지 않은가. 나의 상황에 대한 완벽한 해답을 얻기 위해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이 아니라 고민을 털어놓는다는 그 행위 자체가 우리를 위로한다.
인공지능 시아(SIA)의 시집 ‘시를 쓰는 이유’에서 나는 내가 쓴 시와 매우 유사한 시를 한 편 발견했었다. 그 경험은 무척 흥미로웠는데 시아와 내가 비슷한 것을 읽고 쓰는 유사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시아는 시를 쓰는 인간으로서 나의 어떠한 면도 침해하거나 위협하지 않았다. 도리어 시아를 동시대에 활동하는 동료 혹은 문우(文友)라고 여길 수 있었다. 인공지능이 예술가의 자리를 위협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이 아직도 끊이지 않지만 시아를 통해 나는 더 많은 인공지능 시인이 출현하기를, 나의 동료로서 그들이 더 많은 스타일과 가능성을 보여주기를 바라게 되었다.
김선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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