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피살 의혹 증폭… 바이든 “푸틴과 깡패들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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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맞서다 수감된 반정부 활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48세의 나이로 옥중에서 돌연 사망하자 유족과 측근들은 나발니가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살해됐으며, 러시아 당국이 그 흔적을 숨기기 위해 시신도 넘겨주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백악관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나발니는 푸틴 정부의 부패와 폭력, 모든 나쁜 짓에 용감하게 맞섰다"며 "(그의 죽음이) 푸틴과 그의 깡패들이 한 '어떤 행동'의 결과라는 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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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보요원이 CCTV 제거”
러 경찰, 추모자 400여명 체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맞서다 수감된 반정부 활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48세의 나이로 옥중에서 돌연 사망하자 유족과 측근들은 나발니가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살해됐으며, 러시아 당국이 그 흔적을 숨기기 위해 시신도 넘겨주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의 죽음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과 그의 깡패들이 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쉬는 17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에서 “연방수사위원회가 사인 분석을 끝낼 때까지 시신을 유족에게 넘길 수 없다고 통보했다”며 “시신 인계를 지연할 목적으로 거짓말하는 것이 분명하다. 시신을 즉각 유족에게 넘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나발니의 모친은 아들이 16일 오후 2시17분 사망했다는 통지서를 받았다”며 “모친은 교도소 인근 살레하르트 마을로 시신이 옮겨졌다는 소식을 전달받고 찾아갔지만, 영안실은 폐쇄됐고 ‘시신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덧붙였다.
나발니는 16일 시베리아 최북단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사망했다. 연방교정국은 “나발니가 산책한 뒤 쓰러져 의식을 잃고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나발니의 모친과 변호인은 당국이 시신을 보여주지 않은 채 ‘돌연사 증후군’이라는 사인을 통보했다면서 진실이 은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러시아 인권활동가들이 입수한 연방교정국 보고서에 나발니 사망 발표 이틀 전 연방보안국(FSB) 당국자들이 교도소를 찾아가 CCTV와 도청 장치의 연결을 끊었다는 내용이 기록됐다”고 보도했다.
나발니가 사망한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익명의 한 수감자는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에 “나는 나발니가 발표된 시간 전에 숨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전날 저녁과 밤 사이에 여러 대의 차량이 교도소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나발니가 영하 20도까지 떨어진 사망 당일 운동장에 4시간가량 서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고 전했다.
나발니는 2011년 고위 관료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는 반부패재단을 설립했다. 복역 전까지 러시아진보당 대표로 푸틴 대통령에게 맞섰다. 2020년 8월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테러를 당했는데, 당시에도 푸틴 대통령이 배후로 지목됐다. 나발니는 이후 불법 금품 취득,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 혐의로 기소돼 총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2021년 1월부터 교도소에 수감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나발니의 죽음은 러시아에서 정치적 반대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백악관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나발니는 푸틴 정부의 부패와 폭력, 모든 나쁜 짓에 용감하게 맞섰다”며 “(그의 죽음이) 푸틴과 그의 깡패들이 한 ‘어떤 행동’의 결과라는 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끔찍한 인권 침해에는 후과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살펴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배후설에 대해 “완전한 광기”라며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러시아 전역에선 나발니 추모 집회가 열렸다. 로이터통신은 “17일까지 러시아 32개 도시에서 열린 나발니 추모 행사에서 400명 이상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보도했다.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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