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독주 안돼” 올트먼 이어 손정의도 AI반도체 133조 투자

김남영 2024. 2. 19.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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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한다.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에 이어 손 회장도 AI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 시장의 70%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 독주 체제가 무너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엔비디아와 겨룰 AI 반도체 회사를 키우기 위해 최대 1000억 달러(약 133조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프로젝트 코드명은 일본 창조신의 이름을 딴 ‘이자나기(IzanAGI)’다. 영문명 끝에 ‘AGI(일반인공지능·인간 이상의 지능을 지닌 AI)’의 이니셜이 들어가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자금 1000억 달러 가운데 300억 달러는 소프트뱅크가 출자하고, 나머지 700억 달러는 중동에서 조달하는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17년 소프트뱅크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함께 결성한 기술기업 투자펀드 ‘비전펀드’의 자금 1000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AI반도체

이번 투자는 샘 올트먼의 AI 반도체 투자 구상과는 별개인 것으로 전해졌다. 샘 올트먼은 AI 반도체 생산을 위해 최대 7조 달러(최대 약 9300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올트먼은 대만 TSMC, 아랍에미리트(UAE) AI 기업 G42 등과 투자 모금을 논의했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과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에는 방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와도 만났다.


올트먼·손정의 모두 중동에 SOS…AI 반도체 ‘엔비디아 주도권’ 흔들까

AI 반도체 경쟁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올트먼은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한 AI 반도체 프로젝트를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트먼은 최근 미국 정부와 만나 사업 승인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의 ‘AI 칩’ 밀수 통로가 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중동 기업들과의 협업이 미국의 국가 안보와 충돌할 수 있고, 투자금으로 오픈AI가 독점적으로 사용할 반도체 칩을 만들려고 할 경우 반독점 문제와도 부딪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엔비디아가 쥐고 있는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이 흔들릴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다. 생성 AI의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반도체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독점하고 있다. AGI를 목표로 하는 오픈 AI 등 AI 기업들로서는 대량의 반도체가 필수적인데, 엔비디아에만 의지할 수가 없다. 이 때문에 AI 반도체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레지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2024년 283억7000만 달러(약 37조원)에서 2032년 2274억8000만 달러(약 303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손정의 회장은 미국 공유오피스 기업 위워크 등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 뒤, AI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6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그룹 연례 주주총회에서 손 회장은 “AI가 인류의 미래를 바꾸는 AI 혁명이 일어난다”며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한 바 있다.

손 회장이 그리는 ‘AI 빅픽처’의 시작은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이다. 엔비디아가 생산하는 AI 반도체 그레이스호퍼 수퍼칩이 ARM과 협력하고 있는 만큼 ARM은 손 회장이 향후 투자할 AI 반도체 기업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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