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건강식품 열풍에 세계 당나귀 떼죽음…"아프리카 고통받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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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통 약재 '어자오'의 인기로 인해 전 세계의 당나귀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시드니대학교 중국·아프리카 관계학자 로런 존스턴 부교수가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제문제연구소 의뢰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은 어자오 수요를 위해 연간 500만 마리 이상 당나귀를 필요로 하는데, 이는 전 세계 당나귀 개체 수의 약 10%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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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등에서 도난·밀수로 현지인 삶 파괴
중국 전통 약재 '어자오'의 인기로 인해 전 세계의 당나귀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특히 당나귀의 대부분이 몰려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책 마련에 몸살을 앓는 중이다.
어자오는 당나귀 가죽과 내장 등을 고아서 굳힌 건강식품이다.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노화를 늦추며 성욕과 생식능력을 높인다고 알려져 인기가 높다. 과거 황제를 위해 만드는 탕약의 주재료로 사용되기도 했다.
어자오는 과거 중국에서 고급 음식이었으나 경제 성장 이후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중국 어자오 시장 규모는 2013년 32억달러(약 4조2500억원)에서 2020년 78억달러(약 10조4200억원)로 2배 이상 커졌다.
시드니대학교 중국·아프리카 관계학자 로런 존스턴 부교수가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제문제연구소 의뢰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은 어자오 수요를 위해 연간 500만 마리 이상 당나귀를 필요로 하는데, 이는 전 세계 당나귀 개체 수의 약 10%에 해당한다.
어자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1990년 1100만 마리였던 중국 내 당나귀 수는 2021년 200만 마리까지 감소했다. 이 때문에 중국이 브라질과 케냐, 짐바브웨, 나이지리아 등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당나귀를 수입하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 개체 수도 급격히 줄었다.
특히 세계 당나귀의 약 3분의 2가 사는 아프리카에서 어자오 제조를 위해 도살되는 당나귀는 매년 수백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나귀 보호단체 돈키생추어리(Donkey Sanctuary)는 “정확한 수는 집계가 어려운 수준이나, 케냐의 경우 2016~2019년 사이에 전국 당나귀의 절반이 도살됐다”고 밝혔다.
이에 탄자니아와 코트디부아르, 케냐 등 일부 국가가 당나귀 수출을 금지하는 등 개체 보호에 나서자 도난·밀수 등 범죄가 성행하기 시작했다. 현지 소규모 농촌 공동체에 당나귀는 이동·운송 수단이자 주요 자산이다. 당나귀 개체 수 감소에 이은 도난이나 불법 거래 등은 대규모 실업을 유발하는 등 현지인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
존스턴 부교수는 “당나귀가 사라지면 여자들이 당나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자오가 부유한 중국 여성들에게 판매되는 반면, 아프리카 여성들은 어자오로 인해 고통받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55개국으로 구성된 아프리카연합(AU)은 지난달 당나귀 도살과 당나귀 가죽 수출을 15년간 금지할 것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채택했다. 이 보고서의 권고사항은 이달 17~18일 아프리카 정상회담에서 상정돼 아프리카 전역의 당나귀 수출 금지 방침이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돈키생추어리는 “당나귀 보호법 제정은 당나귀 도난·밀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어자오 회사들이 당나귀 가죽 수입을 중단하고 세포 농업(육류 등의 세포를 배양해 식품으로 제조) 등 지속 가능한 대안에 투자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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