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크래프톤 웃고 엔씨 울었다… 작년 게임사 실적 보니
국내 게임 업계가 팬데믹 이후 이어지는 실적 한파 속에 지난해 희비가 크게 갈렸다. 업계를 대표하는 ‘3N1K(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 중 넥슨과 크래프톤만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1N1K’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지난주까지 일제히 발표한 지난해 게임 산업계 실적 공시에 따르면 넥슨과 크래프톤은 2022년과 비교했을 때 흑자 폭이 대폭 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넥슨은 지난해 매출 3조9323억원, 영업이익 1조251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0%, 30% 상승했다. 이는 연간 역대 최고 실적이다.
지난해 ‘FC 온라인’과 ‘FC 모바일’ ‘던전앤파이터’ ‘블루 아카이브’ 등 라이브 서비스 타이틀이 건재한 상황에서 ‘프라시아 전기’ ‘데이브 더 다이버’ ‘더 파이널스’ ‘메이플스토리M’(중국) 등 신작도 덩달아 흥행하며 실적 신기록을 견인했다.
넥슨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북미 및 유럽, 기타 동남아 등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북미 및 유럽 지역은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하고 연간으로 비교하면 38% 올라 유의미한 기록을 남겼다.
크래프톤도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1조 9106억원, 영업이익 7680억원, 당기순이익 594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3.1%, 2.2%, 18.8% 성장했다.
효자 지식재산권(IP) ‘배틀그라운드’가 실적 신기록의 일등 공신이다. 배틀그라운드는 PC·콘솔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12월 최대 동시접속자 수 또한 연중 저점 대비 70% 상승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인도에서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인도 서비스 재개 후 트래픽과 매출 모두 빠르게 회복하며 12월에는 역대 최고 월 매출을 기록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8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배틀그라운드 IP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하고 다수의 라인업 확보에 집중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면서 “올해는 이러한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는 첫해로 크래프톤의 계단식 성장을 위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 5014억원, 누적 영업손실 696억원, 당기순손실 313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6.4% 줄었지만 적자 폭이 크게 완화됐다. 특히 2022년 1분기부터 이어져오던 7분기 연속 적자의 고리를 신작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성과가 지난해 4분기 온기 반영되며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144억원이다.
체질 개선에 적극적인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아픈 과도기를 겪었다. 엔씨는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 1조 7798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 당기순이익 213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31%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75%, 51% 급감했다.
주력 게임인 ‘리니지’ 시리즈의 하락세와 12월에 출시한 신작 ‘쓰론앤리버티’도 아직까지 기대에 미치는 성적을 내지 못한 게 실적 하락의 주된 이유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달에는 2015년 이후 8년 만에 10만 원대로 주가가 주저앉기도 했다.
엔씨는 지난 8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회사가 전사적 노력을 한다고 말하지만 공시나 IR 자료를 보면 역행하는 것 같다”는 비판 섞인 질문이 나왔다. 또한 임원진의 높은 연봉·성과급, 1조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도 인수·합병(M&A)이나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라는 점 등이 지적사항으로 나왔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회사는 여러 가지 방만함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고 연봉·성과급 관련해서는 주주총회를 통해 말씀드리겠다”며 “특히 지원 조직이 과도하다는 데 충분히 유념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여러 가지 좋은 안을 도출해서 실행하려 하고 있다. 주주들에게 저희의 변화와 노력하는 모습에 대해 열심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1조241억원, 영업이익이 745억원을 기록했다. 3년 연속 연 매출 1조원을 지켜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10.77%, 57.65% 크게 줄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모바일에 가장 집중한 게임사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등 라이브 게임의 하향 안정화와 함께 신작 ‘에버소울’ ‘아키에이지워’ ‘아레스:라이즈오브 가디언즈’ 등 모바일 게임이 예상보다 빠르게 인기가 사그라든 게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오딘’ 등 기존 인기 게임 서비스 강화와 함께 주요 게임들의 서비스 지역 확장, 세계 시장을 겨냥한 신작 개발에 주력한다고 밝혔다.
중견 게임사도 실적에 따라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렸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IP 힘을 바탕으로 동남아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전년 대비 56.6% 증가한 726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8년 연속 연간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게 특징이다.
네오위즈 또한 지난해 9월 출시한 PC 게임 ‘P의 거짓’의 흥행에 힘입어 연간 매출 3656억원, 영업이익 3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4%, 6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465억원으로 252% 상승했다.
스포츠 게임 명가인 컴투스는 야구 게임 라인업과 기존 흥행작인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등의 선전으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역대 최대인 7722억원을 기록했다. 위메이드도 ‘나이트크로우’ ‘미르’ 시리즈의 흥행으로 매출 6072억원으로 연간 최대 실적을 썼다.
반면 펄어비스는 현재 개발 중인 ‘붉은사막’의 출시가 지연되면서 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 333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13.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 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주력 게임인 쿠키런 시리즈의 매출이 지속 감소하면서 지난해 매출 1611억원, 영업손실 480억원을 기록했다.
두 게임사는 모두 올해 신작 출시, 주요 라이브 게임 매출 극대화, 지속적인 조직 효율화 및 손익 관리 등으로 기지개를 켠다는 방침이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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